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만으로 해결안돼..검역 풀려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패트릭 보일 미국 식육협회(AMI) 회장은 2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서는 쇠고기의 의미있는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쇠고기 검역과 관세 문제가 어느 한 쪽만이 아니라 모두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일 회장은 이날 과천 그레이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과적으로 쇠고기 관련 검역과 FTA(관세) 두 협상이 달성하고자하는 목표는 시장 접근을 늘리는 것"이라며 "FTA가 체결되려면 상대국에 의미있는 시장 접근이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검역, 즉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약속하고 합리적 기간안에 쇠고기 시장 재개방 프로세스(절차)를 시작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측 FTA 협상단이 오는 5월 자국에 대한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의 '광우병 통제국 등급' 판정을 기정 사실화하고, 뼈를 포함한 쇠고기 전면 수입이 가능토록 위생조건을 바꾸는 절차의 일정 등 기본 사항을 이달말까지 못박자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관세에 대해서는 "미국 업계나 정부는 당연히 당장 철폐하는 것을 원하지만, 한국은 길게는 15년동안 40%로 유지하다가 없애는 것을 원한 것"이라며 "일관성있고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관세를 낮춰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검역 해결 없이 관세를 낮추는 쪽으로 양국이 타협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협상이 두 개 트랙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어느 한 쪽만 해결돼서는 의미가 없다"며 "지난 1월 위생조건 체결 이후 14개월동안 아직 미국산 쇠고기가 전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의 요청에 따라 FTA와 쇠고기 검역 문제를 분리 논의하고는 있지만, 실질적 시장접근을 위해서는 관세 뿐 아니라 반드시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 개방이 재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쇠고기 검역 문제가 해결안되면 FTA 타결이 불가능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타결이 매우 어려울 것이며 이후 비준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1년전 위생조건 맺을 당시 양국 정부가 1단계 뼈를 제외한 살코기 수입에 합의한뒤 2단계로 FTA 협상 등과 더불어 향후 1년동안 함께 '다른 제품'(뼈 포함한 쇠고기) 수입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로 공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TA 진행 상황에 맞춰 2단계 논의를 하기로 서면으로 약속했냐"는 질문에는 "서면 약속은 없었지만 서로 이해(understanding)가 있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보일 회장은 우리 검역당국이 시행키로한 '부분 반송' 방안에 대해 "한국 정부가 다른 어떤 나라도 적용하지 않는 '제로 톨러런스'(크기 수에 관계없이 뼈는 결코 반입할 수 없다) 원칙을 미국산 쇠고기에 적용한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14개월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FTA 협상도 마지막에 이른 시점에 박스 하나를 돌려보내냐 아니냐 문제보다 좀 더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보일 회장은 현재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되는 한미FTA 장관급 협상 미국측 대표단의 협상 고문 자격으로 지난 27일 오후 방한했으며 30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미국 대표단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일(미국 현지 시각)에도 미국 하원 통상재정분과위원회에 출석,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시장 개방을 촉구한 바 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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