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명예훼손 재판에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미디어워치 기자들의 변호인을 맡았던 이동환 변호사가 “법원의 극악무도한 반헌법적 행태를 성토한다”면서 “나는 오늘부로 변희재의 변호인 역할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임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글에서 이 변호사는 “기나긴 싸움이었다. 정상적으로 싸우라고 하면 진작에 이길 자신이 있는 재판이었다. 2018년 첫번째 판사는 태블릿에 대한 감정신청을 깡그리 기각하면서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2019년 항소심 시작한 이후로 6년차가 되었지만 법원은 태블릿을 감정해달라는 우리의 요청을 끝까지 받아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JTBC 손석희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는지 사실관계를 따져 달라는데도 태블릿 얘기만 나오면 판사들은 손사레를 치는 것”이라며 “그런데 몇번째 판사인지도 모를 이번 재판부는 아예 자신이 채택한 증인도 취소하고 태블릿 감정도 이유없이 기각해 버리며 검찰이 보관하고 있는 이미지파일의 제출 신청도 사그리 일괄 기각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렇게 나오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도대체 이러시는 이유가 뭔지라도 말씀해 주십쇼’ 했더니, 재판장은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요’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우리는 최종 피고인신문만을 진행하고 종결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우리가 재판을 받는 의미가 무엇인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관의 앞에서 진실을 다투는것이 재판 아닌가?”라며 “마치 점령군 사령관처럼 이유도 없이 ‘재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것을 기각하겠다’는 그 판사의 억지가 너무도 허탈하여 그 심통 뒤틀린 표정을 짓는 판사의 안면에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나는 그러한 오만한 법원을 인정할 수 없다. 무려 8년간 재판을 해왔다는건 그만큼 피고인이 다툴만한 무엇이 있다는 반증 아닌가”라며 “이제 와서 무엇이 급한 마냥 성급히 모든 확인을 멈추고 결론을 내겠다는 것은 인민법원의 치졸한 독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를 재판하는 판사가 오만가지 생떼를 부리며 기존에 정하여진 절차를 한번에 취소하고 이유도 설명하지 못하면서 막바로 판결을 하겠다고 할 경우에 힘없는 민초들과 그 변호인은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가”라며 “나는 그런 상황만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고로 나는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인권을 가진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취급받지 못함을 애도한다. 같은 법조인으로서 변호인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변론을 할 수 없도록 모든 절차를 봉쇄해버린 잔인함에 역설적으로 찬사를 보낸다”면서 “다만 이후로 내려질 법원의 어떠한 결정도 결코 정의롭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동환 변호사는 “나는 오늘부로 변희재의 변호인 역할을 중단할 것이다. 깨어 있는 지식인으로서 대한민국이 자격을 부여한 변호사로서 역사의 한 길을 가는 인간으로서 진실을 추구했지만 법정에서만은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었던 <너무도 큰 진실>을 추구했기에 일시적으로 가로막힌 거라고 여긴다”며 “그와는 별개로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한민국 초유의 비극적 역사의 흐름에 대항했던 변호사 이동환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