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10% 내외의 '박빙승부'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영남·충청 지역 및 40·50대 연령층에서는 '오차범위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한겨레신문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하여 지난 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26.3%를 얻어 50%대에서 38.7%로 급락한 이 후보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6.0%,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6.2%,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3.1%, 민주당 이인제 후보 2.7%, 무응답 7.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 합계(24.9%)는 2위로 올라선 이 전 총재의 지지율(26.3%)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선구도가 이명박-정동영 양자구도에서 1강(이명박)2중(정동영-이회창)을 거쳐 이제 이명박-이회창 양자구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호남에서만 47.4%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을 뿐 다른 모든 지역에서 20%를 넘지 못하는 정 후보와 달리 이 전 총재의 경우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2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양강구도는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불교방송(27일)에서 13.6%, 문화일보(30일)에서 15.8%, SBS(1일)에서 19.1%, MBC(1일)에서 22.4%를 기록한데 이어 한겨레(3일) 조사에서는 26.3%를 얻은 것으로 조사돼 불과 1주일 사이에 지지율이 2배나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이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도 30%대에서 10% 내외로 급격하게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정 후보와의 격차도 2~3% '박빙'에서 10% 차이로 크게 벌려놓았다. 대선구도가 이명박-이회창 양자구도로 본격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이회창 돌풍'의 진원지는 지역별로는 영남과 충청 지역이고, 연령대별로는 40대와 50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겨레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부산·울산·경남에서 32.6%를 얻어 28.3%에 그친 이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경북과 대전·충청에서는 37.2%대 42.5%, 27.3%대 35.0%를 각각 기록, 그야말로 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역별 조사의 경우 샘플링 수가 100~200명이므로 10% 이하는 오차범위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인천에서도 각각 25.2%와 23.9%를 얻어 4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 후보를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또한, 이 전 총재는 50대에서 32.2%를 얻어 37.9%를 얻은 이 후보와 '박빙'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40대에서도 29.2%를 얻어 39.4%를 얻은 이 후보 지지층을 빠르게 잠식해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이 전 총재가 영남과 충청, 40대와 50대에서 선전을 벌이고 있는 데에는 '박근혜 지지층'의 결집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들 지역 및 연령대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압도적 우세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 전 총재의 지지율 26.3%는 경선투표일 직전 29~30%였던 박 전 대표 지지율을 거의 다 흡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가세로 2007년 대선구도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총재는 빠르면 내일(6일) 대국민 호소문 형식으로 후보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며, 이명박 후보 및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 전 총재에 대한 최후설득 및 '박근혜 끌어안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는 지난 3일 전국 19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되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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