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출간돼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탄핵 인사이드 아웃’의 저자 채명성 변호사가 새 책을 내놨다. ‘탄핵 인사이드 아웃’이 탄핵 징비록이라면, 열 달 만에 펴낸 이번 속편은 탄핵 예언서다.
채명성 변호사(41‧사법연수원 36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과 형사사건 변호인을 지냈고 현재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새 책 ‘지나간 탄핵, 다가올 탄핵’(기파랑, 2019. 11. 25)은 한 마디로 전임자 탄핵으로 정권을 차지한 현직 문재인의 탄핵 사유를 총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지난 탄핵의 원인과 배경, 절차, 결과 등을 되짚어 보고 똑같은 기준을 문재인 정권에 대입한 후, 나름의 전망과 대안을 내놨다.
채 변호사는 이 책 서문에서 “그동안 거짓으로 드러난 것들과 새로이 밝혀진 사실들”을 담았다며, 특히 “제3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탄핵될 것인가?’라는, 일견 도발적인 물음을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사태는 어떤 의미에서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탄핵 사태는 대통령 파면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얼핏 종료된 듯하지만, 이후 3년 가까이 반목과 갈등, 국정 난맥상이 계속되고 문재인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1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되짚어 보고, 2부에서 탄핵 사태를 ‘나무가 아닌 숲을 보듯’ 넓은 시야에서 분석하며, 3부에서 문재인의 탄핵 사유를 일목 요연하게 정리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헌정 초유의 탄핵 사태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할 해법으로 우리나라 건국의 아버지들을 되돌아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차가운 분노’와 ‘기록의 무서움’이다. 저자는 젊은 현직 법조인으로서 법치를 무너뜨린 탄핵 사태에 관해 누구보다 깊이 분노하고 있지만, 결코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 시종일관 냉정한 분석으로 거짓과 사실을 구분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기록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어떤 사안의 시간순 ‘분석표’나 복잡한 사건을 단순화한 ‘그래픽’ 등을 대거 수록했다.
예를 들어 저자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기점으로 이전을 ‘탄핵 전야’, 이후를 ‘최순실게이트부터 탄핵소추까지’로 구분해 주요사건표를 만들어 수록했다. 이밖에 ‘탄핵심판 일지’, ‘형사재판 일지’ 등 조금이라도 복잡한 사안들은 보기 쉬운 표를 만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헌법재판소의 불공정 진행’을 정리한 123쪽의 표다. 이 표 하나만으로도 헌법 수호 의지가 없던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재판관들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만든다.
197쪽의 ‘탄핵 사유 비교’ 표도 이미 법적으로는 문재인 정권을 탄핵할 사유가 차고 넘친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사실과 법치를 우려하는 탄핵 이후 출간된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책도 ‘JTBC 태블릿PC 조작보도’ 사건을 한 개의 소챕터로 다루고 있다. 물론 태블릿PC 보도는 제2부 ‘탄핵공작부터 형사재판까지’의 전반에 걸쳐 여러 번 언급된다.
채 번호사는 변희재 본지 대표고문과 편집국 기자들의 일명 ‘태블릿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들을 추가로 정리해 기록했다. 또 “태블릿PC 원본을 홍석현 회장이 가져왔으며, 이를 입증할 중앙일보 간부의 녹음 테이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문갑식 월간조선 부국장의 발언도 정리했다.
따라서 “태블릿PC의 입수·전달 경위 및 조작 여부 등에 대하여는 특검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저자의 분명한 견해다.
한편, 국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던 ‘탄핵 인사이드 아웃’의 일본판이 지난 21일 출간됐다. 일본판 제목은 ‘탄핵 크라이시스: 민주주의가 붕괴한 순간(彈劾 クライシス : 民主主義ガ崩壞した瞬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