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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교육부 대입원칙' 얼마나 반영했나

교육부ㆍ입학처장들 "원칙 준수했다" 한 목소리



서울시내 주요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속속 발표하면서 `학교교육 정상화'를 요구해온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입제도 원칙이 일선 대학에 얼마나 반영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까지 발표된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서울 주요대학들의 입시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신 또는 수능 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는 내신, 수능, 대학별고사 등 3가지를 모두 잘해야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른바 `죽음의 트라이앵글' 현상을 완화함으로써 학생들이 학생부나 수능 어느 한 분야만 뛰어나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의 입시 부담이 크게 완화된다는 얘기다.

내신(학교생활기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되는 것은 교육부가 줄곧 강조해온 `학교교육 정상화' 취지에 부합된다는 의미도 갖는다.

하지만 수능 중심 전형이 확대된 대목은 일반고에 비해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하기 위한 것이고 `수능 9등급제'를 도입하려는 교육부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어 대학들이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 교육부의 2008학년도 대입 원칙은 =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부 비중 확대'와 `수능 9등급제 전환'이다.

과도한 사교육, 서열위주의 교육 풍토를 개선하려면 우선 학교생활이 정상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내신 성적이 대입의 중요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게 교육부의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2008학년도 입학전형에서 학생부 비중을 50% 수준으로 올려줄 것을 각 대학에 지속적으로 권고해 왔다.

성적 부풀리기, 학생부 부실 기재 등으로 인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일선 대학의 불만에 대해선 학생부를 상대평가 방식으로 개선하고 독서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충실하게 기재토록 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수능 9등급제 전환도 `학교교육 정상화'라는 취지에서 제시됐다.

2007학년도까지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제공됐던 수능성적이 2008학년도부터는 1~9등급으로만 제공된다는 것. 그럴 경우 `상위 4%는 1등'급, `11%는 2등급' 등 학생들의 성적이 비율에 따라 등급으로만 표시된다.

이는 지나친 점수 경쟁과 서열화 현상을 해소하고 수능 등급을 지원자격 정도로만 활용토록 해 결국 학생부 중심의 전형이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 마련됐다.

◇ 각 대학들 "수능은 여전히 중요" = 학생부 중심으로 대입제도를 개선해 결국 수능 비중을 낮추고자 했던 것이 교육부 방침이었지만 각 대학의 입시안을 살펴보면 여전히 수능이 중요한 요소라는 걸 알 수 있다.

수능시험 이후 치러지는 정시모집의 경우 수능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는 학생 인원이 이전보다 늘어난 사례가 많다.

고려대는 정시와 수시 모두 수능 성적만으로 일반전형 정원의 50%를 우선 선발키로 했고 연세대도 정시모집의 의예과, 치의예과, 예체능계 모집단위를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에서 수능만으로 모집인원의 50%를 뽑기로 했다.

성균관대 역시 정시모집 인문ㆍ자연계열 합격자 중 50%를 수능으로만 먼저 선발하고 이화여대는 총 모집정원 3천184명 가운데 430명을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다.

이 때문에 대학들이 교육부 방침에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지만 대학들은 `성적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수능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정 비율의 학생을 수능으로 뽑는 것은 불가피하며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성균관대 성재호 입학처장은 "학생부 성적만을 반영하면 학생들의 실제 능력이 저평가될 수 있다"며 "내신성적이 좀 불리하더라도 수능 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선 수능 만으로 선발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내신에 불리한 특목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학들은 동의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수능은 어차피 똑같은 경쟁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특목고보다 일반고에 성적우수 학생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목고이건, 일반고이건 동일한 기준에서 학력우수자를 뽑겠다는 취지다"라고 반박했다.

주요 대학들의 이 같은 입시계획에 대해 교육부도 "정시 일반전형의 일부를 수능성적으로 선발한다고 해서 학교교육 정상화를 저해한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학생부 중심전형 신설, 일반전형에서 학생부 50% 반영 등으로 학생부 비중이 강화돼 `학생부 중심'이라는 새 대입제도 틀을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각 대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한 기본계획에 따르면 수시모집에서 서강대가 83명, 성균관대가 635명, 연세대가 250명, 이화여대가 550명, 중앙대가 253명, 한양대가 200명을 학생부 위주로 선발한다.

2007학년도의 경우 학생부 위주의 선발 전형을 실시한 곳이 고려대, 성균관대 등 일부에 불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학생부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정시 일반전형에서도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부 반영비율을 50%(서강대는 40%)대로 높였다. 서강대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도 대폭 높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이 발표한 이번 입시안은 전형유형을 다양화, 특성화한 것으로 교육부 방침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특목고 등 특정학교 학생의 유ㆍ불리 문제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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