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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결심공판, “태블릿PC가 결정적” 변호인·언론 이구동성

특검·검찰은 의견진술 전체에서 ‘태블릿PC’ 딱 한번 언급, 도망 수준

상당수 언론이 최서원(개명 전 이름: 최순실)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보도하면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이자 핵심은 태블릿PC라는 정확한 인식을 드러냈다.



14일, 박영수 특검과 검찰은 결심공판 의견진술 논고(論告)를, 최씨 측 이경재변호사는 최후변론서를 각각 재판부에 제출했다. (바로가기: 특검·검찰 의견진술 전문, 최서원씨 측 최후변론서 전문)

그런데 양측의 최후 진술/변론을 살펴보면, 태블릿PC를 대하는 극명한 온도차가 느껴진다는 평가다. 

특검·검찰은 구형량을 밝히기에 앞서 밝힌, 의견 진술에 해당하는 논고 전체에서 태블릿PC는 딱 한번 언급 됐다. 특검·검찰은 제2장 ‘이 사건의 의미’에서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오랜 기간 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온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해 국정운영에 깊이 개입하였다”면서 “그럼에도 최서원 피고인은 검찰이 강압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태블릿PC 등 주요 증거를 조작하였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시키려 하였습니다”고 주장했다. 

통상 어떤 주장을 펼친 후에는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배우는 논술의 기본이다. 그런데 특검·검찰은 이후 논고 어디에서도 ‘태블릿PC가 조작되었다는 주장이 왜 근거가 없는 것인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특검·검찰은 이날 조용히 증거자료에 태블릿PC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서를 포함해 제출했을 뿐이다. 

반면, 최순실 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 사건을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사건’이라 규정하고, 핵심증거물 태블릿PC에 대해 최후변론을 통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1장 ‘머릿말’에서 “이 사건 검찰 증거기록은 적게 잡아 25만 쪽에 이릅니다. 전쟁 같은 재판이었습니다”라고 회고하면서 “몇 가지 특기점을 상기해 보려 합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재판장님의 배려로, 고영태 등의 기획폭로 대화 등이 담긴 이른바 김수현 녹음파일 38개가 법정에 현출되었고, 1년여의 검찰과 실랑이 끝에 JTBC 제출 태블릿 PC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 점, 검찰 증거로 제출된 정호성 비서관의 전화 녹음파일의 허구성이 결심에 임박하여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본론에서 JTBC 제출 태블릿PC가 ‘기획된 국정농단’이라는 이 사건의 성격을 결정적으로 보여준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장 결정적 정황은 JTBC 제출 태블릿 PC입니다. 이 사건 수사 초기 JTBC의 2016. 10. 24.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는 박근혜 정부를 붕괴시킬 정도의 파괴력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결심단계에 이르기까지 이 태블릿을 공개하지 못했고, 재판장님의 용단에 의해 1년이 지난 지난달 법정에서 그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과수의 감정 회보와 2만쪽의 분석보고서가 제출되었습니다. JTBC 제출 태블릿은 피고인 소유가 아니고 피고인이 사용한 적 없으며, 전 청와대 행정관 김한수 소유이고, 김휘종 등이 사용했음이 포렌식 분석과 관련 증거에서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2014. 3. 27. 드레스덴 연설문은 피고인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검찰은 수사 초기에 JTBC 태블릿의 오염 정도, 소유, 사용자, JTBC의 태블릿 PC 구매경위 상의 위법성 등을 파악했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고영태, 김휘종, 김필준 등을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의상 준비실에 CCTV를 설치한 위법행위를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최서원 데스크톱이나 독일 코어 스포츠 회사의 자료를 빼내 간 박원오, 노승일 등을 조사는커녕 보호해 왔습니다.


이처럼 특검과 검찰은 태블릿PC에 대한 언급을 기피하고 있지만, 상당수 언론은 태블릿PC를 재조명했다. 연합뉴스, 문화일보 등은 이날 결심공판을 보도하면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태블릿PC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는 이날 ‘14개월간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혹에서 결심공판까지’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1년여간의 재판에서는 다수의 증인이 내놓은 증언뿐 아니라 국정농단 의혹의 시작점인 ‘태블릿PC’, 고영태씨 측근들이 최씨의 이권 사업과 관련해 휴대전화로 나눈 대화를 녹음한 ‘고영태 녹음파일’ 등이 증거로 제출돼 공방의 소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태블릿PC을 ‘국정농단의 시작점’이라고 규정한 것.

머니투데이 '더L'은 이 사건의 전말을 짚은 기사 ‘최순실 '국정농단' 결심까지 '우여곡절' 1년’에서 “최씨와 언론의 숨바꼭질은 10월24일 JTBC의 태블릿PC 보도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또 “(최씨 쪽은)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이 된 태블릿PC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한편 특검에서 인권탄압, 진술강요가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화일보는 ‘檢 “최순실,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 重刑 구형 불가피”’ 제하의 기사에서 “이날 법원의 판단만 남겨둔 채 최 씨에 대한 재판이 일단락됨으로써 지난해 10월 ‘태블릿 PC’ 관련 보도로 의혹이 확산한 지 14개월 만에, 최 씨에 대한 재판이 열린 지 1년 만에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평가했다. 

결국 변호인과 언론은 ‘만약 태블릿PC가 조작보도가 맞다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처음부터 다시 규명되어야 할 문제’라는 점에 상당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PC 조작보도의 주점이나 나팔수인 JTBC 손석희의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한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지난달 29일 태블릿PC 조작보도와 상습적 조작보도의 전말을 담은 책 ‘손석희의 저주’를 출간하고 각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려놓았다. 매주 목요일 상암동 JTBC 사옥 앞에서는 ‘손석희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JTBC 측이 변 대표을 향해 제기한 태블릿PC 관련 소송은 변대표가 즉각 맞고소를 제기, 검찰 수사 자체가 4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에 최근 변 대표는 시민 5980명과 함께 손석희를 고발하고, 언중위에  JTBC 조작보도가 잡히는 대로 즉각 제소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손석희는 ‘손석희의 저주’에 대한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도 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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