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병 가운데 첫 번째로 안구(眼球)기증 서약을 한 인물이 12일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에 근무하는 박문대 소령(38.학군 37기)이 그 주인공이다.
박 소령은 한국해양대학교 4학년 재학시절인 1991년 병원에서 우연히 `안구기증 등록서'를 보고 안구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평소에도 안구기증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등록서를 보는 순간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게 없어질 텐데 각막을 기증하면 어둠 속에서 살고 있는 다른 사람이 새 삶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안구기증 서약을 위해서는 보호자의 확인이 필요했지만 박 소령은 당장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안구기증은 사고 등으로 세상을 떠날 때 눈을 덮고 있는 얇은 각막을 떼어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설명에도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한 것.
박 소령은 이에 따라 결혼을 한 달 앞둔 이듬해 4월 당시 약혼자이자 현재 부인인 류옥희(37)씨에게 안구기증 서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류씨 역시 자신도 기증서약을 하겠다며 흔쾌히 승낙했고 이에 따라 이들 부부는 1992년 5월 결혼 직후 사단법인 안구기증운동협회를 찾아 안구기증을 서약했다.
이제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인 딸도 기증서약에 동참하겠다며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박 소령은 "현재도 안구기증 서약에 대한 관심과 동참이 적은 편"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안구기증 서약에 참여해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소령의 안구기증 서약 사실은 안구기증운동협회가 최근 발간한 `안구기증운동협회 15년사(史)'를 통해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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