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6자회담 틀내에서 평양과 워싱턴에 양측의 상주사무소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해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외교가에서는 북.미 관계정상화의 과정으로, 수교에 이르기 전에 상대방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나 이익대표부를 개설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지만 유 장관이 이번에 언급한 상주사무소는 `6자회담 틀내'로 규정지어져 다소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6자틀내의 북.미 사무소는 양국 간의 전반적인 외교문제를 다루기보다는 6자회담 합의 내용의 실행 상황을 점검하고 이와 관련한 본국의 입장을 서로에게 전하는 게 주 임무라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이 조만간 핵프로그램을 신고한 뒤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검증 및 모니터링을 보다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도 양측에 상주사무소가 필요하다는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신고내용을 검증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주사무소가 개설되면 이 과정에서 북.미 간의 협의가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6자회담이 열리면 검증 메커니즘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의해 각국이 해야 할 의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 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평양과 워싱턴의 상주사무소가 이 기능도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상주사무소가 당장은 6자회담 틀내로 기능이 제한될 수도 있지만 북.미 관계가 진전되는데 따라 외교 전반을 관장하는 이익대표부나 연락사무소로 확대될 여지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불투명하다.
물론 지금도 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에 상주하며 작년 11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과정을 점검하고 있는 등 북한도 미국인의 평양 체류에 대해 그다지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 정부기관이 평양에 정식으로 성조기를 꽂은 사무소를 개설하는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으며 실제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던 작년 3월에는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우리는 연락사무소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미국 단독이 아닌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5개국 명의로 평양 상주사무소를 개설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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