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마다 엇갈린 반응 속 공무원들은 `불안'
(청주=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연내에 일반직 지방공무원 1만명을 감축하고 지자체 총액인건비를 최대 10%까지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1일 지자체들은 처해진 상황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행안부 지침이 미칠 파장을 놓고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특히 인구 규모나 감소 정도에 따라 공무원 구조 조정 폭을 차등 적용키로 한 것과 관련, 인구가 적거나 감소하고 있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불안감이 커 보였다.
경기도는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3천589명으로 전국 평균 1천9명보다 3배 이상 많기 때문에 공무원 감축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교적 느긋한 반응이었다.
전북도 역시 "중앙정부의 구조조정에 대비해 그동안 인력과 예산 절감 노력을 기울여 43명의 결원을 유지해왔고 7월께 새만금.군산 경제구역청이 설립되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행안부 구조조정안을 평가했다.
충남도와 대전시 역시 "대체적으로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구시와 경북도의 경우 공무원 감축 폭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며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이상길 대구시 정책기획관은 "당초 3% 줄이는 것으로 예상했는데 5-9.9%를 감축해야 할 것 같다"며 "구조조정에는 동의하지만 강도가 너무 세다"고 말했고, 민병조 경북도 정책기획관도 "감축 폭이 5% 이상이면 공무원 노조와의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민주공무원노조 울산본부는 "새 정부의 조직개편 모토가 규제 철폐나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이었는데 이번 구조조정안은 그런 정부 정책이 말 뿐 이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무원을 제물로 삼는 구조조정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선 공무원들은 "무리하게 인위적으로 퇴출시키기 보다는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하는 공무원 자리를 충원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고 기대섞인 전망을 하면서도 "행안부 권고대로 대국대과(大局大課)로 전환되면 일부 과장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고 이럴 경우 공무원 연금 개정과 맞물려 정년을 2-3년 앞둔 공무원들이 명예퇴직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가 감소한 지자체의 공무원 수를 더 줄이고 인구 2만명 미만 읍.면.동을 통폐합토록 한 행안부 방침과 관련해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우리만 더 큰 불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고 걱정스러워했다.
한 농촌지역 지자체 공무원은 "인구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다른 지자체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해야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인구만으로 구조조정 기준을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한 공무원은 "전체 30개 동사무소 가운데 16개 동사무소 인구가 2만에 미달되지만 2010년이면 모두 인구 요건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줄이는 것은 공연한 행정력 낭비"라고 말했고, 춘천시는 "소규모 읍.면.동을 통폐합하는 문제는 시의원 선거구와 맞물려 있어 시의회와의 마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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