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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공정했다?" 진보들의 헛소리

네이버 돈으로 연구한 진보지식인들의 해괴한 결론


네이버 돈으로 연구한 친포털 진보 학자들

네이버가 후원하고,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대선 관련 포털 뉴스서비스 분석> 토론회에서, 기존의 상식을 뒤엎고, 네이버가 이명박 후보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기사를 고루 섞어 공정한 편집을 했다는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는 진보단체들이 구성한 대선미디어연대의 네이버의 친이명박 편집 보고서와도 180도 다른 내용이다.

이번 연구를 맡은 한국언론재단의 최민재 연구위원과 충남대 김재영 교수는 그간 포털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해왔던 사람들이다. 최민재 연구위원은 인터넷미디어협회가 입법청원하고,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실이 발의한 검색서비스사업자법에 대해 포털과 똑같은 논리로 근거없이 비판하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고, 김재영 교수는 연구를 하기 전부터 “포털의 뉴스는 공정하다”는 칼럼을 한겨레에 게재하기도 했었다. 학적인 연구라 하더라도, 가설을 검증할 수는 없다는 설처럼, 이미 포털의 뉴스권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던 학자들이 연구를 했으니 이미 결과는 뻔했던 것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가 네이버의 돈으로 진행되어왔다는 점에서, 논의할 만한 가치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들의 연구방식은 네이버가 비판한 대선미디어연대의 보고서와 똑같았다. 하루 세차례씩 포털의 화면을 캡쳐하여 개량적 분석을 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 놀랍게도 네이버가 오히려 이명박 후보에 불리한 기사를 많이 배치했고, 다음은 비슷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대선 당시, 네이버에서 이명박 후보에 불리한 기사를 감추어, 상당수의 정치적 네티즌들이 다음으로 이동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결과는 파격적이다. 즉, 네이버의 편향성 때문에 다음으로 옮긴 네티즌들은 아무런 근거없이 착각에 의해 오판했다는 것이다. 정말 과연 그럴까?

네이버가 하지 말라는 연구방법론을 그대로 쓴 이들

포털 측은 포털의 뉴스 편집에 대한 비판을 하면, 조건반사적으로 “포털뉴스의 특성을 모른다”며 반박했다. 그런데 그토록 포털을 잘 알고, 사안마다 포털의 손을 들어주었던, 최민재 박사와, 김재영 교수조차 포털이 비판한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런데도, 결과가 포털에 유리하게 나오니까, 포털사는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포털은 방법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포털이 원하는 연구결과만 나오기를 바랬던 게 아니었을까.

필자는 3년 전부터, 포털의 편집기록 공개와 편집책임자의 실명과 연락처 공개를 요구해왔다. 포털 측은 3년 내내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포털의 뉴스편집의 편향성을 분석한다 했을 때, 지금과 같은 개량적 분석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바로 포털이 말하는 포털 뉴스의 특성 때문이다.

포털에는 하루에 8000여개의 기사가 공급된다. 개중 200여개 정도를 배치하며, 메인화면에는 10여개 정도의 극소수의 기사가 배치된다. 특히 포털 편집자의 의중이 반영된 기사는 볼드체로 처리한다. 네티즌들이 포털의 편향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바로 메인화면과 볼드체이다. 그리고 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기사가 과연 제대로 배치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네티즌의 여론이 좌우된다.

네티즌들이 네이버를 친이명박, 다음을 반이명박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BBK 공방 당시 다음은 김경준 측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한겨레의 기사 상당수가 메인에 올라갔다. 반면 네이버는 ‘BBK 공방’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었다. 나중에 논란이 번질 때는 가끔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기도 했지만, 주요 편집방향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니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에 동의하는 네티즌 입장에서는 다음에는 늘 의혹 기사가 메인에 때로는 볼드체로 올라가는데, 왜 네이버에는 올라가지 않느냐는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정치적 네티즌들의 네이버 엑소더스를 야기한 것이다.

필자는 얼마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국어대 법대 문재완 교수의 뉴스저작권 보호 대안 발표 현장에서, 네이버의 뉴스팀 관계자를 만나, 최민재 연구위원과 김재영 교수의 연구결과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필자는 물론 인터넷미디어협회 측은 연구결과를 받아보지 못했다. 또한 심지어 21일에 토론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아직 보고서를 정확히 검토하지 못한 상황에서, 함부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우나, 미디어오늘 등에 보도된 내용 그대로라면, 이번 연구는 하나마나한 것이었다.

만약 필자에게 연구를 하라 그랬다면 이 방법론을 썼을 것이다. 대선 기간 동안 BBK 공방 과정에서 결정적인 기사들이 나올 때가 있었다. 이면계약서 진위여부, 도장의 진위여부, 금액거래의 실제 여부 등에 관한 한겨레의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를 주로 여권의 정치인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고, 인터넷신문들이 인용보도했다.

이러한 결정적인 시기 때, 한겨레, 오마이뉴스, 조선닷컴, 동아닷컴 등과 더불어 포털의 뉴스편집의 캡쳐화면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대로 분석했다면, 다음은 한겨레와 맞먹는 수준의 반 이명박편집. 네이버는 대부분 이슈를 감추는 몸조심 편집으로 일관했다는 점이 드러났을 것이다.

최민재 위원과 김재영 교수 등은 과연 포털 뉴스 편집에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다하는 점을 몰랐을까? 네이버가 구태여 자사의 돈을 대며 공정성 여부를 검증받겠다는 데에는 대선미디어연대의 하루 두차례의 모니터 방법론이 포털 뉴스 분석에 맞지 않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와 똑같은 연구방법론을 써서, 이번에는 포털이 너무나 공정했다는 180도 다른 결론을 내놓느냐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이 이명박을 놓고 편집방향이 달랐다는 점은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모든 네티즌들이 다 인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둘다 공정했다는 답이 나올 수 있는가?

네이버의 데이터가 없다면 연구 중단했어야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최민재 위원이 스스로 연구방법의 한계를 인정하고, 네이버 측에 뉴스편집 데이터를 공개를 요청했다는 점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어차피 네이버가 주는 돈으로 연구했다면, 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위해 네이버에 데이터를 요청해서 받으면 되는 것이지, 왜 연구가 다 끝나고 뒷북을 치는 것일까? 최민재 위원은 네이버 측에 사전에 데이터 공개를 요청한 바 있는가? 그렇다면 네이버가 순수한 연구목적을 위해서도, 데이터를 전혀 주지 않았다는 말인가?

솔직히 최민재 위원인 학자적 양심이 있다면, 거기서 연구를 중단했어야 했다. 네이버가 하지 말라는 그 연구방법을 그대로 쓰면서, 네이버가 원하는 결과를 내주면서, 네이버의 돈을 받는다는 게, 대체 말이나 되는 것인가.

더 길게 왈가불가하지 않겠다. 어쨌든 이들은 네이버가 하지 말라는 방법으로 네이버가 원하는 결과를 냈으니,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최소한 자신들이 뽑은 데이터 내에서는 네이버의 공정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필자는 네이버와 다음에 공개적으로 제안하겠다. 김경준이 귀국한 날 이후부터, 12월 18일까지의 뉴스편집 메인박스 데이터를 필자와 인터넷미디어협회에 넘겨주기 바란다. 네이버는 몸조심 편집, 다음은 강력한 반이명박 편집을 했다는 점을 변명의 여지 없이 입증할 자신이 있다. 그리고 개별적인 캡쳐화면 등은 서프라이즈 등 친노 정치웹진 토론방에 다 기록되어있기도 하다.

그리고 김재영 교수에게도 한가지 첨언하겠다. 어떠한 미디어가 공정하다 아니다라고 판정하는 건 매우 미묘한 일이다. 단적으로 한 예를 들어주겠다. 민언련에서 활동하는 김재영 교수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할 만한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와 데일리서프의 현재 편집은, 여전히 이명박 비판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든 말든 그에 대해 비판할 것은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토록 반 이명박 편집의 선두에 섰던 미디어다음의 이명박 당선 이후의 편집을 보라. 이러한 매체들의 이명박 비판기사가 거의 올라가지 않고 있다. 김재영 교수에게 묻는다. 지금의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의 편집은 공정한가 아닌가? 대선 전까지 미디어다음은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의 편집과 유사했는데, 대선 이후 바뀌었다는 것이다. 포털이 공정하다면,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편향되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고,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공정하다면, 포털이 편향되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원래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는 그렇게 편집하는 것이고, 포털은 다르지 않냐고? 그럼 조선일보는 또 어떤가? 하여간 진보지식인들이 대자본의 언론권력 장악현상인 포털의 뉴스독점을 옹호하면서, 자기 발등을 사정없이 내려찍고 있다는 점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이제 보수적 관점에서 포털과 상생 관계를 모색하겠다

참고로, 필자는 앞으로 더 이상의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포털의 언론권력 문제에 대해 가급적 비판하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필자의 포털 비판 논리는 철저하게 진보적이고 언론개혁적 관점에서 도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재영 교수 같이 스스로 진보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이 정권이 넘어간 상황에서도 여전히 포털을 옹호하기 바쁘고, 한겨레는 최근 네이버와 빅딜을 하는 등, 스스로 진보적 가치를 팔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여러 정황 상, 이미 언론개혁의 진보적 가치는 죽어버렸다. 그렇다면 진보도 아닌 필자가 구태여 진보논리로 포털을 비판해봐야 아무런 실익이 없다.

오히려 보수적 관점에서 포털과 언론과의 상생적 방안을 찾아, 포털을 점진적으로 개혁하여, 서로 윈윈관계를 설정하는 게 낫다고 본다. 전문기자들 기사나 팔아먹는 한겨레 수준이 아니라 훨씬 더 큰 빅딜을 끌어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적 거래에 대해서는 포털의 기쁨조 노릇이나 하며 떨어지는 부스러기나 얻어먹는 진보언론이나 지식인보다는 이미 포털의 본질적 문제를 간파하고 있고, 사업적 마인드가 있는 보수 측이 훨씬 더 유리할 것이다.

친포털 진보들이여, 이명박 정권 시대에 포털을 놓고 누가 더 공감할 수 있는 상생관계를 모색하는지, 한번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자본의 언론권력 장악이라던지, 거대 신문의 독점이던지 하는 마음에도 없는 헛소리는 집어치우기 바란다. 또한 이명박 정권 시대에 다시는 정권 비판 기사가 안 올라간다느니, 삼성 비판 기사를 올려달라느니 생투정하는 사춘기 진보들의 입도 막아주기 바란다. 이제 언론시장에서도 힘과 실력으로 승부하는 시대를 진보와 보수가 함께 열어보자.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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