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야권 이사들의 비신사적 이사회 참여 태도가 ‘경력관리’ 때문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들의 태도는 개선될 기미는 커녕 ‘생떼’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16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안광한 전 사장에 대한 ‘특별퇴직공로금’ 지급 건을 결의했다. 해당 안건과 별개로 MBC사내게시판에는 이른 바, ‘전관예우’ 성격의 자문 위임 계획과 지급액 등이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이완기 이사는 16일 ‘특별퇴직공로금’ 결의에 앞서, 이사회에 참석한 이은우 MBC경영본부장을 향해 “MBC사내게시판에 게재됐고, 인터넷에 떠 있다”면서 안광한 전 사장에 월 2천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언급했다. 그리고 사실여부를 물었다.
여타 이사들은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특별퇴직공로금’ 안건 처리 후 이완기 이사가 지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
동안 야권 이사들이 안건에 상정되지 않은 논제로 회의를 주도하고 이를 고영주 이사장이 너그러이 인용한 탓에, 불필요한
설왕설래로 비효율적 회의가 지속돼 온 폐습때문이다.
이와 함께, 여권 추천 이사들은 안광한 전 사장의 퇴직금
관련 사항은 ‘인사’문제에 해당된다고 판단, ‘비공개’ 회의를 주장했다.
그러나, 유기철 이사는 ‘인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큰소리 치며 회의 ‘공개’를 요구했다. 이완기 이사도 “퇴임한
사람이 다시 와서 일 하느냐?"며, ‘인사’문제가 아니라 주장했다.
여타 이사들은 ‘인사’에
해당된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말만 반복했다. 고영주
이사장이 MBC사내게시물 내용 사실여부 질의는 공개로 하고, ‘특별퇴직공로금’ 지급 결의는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절충안을 냈다. 이완기 이사는 받아들였지만, 유기철 이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은우 MBC경영본부장은 이완기 이사의 질의에 대해 사규에
자문위원제도가 있으며, 최문순 엄기영 김종국 사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게시물 내용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며 현재 안 전 사장의 자문위원 위촉여부를 논의 중이라 밝혔다.
사내게시물 논의가 끝나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려 하자, 고영주
이사장의 절충안을 받아들였던 이완기 이사는 돌연, “뭘 비공개로 합니까?”라며 태도를 바꿨다. 대답 않던 유기철 이사는 본인의 발언만 공개로
하라 주장했지만, 이인철 이사가 “회의를 혼자 하느냐?”고 반박한 데 대해 대꾸하지 않았다.
야권 추천 이사들의 이같은 행동은 마치, 본인들의 ‘활약’을 ‘공개’하는 것이 목적인 듯 해석될 여지를 남겨, 이들에 대한 ‘경력관리’ 논란은 한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날 결의과정은 비공개로 전환됐고, 안광한 전 사장에
대한 ‘특별퇴직공로금’은 지급하는 것으로 결의됐다.
한편, 방문진 이사회는
16일 이사회가 진행될 때 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 안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노조 기관지격인 ‘미디어오늘’은 이사회 하루
전(15일) “안광한 전 사장에게 수천만 원의 ‘특별퇴직공로금’ 지급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사회 안건과 함께,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라며 MBC사내게시물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16일 이사회에서 야권추천 이완기 이사는 MBC사내게시물의 진위여부를 추궁했고, 야권추천 유기철 이사는 ‘특별퇴직공로금’ 결의 과정 공개를 큰 소리치며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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