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한나라 `후보검증' 전면전 비화...내홍 치닫나

윤리위원 교체.중립모임 등 당조직 전반에 여파
`설민심'겨냥 총력전..박-이 결별수순 관측까지



`후보 사전 검증'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분란이 간단치 않다.

새해 벽두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에서 `검증'을 처음 제기한 뒤 `신경전' 수준으로 시작됐던 공방전은 박 전 대표의 법률특보인 정인봉(鄭寅鳳) 변호사의 자료 공개 언급 이후 난타전 수준의 `전면전'으로 비화됐고, 급기야 당이 `내홍'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주말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당내에서 조직적으로 나를 음해하고 있다. 9대1로 싸우고 있다"고 격노한 뒤 정면대응 기조로 선회한 이 전시장측은 `박 전대표 캠프의 조직적 음해론'을 부각시키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핵심측근인 정두언(鄭斗彦) 의원은 14일 예정에 없던 국회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모든 일은 여론 반전을 위해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의해 정치공작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음해공작으로 밝혀질 경우 정 변호사 개인은 물론, 박 전 대표 캠프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하며 궁극적으로 박 전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박 전대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특히 "2002년 대선 패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검증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때 대선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김대업의 악의적 네거티브 때문이었다"며 "정 변호사는 `정대업'"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을 방문중인 박 전 대표는 정 변호사의 행동에 대해 일단 "옳치 않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와 선을 그으며 `조직적 음해' 공세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측의 `흑색선전' 주장에 대해서는 "네거티브와 검증은 다른 것"이라며 "네거티브는 있지도 않은 사실로 상대를 비하하고 흠집내는 것이고 그런 것을 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고 반박했다. 검증에 자신이 있다는 말로 들렸다.

윤리위에 회부된 정 변호사도 "당에 자료를 제출하고 곧바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된다면 법률특보직을 사임하고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도 주변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국면의 한복판에서나 볼수 있었던 `문건 공방'도 등장했다. 박 전 대표측의 지난 5일 회의자료로 보이는 문건이 유출된 것. 문건에는 15명의 박 전대표측 핵심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돼 있으며, 내용 중에는 `MB(이 전시장)와 관련된 부정적 이야기들(말실수, 지나친 학연, 개발독재적 이미지 등)이 구전되고 있으니 통,반,리 등 하부단위까지 전파할 수 있는 조직구성이 필요하며 비자파 지역의 경우 새마을 단체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 적시돼 있다.

이 전시장측은 "이것이 조직적 음해의 증거"라고 말하고 있고, 박 전 대표측은 "그정도의 회의는 이 전 시장측에서도 항상 하는 것 아니냐. 별것도 아닌 문건을 비열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양측간 공방이 심화되면서 당내 기류도 심상치 않다.

인명진(印名鎭) 당 윤리위원장이 정 변호사의 윤리위 회부와 관련해 박 전 대표의 측근이자 윤리위원인 유승민(劉承旼), 이혜훈(李惠薰) 의원의 교체를 당 지도부에 요구한 데 대해 당사자들이 "윤리위를 친이(親李)로 채우겠다는 것이냐"고 강력 반발하면서 인 위원장의 교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

또 대선주자들간 과열경쟁으로 인한 당의 분열을 막겠다며 만들어진 모임들 간에도 미묘한 알력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 맹형규(孟亨奎) 경선관리위 부위원장, 김성조(金晟祚) 간사, 권영세(權寧世) 최고위원, 나경원(羅卿瑗) 대변인 등 18명의 회원으로 `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중심모임)'이 출범하자, 기존에 같은 성격으로 모임을 만들었던 `희망모임'의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의 공식기구에 들어가 있거나 당직자들로 구성된 분들이 이런 다른 사조직을 만들어서야 되겠느냐"며 "이런 조직을 만들려면 당 공식기구에서 나와서 만들라"고 일갈했다.

검증 공방 와중에서 당내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두 유력 주자진영의 검증 공방전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는 것은 설 민심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연휴 밥상머리에 어떤 얘깃거리를 올려놓느냐가 설 이후 민심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양측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양측이 결국 결별수순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론 지지율 1,2위인 두 주자 진영이 경선보다는 개별 출마를 위해 조심스런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두 주자 진영의 지지 의원들이 수면위로 공개될 경우 당이 사실상 둘로 쪼개지면서 지금의 검증논란보다 훨씬 치열한 백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정훈(金正薰) 정보위원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당의 검증결과에 대해 어느 한쪽이라도 승복하지 않을 경우 각 후보측간에 감정대립이 격렬해지고 줄 선 의원들도 그 후보와 운명공동체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가면 극단적으로 당이 분열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권투시합에서 상대방은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한나라당 선수들만 링에 올라 서로 난타전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청와대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자료를 흘렸다는 정보가 있는데 각 후보측이 이를 활용한다면 여권의 의도에 휘말려 그들이 바라는 바 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양 주자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kn0209@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