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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나라면 학교에 있는 사람 고르겠다"

"학교에 있는 사람은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범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은 29일 `한국경제의 과제'를 주제로 서울여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나라면 (정치) 현장과 학교를 비교할 때 학교에 있는 사람을 고르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총장은 대선출마 의사를 완곡하게 묻는 학생의 물음에 "자꾸 교수들이 현실을 모른다고 하는데 단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현장 사람들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경제는 단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중장기도 있는 만큼 이론으로 잘 무장한 사람들이 더 넓고 길게 볼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이번 학기까지는 강연한다'는 식으로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던 그간의 태도와 비교돼 주목된다.

정 전 총장은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과 현실에 괴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실을 추상화한 이론은 튼튼하다. 이론을 튼튼히 확립하면 현실에 나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이 준비된 인물임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인데 인생의 매 순간이 선택이라고 한다면 경제학은 삶의 방법에 대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학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내세웠다.

최근 부쩍 잦아진 외부 활동에 대해 정 전 총장은 "신문에서 내가 특강정치를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지난 학기에 약속된 것"이라며 "지난 2월초부터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행로를 생각해보고 있는데 그 가능성은 교수하다 정치하는 것이며 이번 학기까지 강의를 하되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만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30분 짜리 특강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미리 준비된 원고에 없는 말까지 곁들여가며 한미FTA 등 주요 민감 현안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전날 서울대에서 열린 비공개 특강에서 `낮은 수준의 FTA' 체결을 주창하기도 했던 정 전 총장은 "며칠 안 남은 협상 시한 안에 정합성과 공정성이 있는 타결이 가능할 지 모르겠다"며 "지금껏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의 바람과 상관 없이 미국의 일방적 의도에 의해 타결이 강요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쌀을 포함한 농업은 국방과 같은 것이어서 비교우위 논리에 의해 미국이나 중국에서 쌀을 사 먹으면 된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쌀을 생산하는 농업은 잘 건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투자부진과 관련해 정부의 일관성 부족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 전 총장은 "기업들은 `차라리 사회주의를 해도 일관되게 하면 투자하겠는데 하루는 자본주의 같고 하루는 사회주의 같아 투자를 못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며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한 번 정한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강을 마치고 강연장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할 결심이 굳은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의사결정을 했으면 말할 텐데 정말로 안 했다"며 "오늘 한 말은 상식적인 말로 학교에 있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전 총장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가 열린 강당에는 4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좌석이 부족해진 바람에 일부는 복도에 서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setuz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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