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재보선에서 민주당 김홍업,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각각 전남 무안신안, 대전 서을에서 당선됨에 따라, 지난 1997년 DJP 연합과 같은 ‘서부벨트 연합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심 후보는 “범여권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심 후보는 26일 오전 대전MBC 라디오 ‘시대공감’과 인터뷰에서 "선거 시작부터 끝까지 연대와 연합은 없다고 다짐해왔고,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써 국중당은 당분간 중립지대에서 몸값을 키운 다음, 기존 정치권과의 통합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부터 통합을 주장하던 신국환 공동대표, 이인제 의원과는 달리 국중당 사수파로 불려온 심 후보는 당 내 불고 있는 '선(先)통합' 주장에 대해서도 "당론이 아닌 개인의 소신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중앙당에 올라가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반(反)한나라당’을 내세웠던 민주당, 국중당 두 정파 간의 정계개편 방향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범여권 대통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무안신안의 김홍업 후보의 당선으로 호남에서의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막강한 영향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은 민주당은 소통합이든, 대통합이든 일단 ‘통합 드라이브’를 걸 태세다.
김 후보는 당선 후 “앞으로 민주평화세력이 하나로 뭉치는 데 밀알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통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이번 선거에서도 저의 승리를 통해 확인된 만큼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실제로 김 후보는 선거전부터 열-민 통합의 메신저를 자청해왔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DJ의 최측근인 박지원 비서실장, 권노갑 전 고문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중진 문희상, 배기선, 정동채 의원 등이 연일 나서 선거운동을 돕는 등 구 민주당을 방불케 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대리인이자, 분신이 본격적으로 정가에 등장함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 “DJ의 정치 개입이 단순한 조언 수준에서 벗어나 행동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천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심 후보의 당선으로 국중당 내부 갈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부터 심대평, 신국환 두 공동대표와 이인제 의원 등 3자가 당내 진로를 두고 진통을 겪어왔다. 신 공동대표는 열린우리당 탈당파 등과 통합논의에 참여한 바 있고, 이 의원은 ‘민주당 중심 통합’을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범여권 외부선장으로 불리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심 후보의 교감설도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심 후보는 이날 “진정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한다면 정 전 총장과 손잡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운을 땠고 이에 대해 정 전 총장은 “심대평 대표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로 존경한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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