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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중도노선, 왕따들의 부활과 결집

중도란 올바르고 선한 길이다

중도가 2007년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4.25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의 대세론이 꺽이면서, 급진적 진보도 아니고, 구태의연한 보수도 아닌 그 중간의 무엇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각 정치진영은 앞 다투어 중도의 깃발을 들고 있다. 개혁진영은 중도개혁이라는 말로, 보수진영은 중도보수란 말로 자신을 포장하기에 바쁘다.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중도란 설 자리가 없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몽양 여운형과 백범 김구였다. 시작부터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간의 이분법으로 성립된 한국 정치사에서 이 두 노선의 통합이나 조화를 이루겠다는 정치세력의 꿈이 현실화되기란 불가능했다. 실제로 여운형과 김구 모두 암살로 그 꿈이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박정희, 전두환 등의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권에 참여하여 산업화의 역꾼이 되던지, 반독재투쟁의 선두에 서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민주화 세력이 세운 정권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노무현 정권에 들어 진보냐 보수냐의 두 가지 답만을 강요받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졌다. 그 중간에서 자기 노선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하루는 보수, 다음날은 진보로 규정되는 등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정권에 참여한 세력은 이합집산의 길을 걷고 있다. 끝까지 정권에 남아 친노노선을 지켜나갈 사람을 제외하고는 제각각 흩어지고 있다. 그 대안으로서 중도의 노선의 상품성이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도의 길은 기회주의 노선이라는 오명을 덮어썼다. 실제로 대선을 포기한 고건 전 총리 등도 중도의 노선을 천명했을 때, 줄곧 기회주의자라는 딱지를 떼지 못했다. 중도란 대충 진보 측에서도 욕 먹지 않고 보수 측에서도 욕 먹지 않는 정도의 어정쩡한 스탠스라는 이미지는 고건 전 총리에 의해 더 고착화되었다. 물론 고건 전 총리 자체의 결함이라기 보다는 그 만큼 중도 노선을 지킨다는 건, 보수나 진보를 지키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중도 노선을 가장 심도깊게 주장하는 시인이자 사상가 김지하는 “중도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운데도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설명한다. 중도란 고정불변이 아니라고 역동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안으로 보자면,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해도 북핵 실험이 벌어지면 단호히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는 것이 중도라는 것이다.

소설가 박경리는 “중도란 곧 진리이자 선”라는 말로 표현했다. 각종 사안에서, 진보든 보수든 그 누구 앞에서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말들을 하면 그 말들이 바로 중도라는 것이다. 이토록 이념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그게 가능하겠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말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곧바로 "너는 누구편이냐?“라는 질문부터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설사 당장은 그 말의 뜻이 전달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옳은 말이라면 정면에서 반박되지는 않는다.

국가보안법 폐지문제,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 인터넷의 규제 문제 등 진보와 보수 간의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을 때, 양측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한 중간의 답은 정녕 없었을까? 아니다. 분명히 있었다. 단지 정파적 이해 때문에 그 올바른 답을 양 진영에서 애써 무시했을 뿐이다.

이러한 정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중도란 현 시점에서 왕따의 노선일 수밖에 없다. 중도를 이야기하는 김지하 시인이 90년대부터 사실 상 왕따의 삶을 살았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김지하 시인 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각론에서 중도를 이야기하는 전북대의 강준만 교수 역시 왕따의 삶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2007년 대선에서 중도 노선이 각광받는다는 점은 바로 왕따의 노선들이 세력화하여 집결되고 있다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중도의 노선을 찾기 위해 더욱 더 치열한 탐구와 논쟁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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