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방문진 이사직에 지원했을 당시, 나는 좌파언론단체 측 지인에게 KBS와 방문진 이사직 지원자들 중 원하는 사람을 불러, 공개 공청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물론 KBS 이사직에 지원했던 김민준 실크로드CEO포럼 이사는 반드시 참여하고 검증 패널에 우파언론단체 측의 지원도 약속을 했다. 이 건은 성사되지 않았고, 좌파언론단체는 별다른 이유없이 우파단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나를 비롯하여 여러 명을 부적격자 후보라 낙인 찍었고, 결국 좌파세력 측의 상상을 초월하는 결사적인 반대로 나는 탈락하게 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방문진 이사 공개 공청회 때 패널 전원을 MBC 노조 측 인사로 구성해도 당당히 이들 앞에서 “MBC는 지금 한참 잘못되어있고, 내가 방문진을 통해 다 뜯어고치겠다”고 말할 자신이 있었다. 즉 방문진 이사 선임이 공개적이고 투명하면 할수록 선임여부를 떠나 나의 MBC 개혁관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방문진 이사들이 MBC 개혁에 역부족이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MBC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나를 떨어뜨린 친노좌파 언론세력의 선택은 그들로서는 올바른 판단이었다. 아마 내가 방문진 이사가 되었다면, 젊은 여성 아나운서의 성을 상품화하여 뉴스로 팔아먹는 MBC 보도국 제작진들, 수시로 토론프로그램을 조작해온 ‘100분토론’팀, 무능을 넘어 멍청함의 극치를 보이며 포털에 콘텐츠를 팔아넘기는 MBC 인터넷경영진, 시청자위원을 밀실 내정해버린 엄기영 사장 등은 뼈도 못 추렸을 것이다.
MBC 철밥통들, 국민의 눈을 영원히 속이는 것은 불가능
다만 그런 식으로 해서 언제까지 국민의 눈을 가리며 자신들의 철밥통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집에 가서 자신들의 자녀들의 미래를 염두에 두며 성찰해보라. 시간이 문제일 뿐이지, MBC의 개혁은 역사적 필연이다.
지난해 실크로드CEO포럼의 장원혁 사업기획위원장이 지원했을 때도, 우리가 KBS 측에 요청했던 것은 후보자들에 대한 공개 공청회였다. 장원혁 위원장은 대학시절부터 인터넷과 뉴미디어 관련 벤처공모전을 모두 휩쓸었다. 실크로드CEO포럼 내에서 수상경력으로 보자면 따라올 자가 없다.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도 가장 앞서있다.
이번에 지원한 여원동 수석부회장의 경우도 역시 대학생 창업가 출신으로, 뉴미디어 사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뉴미디어와 대중문화의 시대라면 젊은 기업가들이 낡은 방송권력 출신들보다 KBS 사장직을 더 잘 수행할 것은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입증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시절 당시 페이스북이라는 인터넷기업의 창업자인 25살의 크리스휴즈는 오바마의 인터넷선거와 정책을 이끌었다. 그리고 당선 이후 백악관에서 역시 인터넷정책을 담당했다. 미국에서 크리스휴즈를 포함한 오바마세대들에게 “아직 경륜이 부족하다”라고 비판하는 여론은 없었다.
미국까지 갈 것도 없이 현 이명박 대통령은 산업화 시대에 20대 후반의 나이에 현대건설 이사를 거쳐 34살에 현대건설 사장에 임명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장을 할 당시의 현대건설은 대한민국 1등 기업이었다.
노무현 정권 당시 나는 29살 때 KBS 시청자위원직을 2년 간 역임했다. 그때 같이 참여했던 좌파 측 인사들에게 물어보면 알겠지만, 그 누구보다 가장 성실히 역할을 했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방송계 내부에서 대중문화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에 젊은 시청자위원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여, KBS는 물론 MBC에서도 그 이후 20대 시청자위원이 계속 발탁되었다.
그런데 34살 때 현대건설 사장직을 훌륭히 수행한 이명박 정권 시대에 놀라울 만큼 젊은 세대에 대해 폄하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내가 방문진에 지원했을 때도 나이 이야기가 나왔고, 이번에 여원동 수석부회장이 지원했을 때도, 나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문원 실크로드CEO포럼 전문위원이 임명된 것을 제외하고는 MBC, SBS, YTN까지 20대는 물론 30대 시청자위원도 찾아볼 수 없는 압흑의 시대가 도래해버렸다.
나로서는 공영방송 사장이나 이사직을 무능하고 낡은 인물들이 계속 돌려가며 해먹어서 얼마나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완전히 미쳐가고 있는 MBC나, 죽어가는 공룡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KBS를 볼 때, 양심이 있는 자라면, KBS와 MBC의 경영진에 경륜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는 주장은 못할 줄 안다.
외부에서 실크로드CEO포럼의 공영방송 경영직 지원을 평가하듯이 떨어질 것 뻔히 알면서 지원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나와 김민준 이사는 압축후보자까지 들었듯이, 충분히 임명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임명이 되면 그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 이를 입증할 기회만 주면 된다.
KBS 사장 후보 검증과정, 모두 KBS 프로그램으로 생방송해야
우리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KBS계약직 노조의 홍미라 지부장도 KBS 사장직에 지원했다. 비정규직 해고 문제를 풀겠다는 것을 사장 지원 공약으로 내세운 듯하다. 홍미라 지부장이 과연 KBS 전체를 놓고 비정규직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학습과 고민을 어느 정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만약 비정규직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지원했다면 우리와는 다른 태도이다.
다른 방송사라면 몰라도, KBS 정도라면 지원자들을 불러놓고, 바로 KBS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 KBS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국민 앞에서 검증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KBS는 수신료 인상 문제가 걸려있다. 그 어떤 정권이 잡아도, 국민의 80% 이상이 동의하지 않고서는 수신료 인상이 불가능하다. 사장 스tm로 국민의 설득을 구해야하고, 그 설득은 사장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원동 수석부회장이 소속된 단체 대표로서, 현 KBS 사장 추천위 인사들에게 여원동 수석부회장과 홍미라 지부장을 반드시 5배수 후보자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한다. 또한 그 5배수 후보자들은 공개 면접 정도가 아니라 공개 토론회 더 나아가, 이 토론 자체를 KBS 프로그램을 통해 생중계해야 한다는 점도 요청한다. 이 점에서는 오히려 야당 측 추천위원들과 입장이 같다.
어차피 KBS 사장은 한 명이다. KBS 이사회에서 사장으로 임명하겠다고 점찍은 사람들 3명을 후보자로 넣어 검증하고, 나머지 2명은 20대와 30대들을 배려하여, 우리에게는 실력을 입증할 기회, 홍미라 지부장에게는 억울함을 호소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아류 386 고재열은 시사IN의 성공을 가장 큰 꿈으로 삼을 줄 알아야
마지막으로 고재열 기자가 나를 거론하며 수석부회장이 KBS 사장직을 지원한 것을 보니 나의 꿈이 방통위원장이냐고 묻는 저질 개그를 해놨기에 분명히 못 박아둔다. 나를 비롯한 실크로드CEO포럼 회원들은 모두 자기 회사를 갖고 있다. 우리들의 꿈은 논란의 여지없이 자기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즉 나의 꿈은 미디어실크HJ라는 회사를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이상의 꿈이란 존재할 수 없다. 우리가 공영방송 경영직에 계속 지원하는 이유는 고재열 기자의 타락한 시선처럼 한 자리 하겠다는 게 아니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젊은 실크세대 상을 방송에 방영시키기 위해 회사의 이익을 포기하고 헌신하자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의 회사를 키우면서도 끊임없이 공영방송 경영직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권에서 진입에 실패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대대적인 조직활동을 펴나가며, 우리의 정책과 뜻을 반영할 수 있는 정권을 창출하여, KBS, MBC, EBS, YTN 등의 경영직과 시청자위원직을 모두 차지하여, 방송권력을 청년 실크세대에 봉사하도록 바꿔놓겠다.
나는 고재열 기자야말로 자신이 소속된 시사IN을 세계적인 전문 주간지로 키우는데 밤새 노력하기를 권한다. 쓸데없이 정치판 기웃거려서, 설사 정권 잡아 한 자리 해도, 자신의 터전을 만들어놓지 못하면 영원한 정치 브로커로 전락된다. 최근의 그의 글을 보면 이미 정치 브로커가 된 듯하다.
대체 나이를 얼마나 먹었다고 벌써부터 무능력한 386세대의 전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안스러울 따름이다. 어차피 남의 기관인 방문진 이사나 KBS 사장이나, 방통위원장보다 탄탄한 주간지 시사IN의 기자가 훨씬 명예로운 직함이라는 점을 시사IN의 경영진은 고재열 기자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주기 바란다. / 변희재
* 글을 올린 이후, 결국 KBS 사장 후보로 김인규, 강동순, 이병순, 이봉희, 홍미라 5인으로 압축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야권 추천위원들은 분명히 홍미라 지부장을 5배수에 넣을 것이 확실했었기 때문이다.
야권 측이 여성과 비정규직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이번 추천후보에 반영했던 반면, 여권 측 추천위원들은 젊은 세대의 도전이라는 명분을 그대로 무시했고, 이 역시 예상했던 일이다.
다음주 미디어워치 기획기사로 나갈 예정이지만, 우리가 알아서, 우리 스스로 세력화하여 정권을 만들고, 인터넷경제와 문화 권력을 교체해나갈 것이다. 이번 KBS 사장추천위의 여권 추천위원들에게 아주 심각한 유감의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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