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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이드<카타르> = 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선배들의 고귀한 땀방울이 모여 오늘의 현대건설을 낳았습니다."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해외 수주 600억달러'라는 금자탑을 세운 현대건설. '현대건설호(號) 선장' 이종수 사장은 지난달 29일 카타르 메사이드에서 열린 비료공장 착공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배들의 공로를 높이 치켜세웠다.

이 사장은 "고속도로가 뭔지도 몰랐던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서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비로소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역사가 시작됐다"며 "한마디로 현대건설과 우리의 해외건설은 선배들의 도전정신과 피땀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여행 자율화 이전인 80년대까지 해외현장에서 일한 선배들은 외국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서 나가 몸으로 부대끼며 1인 다역을 해냈다. 열사의 땅 중동에서 물 한 모금과 소금 한 줌으로 폭염을 견뎌내며 땀방울을 흘렸다고 생각해보라"며 모래먼지로 가득한 하늘을 가리켰다.

그러나 맨주먹으로 사막을 옥토로 탈바꿈시킨 선배들의 도전정신에 후배들의 기술력이 보태지면서 해외건설 44년째를 맞은 한국 건설업체들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이른바 '초청 수주'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플랜드 분야에서도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발주처들이 많아졌다"며 "예컨대 카타르 라스 라판 GTL 현장의 경우 최대 1만명의 인력을 한꺼번에 동원해야 하고, 자재를 적기에 조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능력을 갖춘 업체가 흔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건설은 토목의 경우 준설과 항만, 건축에서는 병원, 오피스빌딩 등 특수건축, 플랜트 쪽에서는 가스, 석유화학, 정유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경쟁력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발주가 잇따르고 있는 중동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지난달말 현대건설 서산연수원에서 40여명의 해외 지사장과 현장소장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해외사업회의에서 당초 47억달러였던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65억달러로 올려잡은 것도 제2의 중동특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해외건설 역시 유럽과 일본 등 선진업체와 중국과 인도 등 후발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아직까지 일본과 유럽 선진업체에 비해서는 엔지니어링과 프로큐어먼트(procurement,적시적소에 자재를 동원하는 능력) 능력이 뒤쳐지고 있으며, 우리의 우수한 시공능력도 중국과 인도에 따라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현대건설이 비록 국내 최고의 건설회사라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다른 업종과 달리 800여명의 해외근무직원들에게 자녀학자금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 사장으로서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 선배들과 달리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물려줄 현대건설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과 애사심을 바탕으로 오늘도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는 임직원들이 자랑스러우며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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