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시한이 임박하면서 1일 밤 하얏트호텔의 협상장에는 다시 숨막히는 긴장이 흐르고 있다.

협상 마감 임박에 따른 초조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데다 호텔 경비가 한층 강화되고 협상장 앞에서는 분신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 외국 귀빈 방문에 경비 삼엄

0..한미FTA 최종 고위급 회담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은 협상에 반대하는 한미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의 호텔 진입시도가 잇따르면서 이미 지난 27일부터 보안검색대를 설치하는 등 경비가 강화된 상태다.

게다가 1일에는 한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의 방한 행사까지 겹쳐 주변의 경찰력이 늘어나는 등 경비가 한층 강화됐다.

협상 막판에 들어서면서 취재진 역시 크게 늘어난 데다 일요일을 맞아 결혼식과 가족행사 등이 겹치면서 하얏트호텔은 상당히 혼잡스러운 모습이다.



◇ 분신 사태까지..긴장감 고조

0..오후에는 협상장인 하얏트호텔 앞에서 분신 사태까지 발생했다.

오후 3시55분께 호텔 정문 앞 진입로에서는 택시기사 허모(56)씨가 자신의 몸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서 분신을 시도, 한강 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이 달려들어 휴대용 소화기로 불을 껐지만 허씨는 기도까지 상하는 등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씨는 유서에서 "망국적 한미 FTA 폐지하라. 굴욕 졸속 반민주적 협상을 중단하라. 졸속 밀실 협상내용을 명백히 공개 홍보하기 전에 체결하지 마라"고 적었다.

허씨는 지난달 29일에는 참여연대 회원 자격으로 청와대 앞에 찾아가 한미FTA 체결 중단을 요구하며 몸에 피켓을 둘러메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얏트 호텔 정문 앞에서는 전농.민노총.민주노동당.전국공무원노조 등 100여명이 FTA 반대 시위를 벌였다. 또 경찰이 26개 중대를 동원해 협상장을 철통 봉쇄하면서 곳곳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 협상단 입 갈수록 '자물통'

0..협상이 타결이냐 결렬이냐의 갈림길에 서면서 양측 협상단의 입도 한층 무거워져 국민들에게 신선한 협상 상황을 전해야 하는 취재진을 답답하게 했다.

섬유 고위급 오전 협상을 마치고 2층 협상장에서 내려온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은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오후에 협상이 속개된다", "지금 섬유에서는 미국에 대해 더 많이 얻어내는 게 최우선 목표"라는 원론적 대답만 남긴 채 기자들을 뿌리치고 자리를 떴다.

전날 우리측이 제시한 최종 카드를 놓고 실무 협상장으로 향하던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도 "어제 우리가 제시한 안을 놓고 이야기한다"는 언급만 남긴 채 황급히 협상장에 들어갔다.

미국 대표단 중에서는 비교적 언론의 취재에 잘 응했던 스캇 퀴젠베리 섬유협상 대표도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오랜 줄다리기 협상으로 양측 대표단의 피로가 누적돼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진 데다 서로 막판 카드 제시를 앞두고 입조심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정부 당국자'를 출처로 한 언급이 한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등 막판 협상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관계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 양측 고위 관계자 떠나자 일순 긴장

0..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날 오후 5시40분께는 미국측의 농업협상 전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농업 수석협상관이 협상장을 떠난 데 이어 출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장이 일순간 긴장했다.

크라우더 대표가 비록 자신의 하급자에게 맨데이트(위임 협상안)을 넘겨주고는 갔지만 미측 협상단의 유연성이 낮아지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측이 이미 농업협상을 대폭 양보했거나 아니면 막판까지 농업협상의 진통이 커질 수 있다는 두 방향의 극단적 시나리오가 협상장 주변에 떠돌았다.

이에 대해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협상은 계속된다"며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한편, 저녁 7시30분께에는 김종훈 수석대표가 협상장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된데 이어 9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곧 끝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이 회의는 마무리된 타결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 회의가 열린다고 해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한미 협상단 "밥 먹기 힘드네"

0..협상이 초긴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양측 협상단은 그야말로 밥조차 먹기 힘든 어려운 협상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다.

농업협상을 이끌고 있는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과 배종하 국제농업국장은 이날 오후 7시40분께 "식사하러 간다"며 협상장 밖으로 나왔다.

배 국장은 "아침부터 점심도 먹지 않고 회의를 해서 저녁 먹으러 나왔다"며 질문공세를 편 취재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식사를 못하기는 미국측도 마찬가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밤 9시께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늦은 저녁식사를 위해 호텔 1층의 뷔페식당에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