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주고받기로 4월 초 타결예상
(워싱턴=연합뉴스) 경수현 김종수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이 내달 8∼12일 서울에서 열린다. 8차부터는 협상 국면이 완전히 달라지고 이에 맞춰 협상의 형태도 다소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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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협상을 마친뒤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는 김종훈대표 |
7차 협상이 양보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내고 양보가 어려운 내용에 대해서는 한계선을 긋는 방식으로 윗선에 보고할 쟁점을 체를 치듯이 걸러내는 작업이었다면 8차 협상은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금융서비스의 경우 산업은행에 대한 협정문 적용 유보, 신용평가업 국경간 거래 개방 등 현안은 분과회의에서 주고받기가 이뤄지고 단기 세이프가드와 우체국 보험의 경우는 수석대표나 더 고위급에서 논의가 진행된다.
7차때 양측 수석대표가 집중적으로 절충점을 모색한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의 경우는 일단 관계 부처간 의견 조율 등을 통해 절충안을 마련한 뒤 8차 협상을 전후로 미측에 제시하게 되며 미국 역시 자국 정부 및 의회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절충안을 제시하게 된다.
양국 정부가 가장 민감해하는 농산물과 섬유의 관세 개방안(양허안) 논의가 빨라질 경우 농업과 섬유까지 포함된 한미FTA 타결용 패키지 방안이 마련된다.
핵심 쟁점들간 이익의 균형이 맞춰지는 '패키지'안이 최종 완성될 때까지는 중간 과정에서 논의된 잠정 '빅딜안'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8차때부터는 대외적으로 공개할 내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점은 주고받기가 본격 진행되는 과정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8차 협상의 또 다른 특징은 종전보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등 형태도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신.전자상거래, 환경, 노동 등의 경우 쟁점이 2∼3개로 압축된 만큼 수석대표급으로 바로 넘겨 협상을 진행하거나 8차 협상 전에 화상회의 등을 통해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분과회의를 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 상품무역 등도 결단만 남은 상태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진입해 있다.
만일 8차 협상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는다면 4월 초 전에 양측간 가서명이 이뤄진다. 그러나 성과가 미진할 경우에는 9차 협상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실무 차원의 손질이 많이 필요한 지적재산권, 원산지.통관 등은 2∼3주에 걸쳐 장기간 분과회의를 열거나 9-1차나 9-2차 등 여러 차례 회의를 열 가능성이 높고, 각각 양국 정부로부터 수정된 지침을 받는 양측 수석대표와 분과장만이 참여하는 '2+2' 협상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어쨌든 한미FTA 협상이 타결되면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발효된다. 다만, 농민들의 반대 등에 따른 정치적인 어려움이나 법률 개정 등 준비가 필요한 만큼 그 시점은 2009년이나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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