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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본선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곳곳에 의혹폭탄, TV토론 거부 최악의 자충수


'김유찬의 추억'과 친형 이상은의 돌연 출국

검찰조사를 앞둔 지난 12일 이명박의 친형 이상은이 돌연 일본으로 출국했다. 출국 배경에 대해 묻자 이상은의 법정대리인은 '신병 치료'라고 설명했고, 이명박 캠프는 '중요한 계약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중요한 시점에 이상은이 출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캠프가 정확한 정보를 갖고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출국한 시점이 12일이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된 시점이 18일이었음을 감안할 때 출국 후 무려 1주일이 다 되도록 이명박 캠프와 이상은측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사소한 부분에서 엇박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1996년 9월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이명박 선거참모였던 김유찬이 '양심선언'을 하면서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었고, 검찰의 수사망이 점점 좁혀들어오자 이명박이 김유찬을 홍콩으로 도피시킨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 당시에도 김유찬의 도피 사실에 대해 알고있는 사람은 권영옥, 이광철, 주종탁 등 3명에 불과했다.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 지도부와 이명박 선거사무실 직원들조차 김유찬 출국의 내막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당시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과 김철 대변인은 김유찬이 출국하면서 남긴 '거짓 진술서'를 토대로 국민회의(민주당의 전신) 측에게 '정치공작' 혐의를 덮어씌우며 대대적인 공세를 폈고, 훗날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의 범인도피가 유죄로 확정되자 국민회의측을 향해 '석고대죄'를 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고소고발 사건의 당사자 중 하나인 이명박이 친형 이상은의 출국 사실과 그 정확한 배경을 모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명박의 청문회 진술대로 (주)다스를 거의 방문한 적이 없으며, 명절이나 경조사 때에만 잠시 보는 정도로 큰형과의 관계가 그리 친밀하지 않다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을 목전에 두고있고, 친형과 처남의 언행에 의해 자신의 대권행보가 영향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까지 친형에게 관심이 별로 없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결국, 이명박은 친형 출국 사실과 그 배경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캠프 내 참모진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김재정으로 하여금 고소를 취하시키는 것으로 캠프의 입장을 최종 결론내린 상태에서 김재정이 고소취하를 거부한 것도 마찬가지다. 만일 당신이 이명박 참모라면 이와같은 일을 당했을 때에 어떤 감정이 들겠는가? 정말, 저 사람을 믿고 나의 운명을 맡겨도 되는 것인가?

'경선 룰' 신경전에 이어 이제는 TV토론 전면 거부?

후보검증 청문회 종료와 때맞춰 나온 이명박 캠프의 'TV토론 전면 거부' 입장도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난 2002년 이회창이 노무현에게 패배한 원인 중 하나가 '김대업 폭로'인 것은 사실이지만 TV토론에서의 졸전도 이회창 낙선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이회창은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해 비판만 했을 뿐 이를 극복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나 비젼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여중생 추모행사'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면서 상대방의 공약에 대해 딴지만 거는 인상을 준 것도 이회창 몰락의 한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경우 '김대업 폭로'로 상징되는 네거티브 심리전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이번만큼은 TV토론에 강한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심리가 저변에 깔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총 4차례 치러진 TV정책토론회를 통해 박근혜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이명박 대세론'에 본격적인 제동이 걸린 데에는 이와같은 요인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캠프가 'TV토론 전면거부' 입장을 밝힌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자충수'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주민등록초본 유출로 인해 코너에 몰렸던 박근혜 캠프에게 또하나의 반전 기회를 만들어준 격이다. 'TV토론' 건으로 박근혜-홍준표-원희룡-고진화가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명박을 비판할 경우 당 지도부도 더 이상 이명박 편을 들어줄 명분을 상실하게 되며, 이러한 이명박의 '약골이면서 비겁한' 이미지가 지지층 사이에 확산될 경우 2002년 이회창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한나라당 지지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천정배, 김원웅, 김두관 등 범여권 주자들의 경우 하나같이 토론에 있어서는 '달인'급이다. 최소한 이들이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보다는 토론에 있어서 '고수'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와의 토론에 부담감과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 어떻게 범여권 후보와의 '토론 전쟁'을 감당해낼 것인지에 대해 점차 한나라당 지지층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오는 9월부터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가 본격화되는 만큼 8월 19일 경선까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명박 캠프의 입장은 이와같은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당의 이해관계보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이명박과 이명박 캠프의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김경준, 에리카김, 김재정, 이상은, 김만제, 정몽구... 과연 누가 폭탄 터뜨릴까?

어제 후보검증 청문회에서 이명박이 본선을 앞두고 갖고있는 두려움의 일단도 답변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증위원 중 한 사람이 "제가 걱정하는 것은 과거 김대업씨처럼 본선에서 후보가 나갔을 때 대선 전에 갑자기 들어와서 이 사건을 끄집어내고 들쳐냈을 때 후보가 쓸데없는 불필요한 의혹을 받을까봐 미리 한번 짚어보자는 것이니까, 오해를 하지 말아달라..."며 이명박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이명박은 "(김경준이) 돌아오면 김대업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데,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김경준이) 그렇게까지 안할 것이라고 보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일말의 불안감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경준이 국내에 소환된 후 폭로회견을 가질 경우 사실상 무방비 상태임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는 발언이다.

현재 진행중인 검찰수사의 향방과 관련해서도 적지않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캠프 입장에서는 8월 19일 이전에 검찰수사가 '제기된 의혹과 관련 별다른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낸 채로 종료되는 것을 가장 선호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수사결과 발표가 8월 19일 이후로 미루어져 한나라당 후보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쪽을 차선으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렇게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만일, 검찰이 수사속도를 늦춰 8월초까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 지지층의 불안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즉, 검찰이 범여권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도록 놓아둔 후 나중에 '충격적인' 수사 발표를 통해 한방에 몰락시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검찰수사의 속도가 빨라지든 늦어지든 이래저래 이명박 캠프는 좌불안석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벌써부터 후보검증 청문회에서의 이명박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관련당사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감사원 조사자료를 공개하면서 김만제의 "도곡동 땅이 이명박 실소유임을 알고 있었다"는 진술 내용을 공개했고, 이명박이 "처남에게 옥천땅을 팔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안 팔리니까 본인 명의로 돌려놓은 것"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김재정은 "사업상 필요하다며 그 땅을 팔라고 이야기했다"며 180도 다른 내용을 내놓았다. 또한, "서초동 땅을 회사로부터 상여금 명목으로 받았다"는 이명박의 해명에 대해 현대건설 전직임원은 "그런 사례는 없었다"며 일침을 놓았다. 이명박 측 해명이 실제 관련당사자들에 의해 계속 뒤집어지는 상황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적지않은 한나라당 지지층은 근본적인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은 김유찬과 김경준만 폭탄인 줄 알았는데, 친인척인 이상은과 김재정, 그리고 서초동 땅의 진실을 알고 있는 김만제, 현대APT 특혜분양의 진실을 알고 있는 정몽구 등이 모조리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업같은 사람이 한명만 나와도 치명적인데 한명이 될지 열명이 될지 알 수 없다면 과연 이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러다보니 그동안 이명박의 강점으로 작용해온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정말 이명박에게 본선 경쟁력이 있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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