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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망쳐놓겠다는 한겨레 성한용"

노무현 정권 망친 한겨레 성한용, 이명박 정권 돕자?


이명박 정권 시대, 한겨레의 선택은

중도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대선 이후 한겨레신문의 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한겨레신문은 서울신문에 이어 정부광고 수주 2위를 차지하는 등, 사실 상 정부의 특혜로 운영되어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겨레신문이 노무현 정권에서 어용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부류들은 한겨레 직원들과 광신적 친노빠들 빼고는 없다고 본다. 이런 한겨레신문이 이명박 정권 하에서, 과연 어떤 편집을 할 것인지는 언론학적으로 보면 흥미로운 관심거리이다. 이는 비단 한겨레 뿐 아니라, 오마이뉴스와 미디어오늘 등 친노 어용언론들이 풀어야할 공통의 과제이기도 하다.

한겨레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이다.

첫째, 기존의 친노 편집을 그대로 유지하며, 사사건건 이명박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둘째, 이미 이용가치가 없는 친노를 편집에서 배제하고, 이명박 정권에 대한 생산적 야당지로 변신하는 것이다.

기존의 한겨레 편집을 볼 때, 논리성이나 일관성 측면에서라면 무조건 첫 번째 방식의 편집을 하는 것이 맞다. 아무 생각없이 친노 네티즌들처럼 이명박 정권을 밟아버리는 것이 깔끔한 선택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에는 너무나 큰 부담이 된다. 광고도 광고지만, 생산성없는 날선 비판에 독자들이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고로 한겨레가 살 길은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통해 진보진영의 뿌리깊은 병폐를 도려내어, 재건과 부활을 선도하며, 이명박 정권에 대한 생산적 비판으로 야당지로서의 자리를 잡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무현 정권 당시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어용칼럼을 남발한 한겨레 논객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여연호 논설위원, 곽병찬 논설위원, 권태선 편집인, 성한용 정치선임기자 등이 대표적인 내부 어용 논객이고, 외부칼럼니스트는 거의 전원을 다 갈아치우는 게 맞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성한용 선임기자의 놀라운 칼럼을 발견했다. <이명박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는 제목이었다. 그는 필자가 예상한 첫번째, 두번째 방식도 아닌, 아예 이명박 정권 하의 여당지로 변모하자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 칼럼에서 "선거가 끝난 뒤 이명박 당선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이 많다. '머지 않아 부동산값은 폭등하고 물가가 오를 것이다.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이명박은 독단과 오만의 정치를 할 것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다'"라며 "그러면 안 된다. 대통령 선거는 끝났다. 이명박 당선자는 내년 2월25일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이에 더해 "이명박 당선자는 성공해야 한다. 실패하면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다"며 "우리 모두 그를 도와야 한다. 한나라당은 정치적으로 그를 뒷받침해야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언론은 무책임한 추측 보도로 혼선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감시해 줘야 한다. 오만해지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는 메시아가 아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노무현 정권의 성공을 돕자던 한겨레와 성한용

필자는 이 칼럼의 실명이 과연 성한용이 맞는지 세 번 이상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칼럼의 내용 자체는 그리 문제될 것은 없으나, 대선 전에 성한용이 써왔던 이명박 저주 수준의 칼럼과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대선 전에 정동영 대통령에, 손학규 총리, 문국현 경제부총리, 정운찬 교육부총리 등 연합군을 짜서, 사실 상 이명박에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의 이런 칼럼은 언론인이 아닌 정치 자영업자들의 컨설팅 수준이었다. 물론 한겨레는 이런 수준의 칼럼을 대문짝만하게 걸어놓기도 했다. 그는 대선 직전에는 <반동의 시대>라는 칼럼에서는 더욱 강력하게 이명박 집권을 경고했다.

“신자유주의는 우리의 가치관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교수가 존경받았지만, 지금은 빌딩 한 채 가진 사람이 더 존경받는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돈을 벌어야 성공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돈을 상징한다. 가치관의 붕괴는 정치인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학자, 언론인, 관료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반동의 시대를 피해 갈 수는 없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지혜로우면 우회할 수도 있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가 한다. 대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유권자가 져야 한다“

위의 칼럼도 역시 정치 자영업자 수준의 것이다. 이명박이 집권하면 황금만능 시대가 오니,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선택하여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선동한 것이다. 이랬던 성한용이 이명박 집권하니 갑자기 “쓸데없는 발목잡지 말고 이명박을 돕자”고 역선동을 나서는 것이다.

성한용의 개인의 논술 실력을 질타하자는 게 아니다. 이미 그는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하도 오락가락식으로 어용칼럼을 남발해대, 강준만 교수에게 직접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때 당시 논리도 “노무현 정권의 성공을 돕자”는 거였다. 그때의 노무현이 단지 이명박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바로 이러한 성한용식 어용이 노무현 정권을 망친 원흉이기도 하다. 대통령과 정권을 비판 감시해야하는 언론 고유의 기능을 버리고, 함께 뭉쳐서 정권 성공을 이룩하겠다는 발상이다. 성한용은 노무현 정권을 망친 그 수법을 그대로 이명박 정권에 써먹겠다는 것인가? 만약 성한용이 그 누구든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 도와야한다는 대통령빠순이 수준의 관점을 갖고 있었다면, 대선 전에 이명박 집권 저지를 위해 온갖 정치공학적 수법을 동원한 칼럼을 쓰면 안 되었다. 대선 전과 대선 후의 성한용 칼럼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이명박 특검 통과시킨 노무현 대통령부터 비판하라

이명박의 발목잡지 말라는 성한용에 딱 한가지만 물어보고 싶다. 성한용이 그토록 예찬해하고, 도와주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특검법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것은 발목잡기인가 아닌가? 현재 상황에서 이명박 특검 말고 이명박에 대해 발목잡고 있는 게 뭐가 있다고 호들갑이냐는 것이다. 성한용이 이명박을 돕고 싶어 환장하겠다면, 일단 특검법을 통과시킨 노무현 대통령부터 비판하라.

필자가 관심이 있는 것은 성한용이 아니라 한겨레이다. 한겨레는 대선 전후 성한용의 칼럼을 100% 활용했다. 한겨레 내부에서 성한용 칼럼에 대한 비판의식이 있었다면 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한겨레 내부에서조차 성한용의 논리에 동조하기 때문에, 성한용이 한겨레 칼럼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겨레의 내부 타락을 틈타, 한겨레의 인터넷사업팀은 전문기자 칼럼을 네이버에 칼럼떼기식으로 팔아먹었다. 이건 어용칼럼 하나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겨레의 본질을 훼손할 수준의 심각한 배신행위이다.

한겨레 내부의 젊은 기자들은 뭐하고 있나

필자는 최근 1년 간 한겨레의 내부 기자들과의 교류가 전혀 없었다. 특히 30대 초중반의 젊은 기자들의 의식이 어떠한지 알 수가 없다. 한겨레신문을 보면 이제 화가 나다 못해, 마음이 아플 정도이다.

한겨레를 타락과 패망의 길로 끌고 가는 어용언론인들 때문이다. 그들은 어차피 언론을 제대로 할 생각도 없는 자들이다. 이번에 네이버에 한겨레기사를 기사떼기로 팔아먹은 한겨레의 간부는 “네이버가 없어져도 중소신문은 살아날 길이 없다. 포털을 활용해야 한다”라며 패배주의적 관점을 자백했다. 지금의 한겨레의 위기가 바로 이러한 한겨레 시니어들의 패배주의이다.

언론으로서 독자의 신뢰를 받아 성장할 자신이 없으니까, 노무현 정권에 기대고, 네이버에 구걸하고, 이제 이명박 정권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한겨레의 사장과 간부들은 한탕 치고 나가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젊은 기자들은 다르다. 이들은 앞으로 수십년 간 언론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필자가 외부에서 보는 한겨레는 내부의 젊은 기자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으면 내부 개혁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한겨레 내부 구조 상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다시 말하지만, 그냥 안타까울 뿐이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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