범여권이 9월15일부터 대선후보 경선에 돌입하기로 잠정 합의한 가운데, 연일 이어지고 있는 친노진영 대선주자들의 ‘손학규 때리기’가 눈길을 끈다. 아울러 친노진영이 ‘노심(盧心)’ 잡기 경쟁에 나섰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 핵심 인사 중 한명이었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18일 대구에서 “손 전 지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부정했다. 우리가 자존심도 없느냐”고 손 전 지사를 겨냥했다. 국무총리 재직 시절 노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이해찬 전 총리도 이날 손 전 지사에 대해 ‘범여권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친노진영에 투항한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도 1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라는 것은 명분과 대의가 대단히 중요한데 저는 이건 ‘아니올씨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며 “한나라당에 1년 이상 실질적인 이명박, 박근혜 후보와 대권 경선레이스를 한 분으로서 그 곳에서 후보가 불안할 것 같으니까, 경선에서 대권 후보 공천을 못 받을 것 같으니까 한나라당을 나왔다”고 손 전 지사의 탈당 과정을 비판했다.
친노 네티즌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유시민 의원도 지난 12일 전남대학교에서 가진 강연에서 “딴 당에 몸담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정신병자라고 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한 것도 다 잊어주겠다”며 “그런데 ‘미안해요’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에 대한 친노 대선주자들의 이같은 공세는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친노진영의 수장인 노무현 대통령이 수차례 공식 발언을 통해 손 전 지사에 대해 비토 의사를 나타낸 바 있으며, 친노진영 주자들은 현실적으로 노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난 3월에 손 전 지사를 ‘보따리장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친노세력의 이같은 공세가 손 전 지사를 범여권 핵심 세력인 친노세력으로부터 격리시킴으로서 손 전 지사의 입지를 좁힐지, 손 전 지사에게 반노(反盧) 정서에 편승할 기회를 주는 결과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프리존뉴스/freezonenews.com]
Copyrights ⓒ 2005 프리존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