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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독배는 과연 썼다"

"박근혜 역사인식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모욕"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은 1일 영등포 당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2.14 전당대회를 앞둔 연쇄탈당 움직임 등 당내분 사정과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2.14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후임 의장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신년기자회견을 기자간담회로 대체했다.

김 의장은 재임중 사실상 마지막 공식 간담회가 될 이 자리에서 취임일성으로 "설사 독배를 마시는 일이 되더라도 피할 수 없다"고 했던 말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독배를 몇잔 마신 것 같다", "독배는 과연 쓰다는 생각이 든다"며 곡절많았던 의장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전당대회 이후 계획은.

▲독배(毒杯)를 몇잔 마신 것 같다.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좀 쉴 생각이다.

--김 의장이 생각하는 대통합신당의 정책노선은 뭔가.

▲평화를 말하면서 평화를 반대하는 냉전세력, 서민을 말하면서 약육강식의 시장만능주의로 무장한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전선에 동의하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어느 노선이 주도권을 잡을지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경쟁은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원칙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은 열린우리당이라는 집은 고칠 수 없으니 새 집을 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의하나.

▲대통합신당은 그분들이 말씀하는 그것을 하되 질서있고 원칙을 지키는 과정으로 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반성한다는 것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전대가 당을 리모델링하자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시간을 놓쳐서 시간에 패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신당에서 대선주자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저를 포함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과 기득권은 분리돼야 한다. 책임성은 포기해선 안된다.

-- `책임성'의 의미가 뭔가.

▲지나간 얘기지만 작년 2월 전대를 앞두고 제가 고건(高建) 전 총리를 찾아갔다. 국민의 기대와 신망을 받는 분은 자기 책임을 끝까지 완수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그럴 의사나 책임을 자임하는 사람들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다.

-- `지붕위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걷어찬 사람들'이 돌아온다면 받아들일 건가.

▲전대 준비위와 중앙위의 민주적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린다면 국민과 당원, 지지층 사이에서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냉소가 돌아올 것이다. 지금은 탈당을 해선 안된다. 그러나 대통합신당 과정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노력할 것이다.

--탈당을 생각하는 분들이 요구하는 당 해체결의나 대통령 탈당 등 여러 카드 중에 김 의장이 노력할 수 있는 건 뭔가.

▲우리가 합의한 원칙을 지키는 게 성공의 유일한 길이다. 대통령께서 탈당 문제는 두번 언급했다. 필요한 시점이 오면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결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도 필요하면 적절한 시점에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 없이) 얼마전 인혁당 재심 무죄판결이 내려지고 긴급조치 사건 판결에 관여한 법관들의 명단이 공개된 데 대해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응이 참 잘못됐다. 그게 어떻게 본인에 대한 정치적 공격인가. 한나라당의 경선 주자중 한분이고 전 대표였던 분이 이 정도의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담이고 모욕이다. 자신에 대한 역사적 공격이 아니라 역사를 바르게 세워 국민을 통합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고백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의장으로 있었던 지난 8개월간 어떤 심정이었나.

▲독배는 과연 쓰다는 생각이 든다. 독을 마시면 생명에 위험이 온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우리당과 참여정부가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우리에게) 문패를 바꿔달지 말라고 하는 건 모욕이다. 반성하고 잘 하기 위해 당도 옮기고 집도 이사하겠다는데 이사해도 안되고 책상과 의자도 그대로 두라는 건 경쟁상대에 대한 모욕이고 능멸이다. 취소해야 한다.

가장 어려웠던 건 세번이다. 재보선에 참패했을 때 국민과 당원을 볼 낯이 없었고 뉴딜 정책을 갖고 당과 정부를 설득하지 못해서 정책적 실현을 못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 직후 냉전적 분위기가 한반도 전체를 뒤덮었을 때 저는 정치생명을 걸고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내 정치생명의 마지막이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개성공단에 갔을 때 율동을 일부 언론이 `춤판'이라고 했을 때 외로웠다.




(서울=연합뉴스) lilygarden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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