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글이 다수 게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6일경 일부 친윤 유튜버와 친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김건희는 개목줄 채워서 가둬놔야되’, ‘윤석열 이등X은 마누라 단속도 못해서 ㅉㅉ’ 등과 같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취지의 글이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 가족의 이름으로 다수 게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원 게시판의 작성자란에 '한동훈'이란 이름으로 검색하면 윤 대통령 내외를 비난하는 게시글이 수십건 발견됐다는 것. 이를 두고 한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쓰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여론을 조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번지자, 국민의힘 측은 '허위 사실'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주진우 의원은 "당원 게시판 관련 한 유튜버의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므로 법적 대응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 역시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는 당원 중 한 대표와 동명이인이 8명”이라며 “하지만 한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게시글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 출연해 “한마디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에서 한동훈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8명이라는 점과 ‘한동훈’ 이름으로 올라간 게시물들의 내용이 일관적이지 않거나 한 대표의 입장과 상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8명이나 되는 한동훈이라는 사람이 몇 개월 동안 썼던 글들이 마치 한 사람이 쓴 것처럼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가니, 한동훈 대표가 글 올린 거라고 생각 할 수가 있다”면서도 “전당대회 이후에 ‘정점식 사퇴해라’라는 글도, 당 대표가 자기 정책위원장을 사퇴하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리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같은 대응에도 의혹은 이어지고 있다.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구을 당협위원장은 9일 자신의 SNS에 ‘한동훈 대표의 분신술? 당원 게시판의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게시판이 <한동훈 페스티벌>현장으로 변했습니다”라며 “대표 본인부터 부인, 장인, 장모, 엄마,...등 가족까지 총출동한 듯한 이 상황, [한동훈 클론 기술]이 개발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한동훈]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흔한지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당 대표 선거에서 <진짜 한동훈 찾기>게임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라며 “법적 대응 준비 중이라니, 우리 당사가 <CSI: 한동훈 특별수사대>현장이 될 것 같습니다. 게시판 서버 압수수색으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합니다”라고 비꼬았다.
이후 11일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에는 네티즌이 작성한 ‘한동훈 일가 여론조작 개입 의혹에 대한 동향 보고’라는 이름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유튜브 ‘신의한수’의 경우 해당 사건을 보도한 자사의 이병준 기자를 고발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단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유대한호국단은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작성자를 스토킹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날 국민의힘 김민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해 당무 감사를 조속히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