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미디어워치 3호가 나왔습니다. 소통포럼 관련 기사 이외에도,
1. 진중권 참여 한예종 30억대 부실사업 의혹 눈덩이
2. 김미화 불리한 기사 모두 삭제하라
3. 신문위기 주범 방치하고 "국민세금 내놔라?"
4. 미디어위원회를 정치투쟁장으로 왜곡하는 언론
5. 정부지원도 받고 돈도 벌고 연합뉴스 논란 점화
6. 언론이 만들어낸 9월 위기설과 3월 위기설
등등의 기사가 수록되어있습니다..
주간 미디어워치는 서울 지역 전역 지하철 가판대에서 판매되고,
동국대 문화학술원 대중문화연구소가 주최하는 소통포럼 제 4차 ‘진보와 보수의 공유지대를 찾아서’가 3월27일 동국대학교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소통포럼은 전북대 강준만 교수, 동국대 조흡 교수 등이 발족 3차 세미나까지 마친 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 고재열 시사인 기자 등이 추가로 참여 4차 세미나를 열게 된 것. 이번 포럼은 ‘이론적 접근을 통한 공유지대 모색’이라는 주제 하에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와 한신대 윤평중 교수가 함께 발제를 맡았고, 첫 토론 주제인 ‘정치적 실천의 방법으로서 공유 가능성’에 맞춰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와 민기획 대표이자 정치평론가 박성민 대표가 토론을 펼쳤다. 한편 두 번째 토론인 ‘청년세대의 관점에서 본 중간지대’에서는 시사IN 고재열 기자와 실크로드CEO포럼 회장이자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인 변희재 회장이 토론을 벌였다.
제 4차 포럼은 진보적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다. 조 교수는 “현 단계 한국의 보수주의는 보수주의, 자유주의, 진보주의의 삼분법 중 자유주의를 내포하지 못했다”며, “한국의 보수가 수구 극우반공주의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자유주의 세력은 존립할 수 없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자신이 보는 한국의 자유주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귀결되며, 대표적인 자유주의자는 강준만 전북대 교수라 지칭하기도 했다. 보수진영 일각에서 좌파로 분류되는 정치세력과 지식인이 오히려 자유주의 노선이라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과 강준만이 자유주의 노선이다
조 교수는 또한 “현 정권의 반북주의적 정체성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자유주의적 보수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전향 보수우파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수 내에서 입바른 소리도 하고, 자유주의적 정체성을 유지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며 “이들이야말로 체제 경쟁시의 반북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종류의 대북개념을 생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권력을 쥔 보수가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야 좌우소통이 이뤄질 수 있고, 이는 신보수세력이 들어와 안정화를 꾀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조 교수는 진보좌파 진영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보수와 공존을 모색하지 않는 장외투쟁세력을 급진진보세력으로 규정해야 한다”면서 “이들은 제도화된 틀 밖에서 제도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세력이므로, 성찰성을 못 가져도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와 다른 제도화된 진보좌파세력에는 다른 덕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재는 급진진보세력과 제도화된 사회세력이 분리가 안 돼 문제가 생긴다”면서, “제도화된 진보세력은 통치의 능력을 발휘 다변수적 접근능력을 갖춰야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이에 실패했다”며 진보진영의 성찰을 촉구했다. 즉 투쟁의 미덕이 통치의 미덕으로 승화되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조 교수는 과잉 정략화된 언론 상황에 대한 해결을 위해 각자의 계급적, 정치적 관점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공정성 확립과 자신의 계급적 관점에 대립되는 것에 대해 최소한의 공간을 제공하는 개방성을 요구했다. 즉 “진보언론은 보수언론 입장을 자주 등장시키고 보수언론 역시 장기적으로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진보의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전제조건으로는 서로 간 ‘왜곡의 제어’를 들었다. 진보인사가 보수언론에 나왔을 때, 보수인사가 진보언론에 나왔을 때, 조금씩 편집성향에 따라 왜곡되면서 서로 기피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황우석, 광우병 촛불은 객관성과 합리성이 과소평가되는 사례
반면 중도적 자유주의 노선의 한신대 윤평중 철학과 교수는 사회 양태, 행동 양식의 두 극단을 먼저 들었다. 먼저 가치판단이 사실판단을 압도하는 지식사회 풍습을 지적, 사실과 합리성에 대한 존중이 좌우소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라 강조했다.
윤 교수는 한국사회 문제의 철학적 핵심으로 “일반적으로 보수진영에서 기득권 세력의 정당화 논리로 살아남는 자가 옳다는 약육강식의 사회진화론을 경계해야 하며, 진보진영에서는 가치판단이 사실판단을 압도하는 진리의 정치 헤게모니가 문제”라며 양 진영의 문제점을 들었다.
이어 “이러한 양 진영의 두 극단적 사고가 적대적으로 상호교차하면서 이성적 소통과 조정의 중간지대가 부단히 침식되고 있다”며 과학적 사실의 중요성을 강조, “사실과 객관성에 대한 존중이 이성적 사회를 위한 정초점”이라 주장했다.
윤 교수는 사실과 객관성 합리성이 과소평가되는 한국문화와 다중 심리의 사례로 황우석 사태, 광우병 촛불 사건, 북한에 대한 판단과 민족통일담론, 이명박 정부의 법치주의 과잉 등등을 들었다. 과학적으로 진실이 밝혀진 황우석 사건이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것이 한국사회의 완강함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또한 광우병 촛불사태에 대해서도 “한국진보가 대중의 분노와 공포에 평승하거나 부풀렸던 것은 한국진보의 약한 고리로 남을 것"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진보언론의 경직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계간지에 리영희 교수를 비판한 내용이 중앙일보에 실리자, 한겨레신문에 동국대 홍윤기 교수와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이를 비판했다”며, “한겨레신문에 반박칼럼을 보냈지만 게재되지 않았다”고 진보언론 한겨레 측의 편협함을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윤 교수는 “자유주의를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가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아닐까”라며 “자유주의는 한국적 맥락에서는 보수적 가치가 아니다”, “진정한 자유주의는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단히 진보적인 실천적 함축의 의미를 갖는다. 이런 급진적 자유적인 이론기획에 대해 중도적 자유주의 헤게모니를 확장시키고 최대화시키는 것이 한국사회 실천문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전 경쟁하자면 누구편이냐 따져묻는 풍토
발제의 순서가 끝나고 ‘정치적 실천의 방법으로서 공유 가능성’에 대해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와 정치컨실팅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의 토론이 이어졌다. 유 박사는 “최근에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보수언론에서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유포의 수사 필요성을 제기, 진보언론에서는 주로 성상납의 철저한 조사를 강조, 연예계 뉴스조차도 보수와 진보 논리가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MB와 반MB 지지층이 사생결단으로 대결할 때 나는 공정한 비전의 경쟁을 강조했다”며 “반MB층의 반발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MB라고 해서 나라가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진 않았을 것인데 장기적으로 비전의 경쟁을 주문하면 너는 도대체 누구 편이냐라는 질문부터 한다”며, “이러한 풍토가 서로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소통부재의 책임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 모두의 책임”이라며 “정권들이 서로 다른 진영 간의 소통을 차단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며 정권을 비판했다. 또한 현 상황에 대해 “보수진영에서는 교조적인 보수 쪽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고 진보 역시 교조적인 세력이 대치하고 있어 이 같은 구도와 지형 속에서는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가치와 사고를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공존을 위한 룰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단 선거로 당선된 상대방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는 인정하되, 선거에서 이겼다고 해서 무제한적 위임이 아니라는 점도 정권을 잡은 쪽에서 인정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진영의 전쟁은 개인전에서 단체전으로 확산
반면 박성민 대표는 양 진영의 갈등이 깊어지는 이유에 대해 “지금 보수와 진보간의 싸움에 진영과 진영 간의 전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개인 경기였다면 개인 경기는 응원만 할 뿐인데 2000년대 들어와서 단체경기로 변했다.”며, “축구경기처럼 정치권을 비롯 경제, 언론, 학계, 시민단체가 집단적 패거리 진영에 가담해서 치고 박고 싸우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 “이렇게 정략이 과잉되는 것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정치적 패배를 넘어 경제적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역시 대안으로는 “일단 양진영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특히 진보진영을 겨냥 “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단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민노총, 전교조 등 진보진영의 시민사회의 신뢰가 추락하기 때문”, “서로를 향해 비판하기 전에 내부비판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여전히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유지되는 이유 역시 “세계에서 맹활약하는 대기업과 스포츠스타 등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진보진영에서도 최소한 90년대 이전처럼 사람 하나하나를 강조하는 휴머니즘을 회복해야한다”고 충고했다.
결론으로는 “정치는 쌍으로 존재, 보수든 진보든 한쪽이 무너지면 같이 무너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 생각한다. 미국의 오바마 현상처럼 20대와 10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자유주의 정당의 등장을 고대한다”며 정치영역의 구조변화를 기대했다.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상전향을 비판하는 언론
제 2토론은 고재열 시사인 기자와 변희재 실크로드CEO포럼 회장이 ‘청년세대의 관점에서 본 중간지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미 고재열 기자와 변희재 회장은 각자 운영하는 독설닷컴과 빅뉴스에서 변 회장의 사상전향의 문제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재열 기자는 “사상전향이라는 표현은 잘못되었다”고 전제한 뒤, “실크로드CEO포럼과 조선일보가 공동기획을 하는 부분 등 예전 안티조선의 논리와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다”고 변 회장에 질문을 던졌다. 소통의 대안으로는 “일단 자주 만날 필요가 있고, 서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며, “일단 논의를 하게 되면 구체적인 사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변희재 회장은 “단지 고재열 기자 뿐 아니라 내가 한나라당 추천으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참여하니, 프레시안, 데일리서프라이즈 등등에서 집요하게 사상전향 문제를 거론했다”며, “사상 전향을 말하려면 내가 어떤 사상을 갖고 있었는데 어떤 사상으로 바뀌었는지 입증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 뒤, “나는 대학시절부터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을 원천으로 삼았지만 내가 사상을 전향했다 비판하는 언론은 이런 사실조차 모른다”고 언론의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남의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상전향을 논하는 행태야말로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논의가 얼마나 천박한 수준인지 단적으로 드러내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회장은 양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는 이유로 “이념대결과 사상투쟁도 아닌 것 같고, 밥그릇 싸움 양상”이라며, “언론계만 해도 KBS, MBC, 방통위, YTN, 언론재단 등등 정권의 향방에 따라 줄 수 있는 자리가 너무 많다”, “노무현 정권 시절 안티조선 운동을 이끌었던 민언련 등에 참여한 사람들치고 한 자리 안 차지한 사람이 있었냐”며, “현 정권의 언론계 낙하산 문제도 이미 노무현 정권 때 하던 걸 따라하는 수준”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좌우갈등 해소의 대안으로는 “386 이하 젊은 세대는 이념적 성향이나 패거리의식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양진영의 구도가 무너질 것”, "이 때문에 청년들을 위해 인터넷경제 개혁, 대중문화 개혁, 청년창업 정책 등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크게 올라가며 미국의 오바마 현상을 재현하면서 새로운 판이 열리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소통포럼, 대화하면 할수록 공유지점 늘어
이번 소통포럼의 4차 세미나는 조희연, 윤평중이라는 한국 사상계의 거장들이 참여 매우 진지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방청객은 물론 토론참석자들조차도 “근래 보기 힘든 훌륭한 토론이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윤평중 교수는 “노선이 크게 달라보였던 조희연 교수의 의견에 별다른 이의가 없다”며, “대화를 하면 할수록 공유지점은 더 늘어날 것”이라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소통포럼은 4차 세미나에 이어 5차, 6차 세미나를 마친 뒤, 이 내용을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까페나 홈페이지를 개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었다. 좌우 양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는 2009년, 소통포럼의 기획에 언론계와 지식계의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