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4년만에 다시 수사기관에 구속됐다. 그에게는 1993년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해 호화 저택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대검 중수부에 구속된 쓰라린 과거가 있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검찰에 구속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김 회장은 이번엔 경찰에 구속된 첫 재벌총수라는 불명예도 남기게 됐다. 갓마흔을 넘겨 자신감으로 가득한 재벌총수였을 때인 1993년. 그는 검찰에 세 번째 소환됐을 때 `집에 돌아갈 수 있겠느냐'라고 기자들이 묻자 "여러분이 도와주셔야죠"라며 미소를 짓는 등 여유를 보였다. 구속이 결정돼 대검청사 15층 특별조사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현관으로 내려왔을 때도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아들까지 연루됐다는 점 때문인지 김 회장은 14년 전과 달리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이었다. 영장심사 때는 100여 명의 기자들이 늘어선 것을 보자 얼굴이 굳어지기도 했다. 그의 행동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과거보다 더 싸늘했다. 외화 밀반출 사건을 바라보는 여론에는 `돈이 주체할 수 없이 많다 보니까' 생길 수 있는 그저 그런 부유층의 재산 범죄였지만 김영삼 정부 초기 업적인 금융실명제
보복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세 번째 사법처리될 위기를 맞았다. 2005년 3월 대한생명 인수 로비 의혹 등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받았다가 김연배 부회장 선에서 사법처리가 마무리됐던 것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다. 1981년 스물 아홉 살에 그룹 총수가 된 김 회장은 최근까지 검찰과 질긴 악연을 이어갔다. 그는 1993년 당시 계열사였던 태평양 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받은 공사 소개료 650만 달러 중 470만 달러로 미국의 호화 저택을 구입했다가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구설에 올랐다. 그는 57일 간 실형을 산 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47억2천만원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10대 재벌 그룹 총수가 검찰에 구속된 것은 김 회장이 처음이었다. 대검 중수부가 대선 자금 수사의 칼을 뽑아 들었을 때인 2003년 8월에는 서청원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건넨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지만 같은해 11월 서울고법에서 벌금 3천만원으로 감형됐다. 김 회장은 2004년 87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이고 맥쿼리생명과 이면
남편이 채무연대보증을 서준 직후 아파트를 아내에게 증여한 것은 사해행위(詐害行爲)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해행위는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충분하게 변제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채권자는 법원에 원상 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A씨의 남편은 2003년 11월 동료와 2억원의 채무연대보증을 하기 직전 유일한 재산인 5억5천만원 상당의 아파트 명의를 아내에게 넘겼다. 이 아파트는 남편이 사업을 하느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동안 A씨가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분양받았고 명의만 남편 이름으로 돼 있었다. A씨는 남편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일이 잦아지자 남편이 연대보증을 하기 몇 년 전 아파트 명의를 넘기겠다는 각서까지 받아 두었고, 소유권을 넘겨 받은 뒤 1년 반쯤 뒤에 협의 이혼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A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사해행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취득 대가를 부담한 아내가 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자로서 편의상 남편에게 명의신탁한 점이 인정된다"며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은 기존 채무의 이행이
작년 5월 출범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범죄수익환수 전담반 활동이 본궤도에 올랐다. 3일 대검에 따르면 전담반 출범 이후 인력 부족 등으로 미진했던 일선 검찰청의 범죄 수익 환수 작업이 활기를 띠면서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596건의 범죄와 관련해 2천500억원의 범죄 수익을 거둬들였다. 작년에는 `바다 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비리 수사로 환수 작업이 사행행위사범단속에 치우쳤지만 올해에는 부패범죄와 성 매매, 증권범죄 수익의 환수 성과가 두드러져 `끝까지 범죄 수익을 빼앗겠다'는 검찰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범죄 유형별로 환수액을 보면 ▲사행행위범죄 2천297억4천만원(408건) ▲부패범죄 144억6천만원(114건) ▲성매매 범죄 41억2천500만원(45건) ▲증권범죄 10건(61억1천800만원) ▲기타 범죄 3억4천만원(12건) 이었다. 특히 성 매매 범죄 환수액은 작년 15억5천700만원(25건)이었지만 올해에는 4월까지 25억6천800만원(20건)을 거둬들여 크게 늘었고 증권범죄 수익 환수액도 작년 1건 1천만원에서 올해 9건 61억800만원으로 급증했다. 부패범죄 수익 환수 규모는 올해 22억5천500만원(20건)으로 작년 122억500만
법조계 전문가와 민간 위원들로 구성된 양형위원회가 2일 사법 불신의 뿌리인 고무줄 양형을 해결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1기 양형위원회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2009년 4월 26일까지 양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부패 범죄와 성폭력 범죄, 소년 범죄, 환경 범죄, 선거 범죄 등을 우선 대상으로 삼고 있다. 양형위원회는 죄질과 피고인의 책임 정도,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 범법자의 사회 복귀 등 범죄 외적 요소까지 모두 고려해 법관이 참고할 수 있는 양형 기준을 만들어 공개해야 한다. 법원조직법은 양형위원회가 양형 기준을 만들면서 피고인의 국적ㆍ종교ㆍ양심은 물론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명문 규정도 두고 있다. 그동안 법관의 재량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에 매달려 일반인이 언뜻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형량의 편차마저 인정했던 양형 시스템의 대대적 수술이 시작된 셈이다. ◇ 반복되는 `유전무죄 무죄유죄' 논란 = 권력과 금력 앞에서는 쇠방망이도 솜방망이로 바뀐다는 사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1988년 10월 일어난 지강헌 일당의 탈주 사건 때 공분으로 표출됐다. 상습절도죄로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
국회가 30일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함에 따라 53년만에 형사 소송 절차에 큰 변화가 일게 됐다. ◇ 재정신청 전면 확대 = 무엇보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으로 비판받던 검찰의 불기소 처분 권한이 재정신청 전면 확대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 사건 범위를 현행 공무원의 직권남용, 불법 감금 및 체포, 독직 폭행 등 3개 범죄에서 고소 사건 전체로 확대하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절차를 간소화했다. 고소인은 항고가 기각되면 재항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법사위 소위에서는 재정신청이 기각됐을 때 항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지만 전체회의에서는 재정신청 남발을 막고 피고소인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고등법원에서 단심제로 처리하도록 손질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각 고법에서 30일 이내 재정신청을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어서 피고소인의 법적 지위가 장기간 불안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회는 또 신청인이 피고소인의 변호사 선임료를 포함한 소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재정신청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뒀다. 재정신청은 1954년 도입 당시 검찰이
국회가 30일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가결함에 따라 형사 소송 절차에 큰 변화가 일게 됐다. ◇ 재정신청 전면 확대 = 무엇보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으로 비판받던 검찰의 불기소 처분 권한이 재정신청 전면 확대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 사건 범위를 현행 공무원의 직권남용, 불법 감금 및 체포, 독직 폭행 등 3개 범죄에서 고소 사건 전체로 확대하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절차를 간소화했다. 고소인은 항고가 기각되면 재항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법사위 소위에서는 재정신청이 기각됐을 때 항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지만, 전체회의에서는 재정신청 남발을 막고 피고소인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고등법원에서 단심제로 처리하도록 손질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각 고법에서 30일 이내 재정신청을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어서 피고소인의 법적 지위가 장기간 불안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회는 또 신청인이 피고소인의 변호사 선임료를 포함한 소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재정신청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뒀다. 재정신청은 1954년 도입 당시 검찰이 부당하게 불기소 처
법무부는 두 번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으로 감형된 첫 무기징역형을 마친뒤 두번째 무기징역형을 받고 있던 김모(60)씨를 석방했다고 30일 밝혔다. 1981년 1월 특수강도죄로 첫 무기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던 김씨는 이듬해 2월 강도살인 혐의가 드러나 두달뒤 다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두 개의 무기형을 별개로 판단해 두 번째 형은 첫 무기징역이 종료된 날부터 재집행한다는 단서를 달아 형 집행을 지휘했다. 김씨는 1998년 3월 실시된 사면을 통해 20년형으로 감형을 받아 첫 무기징역형의 형기는 2001년 끝났다. 그러나 교정당국은 곧바로 두번째 무기징역형을 집행했고, 김씨는 올해 초 재판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법원에 내 최근 대법원에서 두번 무기징역 집행은 잘못됐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경합범 관계에 있는 각 죄에 대해 2개의 무기징역형이 별도로 확정된 경우 2개의 무기징역을 별개로 각각 집행할 수 없고, 무거운 죄로 확정된 무기징역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형 집행 종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형의 효력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따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법무부가 김씨를 석방함에 따라 김씨가
검찰이 두 번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에게 첫 무기징역을 감형해준뒤 형기가 끝나자 두 번째 무기징역을 집행했다가 대법원에서 잘못된 형 집행이라는 결정을 받았다. 김모(60) 씨는 1981년 1월 특수강도죄로 첫번째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복역 중이던 김씨는 이듬해 2월 강도살인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재판을 받았고 4월께 다시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두 개의 무기징역형을 별개로 판단해 두 번째 형은 첫 무기징역이 종료된 다음달부터 재집행한다는 단서를 달아 형 집행을 지휘했다. 김씨는 1998년 3월 사면에서 20년형으로 감형을 받아 첫 무기징역형의 형기는 2001년 끝났다. 그러나 교정당국은 첫 무기징역 형이 끝나자 두 번째 무기징역형을 집행했고, 김씨는 올해 초 재판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을 법원에 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29일 "경합범 관계에 있는 각 죄에 대해 2개의 무기징역형이 별도로 확정된 경우 2개의 무기징역을 별개로 각각 집행할 수 없다"며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형법에 따르면 두 번의 무기징역이 선고될 때 무거운 죄로 처벌된 무기징역만을 집행할 수 있을 뿐이어서 첫 무기징역이 집행 중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동흡 재판관)는 26일 사법시험 1차에서 어학 과목을 영어로 한정한 뒤 토플,토익,텝스 등 대체시험을 정하고, 35학점 이상 법학과목을 이수하도록 한 사법시험법 등이 위헌이라며 응시생들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영어대체시험제도는 법조인의 국제화, 국제적 법률 문제와 관련된 실무능력 향상이라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한 것도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의 선택이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른 제2외국어를 시험과목에 넣더라도 국제화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영어가 사실상 국제공용어로 이용되고 있어 영어로 작성된 법률 문헌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학과목 이수 의무와 관련해 재판부는 "법학교육과 연계해 대학교육을 정상화하고 국가인력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제도가 이루려는 공공 이익이 일부 사법시험 응시자에게 추가 요구되는 노력에 비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