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내고 14일 끝났다.
 |
7차 협상을 위해 협상장으로 입장하는 김종훈.커틀러 한미 대표 |
양측은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 분야에서 '빅딜'까지 성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쟁점을 걸러내는 작업은 마친 것으로 보인다.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협상중 가장 성공적인 협상을 마쳤다"며 "직면하고 있는 도전을 과소평가하지는 않지만 전망은 아주 좋다"고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우리측 협상단 관계자도 "표면적으로 드러난 큰 성과는 없지만 물밑에서는 많은 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협상기간 일반 현안은 분과회의에서 다루고 분과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미국의 자동차 관세인하, 반덤핑 절차개선, 우리측의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및 의약품 분야 제도 개선 등 문제는 수석대표와 분과장만 참여하는 '2+2'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모색했다.
특히 섬유, 무역구제 등 분야에서는 서로 수정 양보안을 주고받았으며 상호 핵심 쟁점 분야에서 양보할 의사를 교환했다.
우리측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7차 협상의 목표는 당초 '빅딜'을 타결하기 보다는 절충점을 모색하려 했던 것"이라며 "협상은 패키지를 만들어 일괄 타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7차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모색한뒤 국무회의 등을 통해 최종 양보안을 마련, 협상을 일괄 타결 지으려는 것으로 패키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양측은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양측은 이번 협상 기간 분과회의에서도 일부 관세 개방안을 개선하는 등 진전을 이뤄 전자상거래, 상품무역 등 분과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5일부터 한국에서 열릴 8차 협상은 예전보다 소규모 형태가 되고 분과별로 다양한 형태를 갖출 전망이다.
지적재산권이나 원산지.통관 등 일부 분과는 장기간 회의를 열고 전자상거래는 아예 분과회의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으며 수석대표와 분과장만 참여하는 '2+2' 협상은 더욱 강화된다.
그러나 아직 일부 분야는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열린 섬유분과에서는 미국이 섬유 개방(양허) 재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우리측 기대치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도 미국은 우리측에 1차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기대에 못 미쳐 우리측이 이를 곧바로 거부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이 성의있는 양허안을 제시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수정안은 수용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농업 분야도 양측의 이견이 커 협상이 진척되지 못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