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광주전라=박종덕 본부장)내년 4월 총선에 같이 치러질 순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깜'도 안된 분들이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불과 보름 전 15명의 인사가 출마의사를 내비쳤다고 한다.
전직 시의원부터 현직 시도의원, 전현직 고위직공무원, 의사,변호사,정치인,최고경영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 인사들이 출마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출마를 고려하는 인사들은 출마 저울질을 하기에 앞서 여러 고민이 따르겠지만, 지역과 국가를 위한 '공익적가치'에 대한 신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순천시장직에 도전하고자 하는 인사라면 적어도 공익적가치에 대해 본인 스스로의 사상적 체계가 정립되어 있어야 하고 나아가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어떤 자격과 요건을 갖춘 인사가 순천시장에 나서는 것이 순천시와 시민을 위해서 바람직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책선거로 가면 인물이 보인다
일단 선거과정이 정책위주로 가야 한다. 좁은 순천바닥에서 서로가 다 알고 있는 선후배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선후배가 아닌 후보가 어디있으며, 선후배가 아닌 유권자가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후보들은 좁은 바닥에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인맥관계를 더 이상 구차하게 활용할 생각은 하지말라. 학교 인맥도 더이상 따지지말고 종친회도 무슨 모임도 따질 필요가 없다.누가 적이고 동지인지 모른 상황속에서 치졸한 소문만 나돌기 때문이다.
이는 7명의 후보가 난립한 지난해 4.27 순천보선에서 입증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선 조직선거보다는 정책선거로 가야 한다. 순천과 같은 좁은 지역에서의 조직선거는 금품선거로 흐를 소지가 높고 결국 후보자들 돈만 축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선거를 통해 본인이 평소 갖고 있던 지역발전에 대한 구상과 전략을 검증하고 경쟁하면 됐지, 무슨 모임 쫒아다니며 표 달라고 해봤자, 따지고보면 받을 표도, 줄 표도 별로 없다.
후보들도 그런 곳에 돈 쓸 것 같으면 차라리 돈을 거둬 언론단체나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하는 정책토론회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해라. 오히려 그런 돈이 훨씬 가치있다.
순천의 그 많은 언론단체, 지금 뭐하고 자빠졌나?
이런 정책선거를 만들어 내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그런 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언론이다. 언론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또 다시 조직선거나 금품선거로 갈 수 밖에 없다.
순천시 홍보계에 따르면 순천시에는 100여개 이상의 언론사 기자들이 등록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단체도 3개 이상 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필자는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이른바 '무당파' 언론인이지만. 이 많은 언론인과 단체들이 이 엄중한 시기에 뭐하고 자빠졌는지 모르겠다.
광고단체도 아니고 언론단체라면 선거가 걸린 이 시기에 합동토론회나 포럼을 개최해 후보자들의 정견이나 정책발표를 청취하고, 후보자 검증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언론단체도 고민조차 하지 않고 있다.
돈이 없으면 후보들로부터 돈을 거둬서라도 토론회를 개최해야 되는 것 아닌가?
제대로 된 언론단체라면 후보자들을 불러다놓고 그 후보의 식견과 능력을 검증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런 조짐조차도 없다. 이게 지방언론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깜'도 안된 별의 별 사람이 시장에 나온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비리에 연루됐던 인사 출마여부,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순천시는 불행하게도 무려 3명이나 되는 전임시장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중도하차한 탓에 항간에 순천시 하면 '비리자치단체의 대명사' 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고 그나마 검찰출신 노관규 시장이 들어서면서 그런 부정적 이미지를 다소 벗겨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자면 그런 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가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본인 스스로 어떻게 처신하는 게 순천시민에 대한 도리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정치를 하지 않더라도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부 언론들까지 나서 그런 인사의 출마를 부추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는 평소 유난히도 순천시 공무원들의 '비위사실'을 적발하는데 혈안이 돼 있는 언론도 있어 눈에 띈다.
순천시정의 사소한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선 서슬퍼런 도끼눈을 뜨고 무차별적으로 까댈때는 언제고, 그런 인사의 출마에 대해선 오히려 두둔하고 있으니, 이게 제대로 된 언론인가 싶다.
게다가 부정비리 척결을 지상최대 과업으로 여기는 순천시민단체와 민노당마저 이 부분에 대해 별다른 얘기가 없다는 점도 희한하다.
순천의 시민단체는 정원박람회는 물론이고 순천시정의 사소한 문제까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순천시정에 대해 온갖 비판을 가한 바 있지만, 이번 시장선거의 자격요건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다.
평소 같으면, 시민단체로서 "적어도 이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사는 순천시장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는 정도의 성명서는 발표할 것 같은데, 평소와 달리 그런 주장을 하지 않고 있어 무슨 꿍꿍이 속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국회의원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노관규 전 시장은 정원박람회 성공개최를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재선에 성공했다. 본인주장에 따르면, 시장을 중간에 그만둔 것도 정원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예산확보 차원에서 결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선 여러 불신 섞인 말들이 오간다. 아무래도 노 전 시장의 경우 시장보다는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소신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노 전 시장 발언의 진실성 여부를 떠나 현실적으로 누군가는 정원박람회 관련 예산확보 문제에 대해 정치적부담을 져야 한다.
그 적임자는 정원박람회 성공적 추진을 약속했던 노관규 전 시장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정원박람회에 관해선 노 전시장 본인이 추진한 정책인만큼 성공적개최에 대한 정치적 부담 역시 본인이 지는 게 도리다. 이런 점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의 국회의원 출마는 '시의적절' 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노 전 시장은 그 전 시장들 처럼 비리 등에 연루돼 시장직을 사임한 게 아니며, 서울의 오세훈 전 시장처럼 재신임에 실패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기 순천시장에 나설 인사는 노 전 시장이 추진했던 순천시 최대현안사업인 정원박람회의 '성공적추진' 이라는 바톤을 이어갈 후보가 선택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정원박람회 성공개최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인사는 가급적이면 출마를 접어주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견해이다.
국회의원과 시장이 힘을 합쳐 똘똘뭉쳐도 성공하기 벅찬 정원박람회를 평소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을 가진 분이 시장에 당선된다면 정원박람회 성공적개최를 둘러싼 갈등은 눈에 안봐도 훤하기 때문이다.
광양만권 통합을 주도할 '광개토대왕' 과 같은 인사가 필요하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적 격변기에 놓여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 모두 권력교체기이며, 북한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의 첫 시험대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국내외적으로 권력재편기에 놓여있는 중대한 상황에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순천시 역시 인근 도시인 광양,여수 등 주변도시들과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나아가 섬진강권에 접한 남해 하동 등 광양만권 전체 도시가 통합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순천시는 광양만권의 중심도시로서 이 모든 행정구역개편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위치에 놓여있다.
따라서 차기 순천시장은 순천 주위 인근 도시를 '광양만권통합발전' 이라는 대의명분하에 통합에 참여시킬 수 있는 정치적역량과 실무적 경륜을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
즉 차기 순천시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인적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중앙정치의 큰 흐름을 감지하고 광양만권 현안을 꿰뚫고 있는 인사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순천시장에 도전한 15명의 인사들중에서 제대로 된 시장감을 반드시 가려내야 한다. 차기 시장은 순천시가 아닌 광양만권 전체의 향방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가려내는 것은 언론의 몫이지만 최종적인 선택은 순천시민의 몫이다.
순천시민들이 정책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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