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정규 4집 앨범 수록곡 ‘스캔들(Scandal)’로 언론에 대해 거침없이 독설을 퍼부었다. 이효리는 지난 4월 12일 발표한 4집 앨범 ‘스캔들’에 ‘기가 막힌 스캔들, 독이 발린 스위트 캔디(Sweet Candy), 웃지 못할 스캔들’이라는 가사를 통해 그간 언론의 잦은 스캔들 기사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스캔들’에서 “오늘 아침 기사래. 밥을 먹은 건 딱 한 번 뿐인데. 날 찾았대. 그 잘난 입들로 그래 신들 나겠지. 나조차 모르는 X맨 내게 알려줘. 난 답답해 미쳐. 뭘로 증명해”, “나는 사랑했었고 이별도 했겠지. 누구를 콕 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네가 아는 것 중에 반은 다 소설인 걸”이라는 가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의 압권은 곡 후반부에 기자 역할을 맡은 남성과 가상 독설 공방을 벌인 부분이다.
이효리, 재벌2세와의 스캔들성 보도로 큰 피해 입어
여보세요
-예 이효리씨 저 김기자인데요 열애설 사실입니까?
아닙니다
-에이 결혼하신다든데 사실이죠?
아니라구여
-에이 다 알구 전화했그등여 사귄지 얼마나 되써여?
아니라고
-뭐? 야 너 반말한거야 나한테?
그래 반말했다 너 나보다 어리잖아?
-야 나 기자거던? 야 너 나 한방에 보낸다 너? 조심해?
뭐 어딜 보내? 안드로메다로 보낼거냐 어?
-야 나 이거 녹음 다했다 나 올린다 올려?
올려라 올려 씨x 어쩔건데 니가
-야 씨X 야 너 XX 야 너 씨X 뭐야 이효리면 다야?
이효리는 이에 대해 “가사는 다른 분이 썼지만, 전화 애드리브는 제가 생각해 낸 거였어요. 원래는 그 부분이 비어 있었는데 너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화하는 내용을 넣은 거죠. 그래서 즉흥적으로 녹음했죠. 힙합 스타일의 음반이니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어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즉 기자와의 말싸움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니고, 재미를 위해 삽입했을 뿐, 언론에 대한 적개심 표출도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 측에서 언론으로부터 반발을 사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러니 이효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좀 후련한 느낌이 들었어요”라며 그간 스캔들 기사 탓에 속앓이를 했다는 점도 아울러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효리는 핑클 활동을 접고 ‘10minutes'으로 섹시함을 부각시키며 솔로로 데뷔한 이후 여러 가지 스캔들성 기사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되었던 스캔들은 2008년 재벌2세와 하이야트 호텔 수영장에서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되었던 사거이다. 일반적인 스캔들 기사의 경우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뜬소문‘이라며 넘기는 관례를 벗어나, 이효리는 눈물까지 보이면서 해명했다. 소속사 역시 “한 언론매체가 공개한 사진이 악의적 의도를 갖고 유포됐다며 이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대응을 고려 중이다.”, “사진이 찍혔던 곳에는 10여명의 친구들이 함께 있었는데 유독 이효리와 최씨가 둘이 있는 장면만 촬영해 유포한 것은 악의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 “이러한 보도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므로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재벌 2세와의 스캔들 파동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스캔들 기사는 아니었지만 이효리로서는 심각한 수준의 명예훼손을 당한 사건도 있었다. 2005년도에 데니의 ‘KISS the RADIO’ 프로그램에 GOD의 김태우가 게스트로 출연하여 가수 ‘비’와 전화를 연결했는데, 방송 중인 줄 몰랐던 ‘비’가 “형, 나 이효리 따먹” 이 발언을 했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간 것. 당시 ‘비’의 소속사였던 JYP 측에서 즉각 법적 대응을 하고, 각 포털에서 검색 차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근거없는 루머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는 마치 사실인 양 전해지고 있다.
스캔들을 적극 활용하는 연예인들의 마케팅
그러나 이러한 연예인에 대한 스캔들이 전적으로 언론사의 루머성 기사 때문만은 아니다.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인기 관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스캔들성 루머를 퍼뜨리기도 한다. 이효리 역시 이와 비슷한 사건을 겪기도 했다. SBS ‘패밀리가 떴다’는 함께 출연하는 남녀 연예인들끼리 연출로 스캔들을 내는 구성을 활용한다. 이때 이효리와 박예진, 가수 김종국도 그 역할을 맡게 되었다. 특히 MC인 유재석이 “너 종국이하고 데이트 했더라. 너 잘 왔다 너 효리랑 데이트했지?”라는 발언을 하여, 이효리와 김종국의 스캔들이 인터넷상에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가수 김종국은 이효리가 4집 활동을 재개하기 직전 “사실 패밀리가 떴다 출연진들 중에서 이효리와 제일 어색한 사이다. 휴대폰 번호조차 모른다.”며 스캔들 루머를 부인하기도 했다.
특히 KBS, MBC, SBS에서 연예인들이 한꺼번에 출연하는 버라이어티 형식의 프로그램, 케이블에서는 연예인들의 심경 고백을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포털에 뉴스공급을 하는 인터넷 연예뉴스가 범란하면서, 오히려 연예인과 기획사에서 스캔들성 발언을 언론에 흘리는 마케팅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채영이 “8-9명의 남자 연예인에게 대시받았다”, 소녀시대의 태연이 “남자 연예인에 대시받아 흔들린 적 있다”, 배우 이정현은 “남자 연예인에게 연인을 빼앗긴 적 있다”, 가수 ‘비는 “총 4번의 연애를 했고 그중 연예인이 있다 없다 말할 수 없다”는 등의 과거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연예인들이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마케팅을 하다보니, 기자 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조차, 한 프로그램에서 연기하는 남녀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추측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연예계에서의 스캔들 루머가 종종 사실로 드러나기 때문에 대중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 설경구와 송윤아의 스캔들이 나돌았고, 결국 이들은 결혼을 하면서 연예계의 루머에 신뢰성이 부여된 것이다.
배우 김가연과 프로게이머 임요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김가연은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8년 연하의 유명인과 스캔들을 내줘 감사하다"며 "다음 기회에 또 나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김가연의 소속사는 ”김가연과 임요한이 2년째 열애 중이다“라며 스캔들을 인정하기도 했다.
결국 무너지는 것은 언론
이러한 한국 연예계와 연예인들의 속성 상, 연예 언론의 스캔들 기사는 필연적이다. 이 때문에 이효리 역시 “대중의 사랑을 받다 보면 당연히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겠죠. 이제는 감수하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연예인이 아니라 언론이다. 연예인들의 스캔들 혹은 신변잡기 마케팅에 언론이 전적으로 놀아나면서, 언론의 신뢰와 권위가 급격히 추락하며, 연예저널리즘은 완전히 몰락하게 되었다. ‘스캔들’의 당사자 이효리의 2003년도 솔로 1집의 수록곡 ‘10minutes'의 열풍 이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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