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회보장기금 비리 혐의로 지난해 해임된 상하이방(幇)의 거물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전 당서기 사건으로 중국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던 상하이가 부패 척결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천 전 서기의 해임은 한 관료의 축출이라는 의미를 넘어 '상하이 주식회사'로 알려진 사업 모델의 잘못을 가리는 기소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다뤘다.
신문에 따르면 부패를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공산당은 이미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독직 사건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관들을 파견했다.
중국에 '원숭이를 겁주려면 닭을 죽여라'는 말이 있듯이 천 전 서기의 축출은 지방의 지도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상하이 방식의 성장이 더 이상 중국 정부의 우선 순위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지역의 관료들이 천 전 서기의 비운을 경고로 받아들일 경우 중국의 경제 급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하이의 명성을 높인 화려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허가도 위축되고 있다.
신문은 상하이가 지난해 12%의 경제성장을 이루며 15년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개발 등 고정자산 투자 증가세는 2년 전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면서 상하이가 매력을 잃어가는 신호들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전통적인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가 아니라 톈진에 보다 느슨한 외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최근 승인했다면서 일부 외국인 개발업자들은 이제 상하이 보다는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맞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june@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