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金寬鎭) 합참의장이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를 방문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의장의 유엔사 후방기지 방문은 벨 사령관 등 미국 군 관계자들이 그동안 한.미간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의 기능과 역할 조정 필요성을 강조해온 터여서 주목받고 있다.
합참은 3일 "김 의장이 5박 6일 일정으로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 등을 방문하기 위해 2일 출국했다"며 "이번 방문은 유엔군사령관인 벨 사령관의 초청형식으로 이뤄졌고 벨 사령관도 동행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 유엔사 후방기지는 본토의 요코타(橫田) 자마(座間) 요코스카(橫須賀) 사세보(佐世保)기지와 오키나와(沖繩)의 카데나(嘉手納) 후텐마(普天間) 화이트비치기지 등 모두 7개다.
김 의장과 벨 사령관은 이들 가운데 캠프 자마를 제외한 6개 기지를 방문해 해당 기지의 미군 사령관을 만날 예정이다.
김 의장은 일본 내 유엔사 후방기지 방문에 이어 오는 5일에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마리아나 해군기지를 방문한 뒤 7일 귀국할 예정이다.
합참은 김 의장의 후방기지 방문에 대해 "유사시 한반도 지원 역할을 하는 유엔사 후방기지가 어디에, 어떻게 편성돼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지 등을 현지에 가서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유엔사령관이 유엔사 후방기지에 우리 합참의장을 초청하는 것은 그동안 해오던 관례"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김 의장의 후방기지 방문이 특별한 경우는 아니며 지난해에도 고위 안보관계관들이 4차례에 걸쳐 후방기지를 다녀왔다"며 "굳이 의미를 따진다면 한미동맹의 확고한 연합방위능력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례적이고 일상적인 방문'이라는 합참과 국방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 의장의 이번 방문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벨 사령관은 그동안 전작권 전환을 계기로 연합사가 해체되면 유엔사의 군사권한과 책임의 부조화가 발생한다며 한반도 유사시 즉각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유엔사가 전시조직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해왔다.
또 한.미 양국은 지난 2월8일 열린 제11차 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의 역할과 임무 조정에 대해 별도의 채널을 만들어 논의를 지속, 오는 10월 제39차 연례안보협의회(SCM)에 보고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번 김 의장과 벨 사령관의 유엔사 후방기지 방문이 이 같은 유엔사의 조직과 임무 조정 논의에 본격적인 불을 댕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서울=연합뉴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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