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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국민 머릿속엔 아직 옛날 군왕 이미지"

"미국이 `고맙다'는 말듣는 참전국은 한국뿐"



참여정부의 핵심인사 중 한명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부터 미국을 방문중이다.

유 장관은 26일 저녁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처음 미국을 방문했던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장관이 된 후에야 처음 미국비자를 발급받았다며 미국 방문 소감과 국내정치 문제, 참여정부 치적 등을 놓고 `열띤' 대화를 나눴다.

유 장관은 먼저 한국전 참전기념탑을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참전 동기가 무엇이든지 많은 원정전쟁 중에서 미국이 도와준 국가가 잘 발전해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 있느냐"면서 "미국 참전자들로선 (한국을 보면) 다른 전쟁보다 마음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문제와 관련,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동상을) 무조건 끌어내리고 부수면 대한민국에 어떤 조형물이 남겠느냐"면서 "옳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선 관련 움직임 등 국내정치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비판에는 `노대통령 경호실장'이라는 별명처럼 단호하게 반박하며 항변했다.

유 장관은 일각에서 노 대통령이 탈권위를 내세우다가 `대통령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하자 "국민들 머릿속에 있는 대통령상은 상당 부분 왕의 이미지와 겹쳐 있다"면서 "산업화한지, 민주공화국이 된지 반세기가 됐는데 여전히 (대통령에 대해) 옛날 군왕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옛날엔 이름만 대통령이지 왕이었다"면서 "왕이 신물이 나니까 왕이 아닌 대통령을 원해서 이 대통령을 뽑았는데 진짜 왕이 아니게 대통령으로 행동하니까 `왜 왕처럼 안하느냐'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장관은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를 따라주면 그것도 괜찮다고 보지만 굳이 그것을 안따른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왕이 아닌 대통령을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인데 (국민들은 이를) 불편해한다. 마음에 안들어하고..."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의) 권위가 낮아지는 과정에 같이 없어진 부당한 권위도 많다"면서 "다음에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될 지 모르지만 참모들과 격의없이 말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국정도 잘 할 수 없다. 장관들이나 참모들이 대통령을 무서워해선 대화가 안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현 정권의 대(對)언론관계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으로선 (언론과의 긴장관계는) 참여정부로선 피해갈 수 없는, 운명처럼 주어진 길로 받아들이고 나 역시 그렇다"면서 "대한민국의 여러 형태의 권력들이 분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히 거칠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들 날마다 조롱과 저주, 야유가 지면을 가득 채운 신문을 보고 싶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참여정부는) 두 개의 선택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대한민국이 한번은 거쳐야 하는 단계"라면서 "내가 좋아하는 대통령이 그걸 하느라 매일 돌을 맞아서 나도 의리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도 괴롭고 대통령도 괴롭지만 일정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참여정부 평가에 대해서도 "참여정부가 인기가 없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지만 실패했다는 가치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참여정부는 자기 시대에 주어진 사명을 비교적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정치개혁, 정경유착 근절, 권력기관의 중립화 등은 거론하며 "(국민들은) 참여정부가 잘한 것을 어제 내린 눈과 같이 바라본다"면서 "새롭지도 않고 고맙지도 않고 불편하기만 한 것으로 여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신문 칼럼을 보면 대통령 이름만 바뀌면 모든 문제가 풀릴 듯이 잘못된 것은 다 대통령탓을 한다"면서 "가장 편한 게 최고 지도자를 까는 것으로 이는 창조적인 대화를 가로막는 반이성주의"라고 공격했다.

한국 경제가 앞서가는 일본과 쫓아오는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다는 이른바 `샌드위치 위기론' 지적에 대해서도 유 장관은 "주변국가와 경쟁하지 않는 국가가 어디 있느냐. 문제는 `어떻게(HOW)'다"라면서 "담론은 봉쇄한 채 위기만 강조하는데 재계 불만의 본질이 뭔지 구체적으로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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