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언론계에서 신입 기자 채용과 교육에 대한 문제는 늘 논란의 대상이다. 이 덕에 조선일보, KBS 등 유력 언론사들은 조금씩 조금씩 채용 방식을 유연하게 바꾸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수별로 대규모 공채를 하여 집단 훈련을 시키는 근본은 유지된다. 이번 KBS 35기 기자들의 ‘김인규 사장 퇴진 성명서’에서 드러난 신입기자들의 사고력과 문장 구성력 수준이 턱없이 떨어지는 것도 이러한 유력 언론사들의 낡은 채용과 교육 방식 탓이다.
미국의 경우 주로 지역 언론사에서 쌓은 경력으로 중앙 언론사에 진출한다. 물론 미국은 한국과 달리 철저한 지방자치제로서 지역 언론의 위상은 중앙 언론 못지않게 높다. 즉 언론사의 등급에 따라 낮은 곳에서 위로 올라간다기 보다는 기자 개인이 착실하게 실력을 기른 뒤, 스스로 언론사를 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미국 언론사의 특성 상 한국과 같이 기수별로 집단성명을 내는 유치한 일이 벌어질 수 없다. 기자 개인은 오직 기사 실력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기자 아카데미 제도를 통해 기자를 양성한다. 마치 로스쿨이나 MBA 같이 학부 졸업생이 약 2년 간 공적인 기자 교육과정 이수를 통해 기자로 성장하는 것이다. 일본은 개별 언론사가 신입 기자를 채용하되, 대부분 언론사에서 출판사와 잡지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기자 훈련은 주로 출판 잡지사에서 시행된다. 아무래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출판사 경력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KBS와 MBC의 운동권 신입생 수준의 기자, 채용방식의 문제
한국의 언론사는 이런 미국, 프랑스, 일본의 장점을 단 하나도 취하지 못한 채, 사실 상 최악의 방법으로 기자를 채용하고 있다. 대학 시절 그룹별로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여, KBS, MBC,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유력 언론사 입사만을 바라보도록 하고 있다. 대학교 4학년에 유력 언론사에 입사하게 되면, 단 한 번의 세상교육도 받지 않고 그대로 유력 일간지에서 위험한 기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KBS 35기 기자들의 성명서라던지, MBC 젊은 기자들이 유아 수준의 기사를 남발하게 되는 원흉이다.
이런 방식의 채용은 비단 해당 매체의 기자 수준 뿐 아니라 언론계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미디어워치에서 주최한 20대 매체비평경연대회 수상자들 중 2-3년씩 언론사 입사 준비만 하고 있는 지망생들이 있었다. 전문적인 인터넷신문에서 실력을 쌓고 중앙매체로 입사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한번 마이너매체에 있으면 중앙매체 진출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최근의 현실은 꼭 그렇지는 않지만, 언론사 지망생들 스스로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게 곧 현실이다.
실질적으로 기자 활동을 하지 않은 언론지망생이라면 해당 언론사에서 3차, 4차 면접까지 해봐야, 그 기자의 진짜 능력을 간파하기 어렵다. 또한 자사의 편집방향에 걸맞는 기자를 모집하기도 쉽지 않다. 여전히 20대 언론지망생들 사이에서는 시대착오적인 안티조선 논리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라 하더라도, 안티조선 의식에 몸과 마음에 젖어있는 20대 기자를 채용하게 될 위험성은 피해갈 수 없다. 그러니 KBS, MBC 등 이미 친노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미국 프로야구의 ‘팜’ 시스템을 적용시키는 것이다.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를 메이저리그라 치자. 그 밑에 주간지, 출판사, 인터넷신문 등이 트리플A나 더블A 등 마이너리그가 된다. 마이너리그라 해서 기분 나빠할 이유는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를 평정할 슈퍼스타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마이너매체에서 최소 3년 이상 경력 쌓은 자만 유력언론사 입사할 수 있도록 해야
미국의 야구단은 최소 3개 이상의 마이너리그 야구단을 함께 운영한다. 한국 언론사 역시 출판사, 주간지, 월간지를 함께 운영하지만, 미국 야구단과 달리 이들 마이너매체에서 본지로 옮기는 일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카스트제도처럼 한번 주간지 기자로 입사하면 중앙일간지로 이직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똑같이 언론사 입사를 준비한 20대 언론인이 채용담당자의 한번의 선택에 따라 평생 메이저매체와 마이너매체의 신분이 결정되는 매우 비합리적인 구조인 셈이다. 필자는 사석에서 중앙일간지 데스크를 만나면 다음과 같은 채용방식을 제안한다.
“조선일보라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주간지, 월간지 이외에 10여개 정도의 인터넷신문과 주간지를 선정하라. 조선일보든, 주간조선이든, 월간조선에 입사하려면 조선일보사가 선택한 10개 매체에서 최소 3년 이상 경력을 쌓을 것을 채용 기준으로 삼아라. 그럼 조선일보는 자연스럽게 10개 매체에서 활동하는 기자의 모든 것을 파악하게 된다. 실수로 어설픈 운동권 수준의 기자를 채용할 위험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20개 매체에서 3년 이상 활동한 기자 중 조선일보사에 입사를 원하는 기자는 해당 매체의 추천서를 받아 조선일보사에 지원한다. 조선일보사가 만약 이 기자를 채용하게 된다면, 해당 매체에 약 2천만원 정도의 과거 훈련비를 지급한다. 그러면 해당 매체에서는 유력 언론사에 기자를 빼앗긴다는 상실감 없이, 오히려 더 많은 기자를 조선일보사에 입사시키기 위해 철저하게 훈련을 시킬 것이다. 조선일보 역시 1년에 10명의 기자를 채용하면 이적료로 2억원이 들어가지만, 그간 신입기자의 채용과 교육을 위해 투입된 비용과 리스크를 감안하면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다. “
인터넷신문사 등 마이너매체의 최대 문제는 자신의 기자들이 어차피 유력 매체로 이직을 원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기자의 성장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신문사는 오직 포털 송고용 기사만을 위해 하루에 20여개씩 기사 생산을 의무화하기도 한다. 이런 환경에서 기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그러나 유력언론사의 신입기자 채용 관련 계약을 맺은 업체라면,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기자를 입사시키려 할 것이다. 1년에 3명만 입사시켜도 6천만원의 기자 훈련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력 매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기자 공급을 받을 수 있는 것 이외에, 강력한 연대 매체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자 채용 계약 관계가 장기적으로 진행된다면 자연스럽게 논조라던지 기사 방향에서 점차 공유할 지점이 생기게 되어, 유력매체는 물론 마이너매체 모두의 언론 영향력이 확대된다. 조선, 동아, 중앙이 친노세력의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타격받을 때, 이들이 도움을 청할 마이너매체가 하나라도 있었는지 검토해보면 이 방식의 장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 채용 계약에 따라 2천여개 인터넷신문사 변별력도 높일 수 있어
언론계 전체에는 인터넷매체들의 변별력을 높여 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인터넷신문은 약 2000여개이다. 이중 중앙일간지와 방송사에서 각각 10개씩만 계약을 맺으면, 중복되는 매체가 있을 것이기에, 50여개 정도 될 것이다. 그럼 2000개의 매체 중 의미있는 인터넷신문은 50여개로 정리된다. 정부 등 광고주 입장에서도 중앙매체와 계약을 맺은 인터넷신문만을 광고 집행 매체로 제한하여, 쓸데없이 무의미한 매체에 광고비를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
솔직히 변화를 두려워하는 한국의 유력 매체에서 이 안을 시행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미디어워치가 성장하면,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실력도 없고, 경험도 없는 운동권 신입생 수준의 기자들이 KBS나 MBC와 같은 공영방송에 입사하여 평생을 보장받은 양, 조작 기사를 써대며 날뛰는 일은 미디어워치의 성장과 기자 채용 방식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 변희재
주최: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콘텐츠유통기업협회, 실크로드CEO포럼
장소: 여의도 국회 건너 편 금산빌딩 412호
일시: 1월 둘째 주 화요일(11일)부터, 매주 화요일 1강씩 (저녁 7시30분 시작)
수강료: 10강 전체 3만 원 (수강료는 뒤풀이 비용으로 사용합니다)
신청: 변해룡 콘텐츠유통기업협회 사무국장 (02-761-0888)
취지: 예비 언론인들은 언론의 현실이나 언론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언론사에 입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입사 이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예비 언론인에 대한 교육은 몇몇 단체가 독점, 입사 전부터 특정 정치이념을 교육받게 된다. 이에 예비 언론인들이 10년 뒤 20년 뒤 대한민국 언론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개선된 교육을 시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강좌의 특징은 기사쓰기?편집 등 실무나 미디어 담론 등 이론이 아닌 현직 언론인들이 나서 현재 언론의 실제를 정확히 알려주는 데 있다.
1강: 대한민국 언론의 지형도와 미래-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1월11일)
2강: 방송기자의 현실-SBS 사회부 최효안 기자 (1월18일)
3강: 연예기자의 현실-김용호 스포츠월드 연예문화부장(1월25일)
4강: 기자와 독서-이한우 조선일보 출판팀장 (2월1일)
5강: 법과 언론-문재완 한국외국어대 법학대학원 교수(2월8일)
6강: 통일시대의 청년언론인의 역할- 김성욱 프리랜서 기자 (2월15일)
7강: 방송사 예능PD의 현실-KBS 예능PD섭외(2월22일)
8강: 기자의 윤리와 취재-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3월2일)
9강: MBC가 당면한 과제와 현실-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3월8일)
10강: 20대와 30대를 위한 언론인의 역할- 정해윤 미디어워치 논설위원 (3월15일)
미디어경영의 실제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주최: 한국국가전략포럼
장소: 여의도 국회 건너 편 금산빌딩 412호
강사: 이춘근(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김기수(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용철(전 서울시 시정개발원 연구위원), 황성준(전 조선일보 모스크바 특파원)
일시: 1월 둘째 주 목요일(13일)부터, 매주 목요일 1강씩 (저녁 7시30분 시작)
수강료: 10강 전체 3만 원 (수강료는 뒤풀이 비용으로 사용합니다)
신청: 변해룡 콘텐츠유통기업협회 사무국장 (02-761-0888)
취지: 대한민국은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고, 북한은 3대 세습으로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도 점점 높아진다. 이러한 때 대한민국 국론을 하나로 묶으며 주체적으로 대응, 한반도 통일을 신속히 이뤄내야 한다. 이러한 담론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격변의 시대 한국의 선택’ 강좌를 개강한다.
<역사>
제1강 세계사 흥망의 법칙 (1월13일)
제2강 우리 민족의 흥망 (1월20일)
강사 김용철
<국제정치>
제3강 왜 국제 정치를 알아야 하나? (1월27일)
강사 이춘근
제4강 9.11 사태와 중동, 그리고 중앙아시아 (2월10일)
강사 황성준
제5강 미국의 국력과 외교전통, 21세기 미국의 대전략 (2월17일)
제6강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2월24일)
강사 이춘근
<세계경제>
제7강 현대 세계 경제와 세계화의 이해 (3월3일)
제8강 미국 경제의 대외적 위상(경제패권) (3월10일)
제9강 중국 경제의 한계 (3월17일)
강사 김기수
<한국의 선택>
제10강 통일의 방정식과 한국의 대전략 (3월24일)
강사 이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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