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8일 오마이뉴스에‘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일본인이 디자인? 말도 안돼!’라는 기사가 실렸다. 한국의 한 유명 디자이너가 한국 탁구대표팀 유니폼을 디자인하기로 했다는 기사였다. 기사에서 해당디자이너는“국가대표의 옷은 다르다”며 그간 국가대표 유니폼을 일본에서 디자인해 만들어 왔다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고, 이에 기자는“말도 안돼!”라는 제목을 붙여가며 맞장구를 쳤다. 다른 옷도 아닌 국가대표의 옷은 역시 국산이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한국 국가대표팀은 반드시 신토불이 한국제 유니폼과 한국 브랜드를 입어야 하는 것일까? ‘일제는 안 된다’는 합리적인 반응인가? 언제부턴가 한국사회에는‘국산’과‘우리 것’ 에 대한 콤플렉스 같은 집착이 널리 퍼졌다. 예를 들어 독도를 지키는 레이더는 국산이어야한다면서 멀쩡히 사용하고 있던 일제 레이더를 뜯어내거나,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의 칼이 일본식이니 바꿔야 한다거나, 현충사의 노송은 일본 것이니 현충사 밖으로 옮겨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세상의 모든 생물, 물질, 재료는‘국산’이어야 하는가? 그 이전에 모든 것이‘국산’일수 있는가? 같은 성능, 같은 가격일 경우 가능하면 국산을 쓰는 것이 바람직할지 모른
4.11 총선에서 재외동포 선거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선거등록이 실시됐지만 현재 대상자의 5% 정도만이 선거등록 신청을 마쳤다고 한다. 이를 두고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선거 홍보, 등록, 관리를 하는데 수백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는데 5%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니 회의론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홍보와 편의성이 부족했다며 좀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의 투입을 주장한다. 그러나 투표의 편리성 이전 재외동포 선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해외거주의 경험이 있었기에 해외에 있을 때 투표를 하고 싶은데도 하지 못하는 간절함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재외동포 선거의 실효성과 대상자 선정에 신중한 검토가 있었는지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국의 말과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게 투표권을? 재일동포의 경우 2세, 3세가 될수록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한국의 정당, 인물에 투표를 할 수 있을까? A라는 정당이 있다면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으며, 어떤 법을 만들고, 어떤 인물을 배출했는지를 알아야 의미 있는 한 표
일본에 토마베치 히데토라는 괴짜 과학자가 있다. 1959년생인 토마베치는 컴퓨터공학의 명문인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컴퓨터와 뇌(腦)과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뇌과학 관련 저술활동과 회사경영 등으로 누구보다도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펴낸 책만 20권이 넘으며, 수많은 방송출연, 강연회, 학회 참가 등으로 누구보다도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전문분야 중 하나는 바로‘세뇌(洗腦)’다. 1995년 일본에서 발생한 옴진리교의 독가스 테러 사건이 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옴진리교 신자들의 세뇌를 풀기 위해 일본 공안경찰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과 함께 수사에 참가했다. 그가 옴진리교 신자의 세뇌를 풀고 최면상태에서 진술을 유도해냄으로써 옴진리교에 대한 수사는 급진전됐으며 그의 이름은 이를 계기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의 주장들은 가히 파격적이다.“인간을 세뇌해서 사람을 죽이게 하는 것은 쉽다” “TV아나운서가 미인일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TV와 영화는 인간이 가장 쉽게 세뇌에 빠지게 하는 매체다” “구글(Google)을 매수하겠다”등 과격하거나 황당무계하게 들리는 소리가 적지 않다. “TV
세계에서 반일(反日)감정이 가장 강한 국가는 어느 나라일까?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과 한국을 떠올릴 것이다. 20세기 들어와서 중국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한국은 35년간 일본의 통치를 받았던 과거가 있기에 양국의 일본에 대한 감정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때로는 도를 넘고,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되어 세상을 놀래키기도 한다. 일본에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일본대사에게 소포로 부치는 사람이 있는 한국이나, 자국 내에서도 혼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를 생산하면서도 일본상표의 자동차를 탔다는 이유로 같은 국민의 자동차를 발로 차고 유리창을 부수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반일국가로 세계인들 눈에 비쳐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한국이나 중국보다 훨씬 반일감정이 강한 국가도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의 일본에 대한 적의(敵意)와 증오는 북한에서 나온 서적이나 논설의 제목만을 봐도 알 수 있다.‘더러운 일본놈’이나‘거짓말쟁이 나라 일본’같은 것은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하는 편이고,‘리완용을 찜쪄먹는 매국노’ ‘왜놈의 뒤통수를 갈겨’ ‘왜놈에게는 말보다 주먹이다’같은 원색적이고 노골적이며 유치한 표현의
2011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데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서울 한복판 보신각에서 열리는‘제야의 종’타종 행사이다. 이것은 서울시장이 주관하는 한국의 주요행사 중 하나로서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가 되는 우리에게 익숙한 새해 풍습이다. 2012년을 맞는 서울시의 타종행사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는데, 박원순 서울시장 외에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와 혜문 스님,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신영록 선수 등 시민 대표 10명이 초대받아 새해를 알리는 종을 울렸다. 과거 보신각‘제야의 종’타종행사는 서울시장과 각 기관장 등 이른바‘높은 분’들의 잔치였다. 그러던 것이 1993년 권위적인 분위기를 없애고자 상인, 근로자, 어린이 등 일반 시민 중에 선발된 시민대표가 서울시장과 함께 타종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제야의 종’은 일본의 풍습 하지만 올해의 타종행사만큼 어색하고 위화감이 드는 때는 일찍이 없었다. 먼저‘제야의 종’행사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사실‘제야의 종’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어와 시작된 일본의 풍습이다. 매일신문은 2008년 12월 27일자 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한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제
2004년 7월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은 일본에 대해서“재임기간 중 과거사 문제를 언급 않겠다”고 발언하여 큰 파문을 큰 일으킨 바 있다. 이는 일본과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우호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로서, 한일외교에서 가장 민감한‘일본과의 역사’를 아예 언급하지 않겠다는 실로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뒤인 2005년 3월1일 3.1절 기념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과거의 진실을 규명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일이 있으면 배상하고 그리고 화해하자”며 갑자기‘역사문제’를 또 들고 나와 일본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6개월 전 했던 발언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지만, 묘하게도 노 대통령의 식언(食言)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그리 많지 않았고 오히려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노 대통령은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일까? 그것은 당시 두 달 후로 예정된 4.30 재보선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었다. 당시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노 대통령은 정권출범초기인 2003년에는 59%의 지지율을 보이다 2004년 8월에는 22%까지 급락하는 등 많은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때 일본에 대해 강경발언을 들고 나온 것이다. 갑작스런 대일강경발언의
지난 11월26일, 서울시는 서민층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희망온돌프로젝트’와 관련 시민의견 청취를 위해 워크숍을 마련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 200여명의 시민들과 서화진 푸른시민연대 사무처장, 원기준 사랑의연탄나눔운동본부 사무총장, 박철수 반값고시원 추진운동본부장 등이 참가해 시민단체 입장과 서울시 지원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희망온돌프로젝트가 서울시와 시민단체의 민관 협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빈민들의 겨울나기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2주 후인 12월13일, 서울시는 희망온돌프로젝트 일환으로 노숙자들이 이번 겨울에 밥을 굶거나 추위에 떠는 일이 없도록 서울역 지하보도 일부를 활용,‘노숙인 응급대피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노숙인 응급대피소는 서울역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설로서 온돌, 화장실, 응급구호 공간이 확보된 80명 여명 규모의 대피소라고 한다. 이 뉴스는‘온돌’이라는 시설이 화제를 부르면서 각 언론사 사회면을 장식했고, 그 기사를 본 시민들에 찬반양론을 불러왔다. 인도적 차원의 빈민지원책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
개국 이전부터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던 종합편성채널이 결국 지난 12월1일 개국했다. 그러나 개국한 지 1주일 정도가 지난 현재 시청률은 1% 전후에 머물며, 기존의 방송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빗나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직은 첫 걸음에 불과한 시점이므로 성공과 실패를 거론할 단계도 아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변화는 일어날 수 있다. 사업자가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 확립한다면 얼마든지‘효자’로 거듭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면 천박하고 자극적인 내용에만 의지하여 시청률 확보에 급급한‘골칫덩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런데 종편이 시작되자마자 갑자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화제는 시청률이나 콘텐츠에 대한 내용이 아닌,‘김연아’라는 엉뚱한 소재였다. 공지영의 김연아 비판이 가진 위험성 종편이 시작되고 나서 소설가 공지영은 트위터를 통해“아줌마가 너 참 이뻐했는데 네가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게 맞다 연아 근데 안녕!”이라며 김연아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표출했다. 공씨가 실망한 이유는 김연아가 단지 TV조선의 개국 특집 방송에 출연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씨는 개국 축하쇼에 출연한 가수 인순이에 대해서는“개념이 없다”라
지난 11월9일 엽기적인 뉴스 하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했다. 울산에 사는 한 남성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일본대사관에 소포로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독도는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끔찍한 것이었고, 이 남성은 외국사절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 흥미로운 것은 남성의 항변이었다. 그는 경찰에게“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한국이 일본에 인도적인 지원을 했는데도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택배를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즉 그가 화가 난 이유는 한국이 성금을 보내는 등 지원을 했는데도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뉴스가 안타깝게 느껴진 것은 저 남성의 기대와 순서에 대해서였다. 그는‘도와줬으니 우리 편을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한 것은 한국이 일본을 도와주고 나서가 아니라 수 십 년 전부터 해왔던 것이었다.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싫었다면 처음부터 지원 같은 것은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거기에‘인도적(人道的)’이란 말을 붙이는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
2008년 8월30일 한겨레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블로그 글을 소개했다. 오 시장이 블로그에 올린 글은“서울 시청은 일제에 의해‘일’(日)자형이었던 옛 중앙청과 함께‘본’(本)자형으로 지어졌으며, 일제 침략 상징물로 꼽힌다”는 것이었고, 이는 서울시청의 개·증축에 대한 설명이자 명분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사실이 아니다’ ‘근거 없는 속설’이라며 오 시장이 올린 글을‘엉터리 주장’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오 시장이 근거 없는 소문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행정에 대한 염려와 질타였다. 이 기사를 보면 오 시장은 반일감정과 소문에 의존하여 시정(市政)을 밀어붙이는 시장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된다. 하지만 과연 오 시장의 글이 그렇게 비판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를 버릴 수 없다. ‘도시전설’을 퍼트린 것은언론과 재야학자들 2006년 7월27일 미디어오늘에 YTN의 부장급 간부가 투고한 글이 있다.“서울시 청사 개축…일제 문신‘본(本)’자부터 없애라”라는 강경한 논조의 기고문이다. 이 기고문을 보면 서울시를 하늘에서 보면‘본(本)’자 모양인데, 이것은 폭력집단이 조직원들의 신체에 문신을 새기듯 우리 국토의 심장부에‘일본’이라는 문자표식을 강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