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기획입국설과 관련 검찰의 수사가 지난달 27일 부터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김경준씨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는 걸로 확인됐다.
김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 변호사는 김씨 접견과정에서 확인한 몇 가지 사실을 밝히면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기획입국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2일 오전 전화 인터뷰에서 김경준씨의 말을 전하면서 기획입국설을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 정형근, 주성영 두 의원에 대해 변호인단이 증인신청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형근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의 해외파트 고위직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출장을 빙자해 미국 LA지역에서 가서 김경준씨의 입국에 은밀히 관여했다는 설이 국정원 내에 최근 돌고 있다", "김씨의 입국에는 대선에 줄을 댔던 퇴직 직원도 일부 관여된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주성영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법사위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씨의 LA구치소 동료인 신모씨가 '김씨가 국정원 직원의 실명을 거론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해 기획입국설을 주장한바 있다.
박찬종 변호사 "김경준은 신모씨를 LA교도소에서 딱 한번 만나"
한나라당 정형근, 주성영 두 의원이 주장하는 김경준 기획입국설 한가운데에는 바로 김경준과 LA 교도소에 같이 수감되어 있었다는 신모씨가 있다.
신모씨는 한국으로 송환되어 현재는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인걸로 알려지고 있다. 신씨의 진술에 의하면 자신이 LA교도소에 수감중인 당시 김경준으로 부터 "귀국전에 국정원 직원의 실명을 거명하는 것을 들었다", "이면 계약서를 김경준이 LA교도소에서 작성했다", "김경준은 내가 귀국해서 이명박 후보를 낙선 시킬 수 있도록 길이 있으면 주선해 달라"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김씨와의 면담 사실등을 들면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첫째, "김씨는 신씨와의 만남에 대해 신씨가 한번 요청을 해서 통역을 한적 있지만 깊숙한 얘기를 나눌만한 처지나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며 신씨 진술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둘째, 이면계약서가 LA교도소내에서 작성되었다는 설에 대해 "LA교도소내 컴퓨터에는 한글 자판이 없다. 프린트 기능도 없다. 더구나 교도관이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고 인주나 도장을 지니고 있을 수 는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강하게 부인했다는 것이다.
셋째, "교도소 안에서 김씨 자신과 신모씨의 감방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 신씨는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자신은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의사소통 자체가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는 김씨의 주장 등을 들어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김경준 입국기획설과 관련해 나오고 있는 신씨 진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검은 BBK 부실수사 해 놓고..."
박 변호사는 이 같은 김씨의 주장을 전하면서 기획입국설과 관련해 "특검이 BBK 부실 수사를 해, 가만히 앉아만 있는 김경준은 벼락을 맞고 있다"며 김씨의 처지를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계속해서 김씨의 주장에 의하면 "자신이 LA교도소에 수감 당시 그 어떠한 한국 공무원도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김씨의 주장을 전했다. 그렇기에 국정원 직원의 실명을 얘기 했다는 신씨의 진술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박 변호사의 주장이었다.
박 변호사는 이 같은 정황을 들면서 기획입국설이 "정형근, 주성영 의원과 검찰소식통이라고 해서 뉴스에 보도가 되고 있는데, 이런 일부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가리기 위해 서라도 정, 주 두 의원에 대해 증인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BBK 부실특검은 반드시 그 특검을 다시 할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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