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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바람의 진원지는 서울 강북

문국현이 대조영이 되려면 추석부터 노려라


요동을 단념한 고구려가 간신배 세상이 되었듯, 강북을 저버린 노무현 정권은 명실상부한 강남부자들의 천국으로 타락했다. 청와대 핵심참모와 경제부처 고위관료들은 너나없이 강남지역의 고가주택에 거주했던 것이다. 노무현의 강남사랑에 대한 일반국민의 반감은 2006년의 지방자치 선거에서 걷잡을 수 없이 폭발했다. 참여정부 초대 법무장관으로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서울시장에 출마한 강금실이 노무현 대신 독박을 뒤집어써야 했다. 강효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기대 이하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강금실의 굴욕을 오로지 노무현 탓으로만 돌리기는 불가능하다. 그녀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심의 현주소를 모른 채 청담동의 고급 양장점에서 옷을 맞춰 입은 사실을 자랑했다. 게다가 강남주민들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는 망언을 내뱉음으로써 강북서민들의 자존심마저 건드렸다. 강금실은 서민대중의 가슴에 생채기를 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거의 세 배 차로 지고 말았다.

강금실에게 그릇된 훈수를 남발해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선거를 말아먹은 주역들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지 않다. 문국현 캠프에 대거 합류했다. 이는 국민원로가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문국현의 수석참모로 알려진 김헌태가 오마이뉴스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직접 실토한 바다.

강금실 캠프의 멤버들로 참모진을 꾸린 문국현, 마치 대조영이 신홍에게 군사 직책을 맡기고 사부구를 선봉장에 앉힌 격이다. 이른바 문함대의 진로는 벌써부터 싹수가 노랗다. 문국현이 사람 함부로 자르지 않는 걸 강점으로 내세운 터라 무능한 참모진의 전면적 물갈이가 쉽지는 않은 노릇이다. 물론 대책은 있다. 선거사무소에 3교대 근무제를 도입하면 된다. 강금실 캠프에 몸담았던 참모들한테 일제히 재택근무를 명령하는 거다. 또는 학습조직을 지향한다는 구실 아래 가까운 공공도서관 열람실로 대통령 선거일까지 파견근무를 지시하거나.

문국현은 추석연휴 이전에 지지율을 5퍼센트로 끌어올리는 것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았다. 문제는 지지도 상승의 원동력을 어디에서 찾느냐는 것이다. 분위기 파악 못하고 노무현 빨아주는 정치행보와, 소위 강남좌파 성향의 인물들을 측근으로 중용하는 용병술을 참작하면 문국현은 영남과 강남에서 지지기반을 확충하려는 모양이다.

변양균 사태와 관련하여 문국현이 청와대에 반성을 촉구했다는 소식이다. 허나 이것보다 훨씬 중요한 정보가 도착했다. 문국현이 영남친노들이 운영하는 정치웹진들과 공개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단다. 나는 이 내용을 얼마 전 새롭게 문을 연 인터넷 사이트 포플(www.4ple.co.kr)을 통해 전해 들었다. 포플은 노무현을 반대하고 이명박을 비토하는 네티즌들이 만든 곳이다. 노무현과 이명박, 즉 노명박 콤비가 적대적, 아니 적극적 상호의존관계에 놓인 운명공동체임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는 뜻이다. 포플 이용자들은 문국현 캠프가 친노매체들과의 간담회에 그들을 깍두기로 차출하려는 데 대해 몹시 분개한 상황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문국현은 친노웹진과의 간담회를 즉각 취소해야 옳다. 03시계 흔들며 김영삼에게 아부하는 노무현이나, 노빠들과 희희낙락하면서 친노세력에 표 구걸하는 문국현이나 도대체 뭐가 다른가? 이명박 진영은 문국현이야말로 노무현의 진짜 히든카드라고 주장하는 네거티브 선전공세에 이미 대대적으로 착수한 상태다. 이명박이 노무현의 정치적 도플갱어임을 은폐하려는 고도의 책략이다.

노무현과 이명박의 사회학적 유전자 구조는 동일하다. 강남부자들에게만 유리한 정책노선을 고집하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영남패권주의자들이다. 조선일보조차 경상도 태생 정치인들의 한나라당 주요 당직 싹쓸이를 개탄한다. 노사모의 지역조직들 가운데 강남 노사모만 유일하게 회원이 증가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인구에 회자된다.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노무현은 이명박이고 이명박은 노무현이다. 주로 호남과 충청 출신의 서민계층이 모여 사는 강북의 민심은 노무현을 미워하고 이명박을 싫어한다. 친노세력 대충 그러모아 함대의 규모를 키우겠다는 문국현의 발상은 착각의 극치이자 오판의 절정이다.

문국현 바람의 진원지는 서울 강북이다. 추석과 설날 같은 민속명절은 전국의 민심이 두루 뒤섞여 한바탕 요동치는 기간이다. 표면적 명절풍경에는 변함이 없지만 민심이 흘러가는 저변의 방향은 대폭 바뀌었다. 과거에는 명절휴가를 매개로 지방의 목소리가 중앙여론에 반영됐다. 지금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민의가 귀성행렬을 타고 지방 각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문국현이 강북민심을 묵살하고 노무현의 품으로 역주행을 거듭한다면 그는 고건과 정운찬이 갔던 길을 한가위 며칠 후에 고스란히 밟아야만 할 게다. 대조영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요동정벌을 떠난 이유를 문국현은 정녕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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