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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강재섭 `마지막 승부수'

"내가 무슨 똥개냐..구질구질하게 하지 않을 것"



경선룰 중재안을 내놓고 시험대에 섰던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가 11일 정치인생 최대이자 최후가 될 수도 있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중재안 거부로 당의 내분 사태가 오히려 악화되자 양대 주자인 박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거나 절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버리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

이날 오후 여의도 모처에서 강 대표와 독대했던 나경원 대변인은 "의원직 사퇴시사는 정계은퇴 시사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강 대표가 마지막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가 이처럼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은 중재안을 내놓고 자리에만 연연하고 있다는 당내의 비판을 일거에 불식시키면서 중재안을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표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 전 시장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와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해 보라는 우회적 요구가 담겨 있다.

박 전 대표의 도움으로 7.11 전대에서 대표에 당선됐고 4.25 재보선 패배 이후 지도부 책임론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던 그가 중재안 발표 이후 `이 전 시장과의 밀약설' 등에 시달리면서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자 자신의 `사심없음'을 이번 카드로 증명해 보이려 했다는 것이다.

그가 나 대변인을 통해 "합의 정신과 명분에 따라 사심없이 만들어진 중재안을 내놓았는데도 논란이 종식되지 않고 분란사태로 가는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로지 당과 국민의 화합을 위해 경선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답답함'을 토로한 대목으로 읽힌다.

그는 특히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없다면 내가 존재할 이유가 전혀 없다. 수많은 희생이 없이 큰 일이 도모되겠느냐"며 사퇴 시사 카드가 `정권교체를 위한 희생적 결단'임을 은연중 내비쳤다.

강 대표는 "내가 무슨 옆집 똥개냐", "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박.이 두 주자의 틈바구니에서 당 대표인 자신의 처지가 너무 몰리고 있다는 섭섭함과 불만을 드러낸 발언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카드가 '고비마다 양지만 찾아다녔다'는 일부 언론의 비판에 대한 불쾌감과 함께 중재안 제시 이후 좁아진 입지를 만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중재안의 관철 여부가 강 대표의 거취와 직결된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반발로 전국위원회에서 중재안의 통과가 불투명해진 상황을 맞게 되자 위기를 급반전시킬 극단적 승부수가 필요했다는 것.

박 전 대표 측의 한 핵심인사는 "중재안 처리가 무산되면 강 대표는 어차피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미리 선수친 것 아니냐"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박 전 대표 측의 싸늘한 반응도 그렇지만 중재안을 둘러싼 세 대결이 전국위원회 등에서 `각목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큼 두 주자간 감정이 악화된 상황까지 고려하면 강 대표의 제안이 쉽게 받아들여질 지도 의문이다.

만약 양 주자간 합의 도출에 실패하고 박 전 대표도 중재안을 받지 않을 경우 실제 강 대표가 의원직을 내던질 수 있을 지 의구심을 갖는 소수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강 대표의 의중은 흔들림없이 확고하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은 "강 대표는 이번 제안에 정치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처럼 그만 둘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게 아니라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확실히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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