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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한 비운의 체조스타 김소영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에 건너온지 5년째인 `비운의 체조선수' 김소영씨가 11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마스터스칼리지에서 감격스런 학사모를 썼다. 오른쪽은 지난 3년동안 김씨의 손과 발이 되어 온갖 수발을 들어줘 `천사'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는 제니 시멘스양.isjang@yna.co.kr/2007-05-12 16:14:39/ |
3년간 무료 간병한 제니 시멘스와 14일 귀국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고교 1학년이던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훈련장에서 메달획득의 꿈을 이루기 위해 땀을 쏟다 이단평행봉에서 추락하며 1급 장애인이 됐던 `비운의 체조선수' 김소영(38)씨.
5년 전 사지가 마비된 몸을 이끌고 낯설고 물선 미국 땅으로 건너온 뒤 대학에 입학, 영어 배우기에도 벅찼지만 한번도 좌절하지 않았던 김씨는 11일 로스앤젤레스 북서쪽에 있는 샌타 클라리타의 마스터스 칼리지에서 감격의 학사모를 썼다.
이날 칼리지 오브 캐년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졸업식에 참석한 500여명의 졸업생과 2천여명의 축하객, 100여명의 교직원들은 온갖 역경을 꿋꿋하게 이겨낸 김씨가 휠체어를 타고 연단에 올라 졸업장을 받는 순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특히 이날 졸업식에는 약 3년동안 학업까지 팽개치고 김씨의 대소변을 받아주고 몸을 씻겨주는 등 기꺼이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제니 시멘스(24)양도 함께 학사모를 써 더욱 뜻깊었다.
상담학을 전공하던 김씨의 곁에는 한국에서부터 동행했던 여동생이 있었으나 2003년 여름 갑자기 귀국하게 됐고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는 김씨의 사정을 지켜보던 같은 기숙사의 제니가 무료 간병인을 자처하고 나섰으며 김씨 조차도 며칠 사이에 그만두겠지 했던 것이 3년동안 계속됐던 것.
특히 제니가 교사 자격증 획득을 위해 학교를 비울 때에는 여동생인 크리스틴(22)이 달려와 수발하는 등 백인 자매가 김씨의 곁을 늘 지켜줬고 이런 희생이 있었기에 졸업하게 됐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졸업식 행사가 끝난 뒤 가까운 친척과 교인, 친구들의 축하 꽃 더미에 파묻혔던 김씨는 오는 14일 제니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간뒤 대학 전공을 살려 장애인 상담을 하는 등 장애인 사역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씨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제니 등 좋은 친구들에 감사하며 숙제하는게 제일 힘들었는데, 이제 한국에서 장애인 사역에 힘을 쏟으려 한다"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불행이었지만 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고 말했다.
제니 시멘스양은 "소영이 이렇게 무사히 졸업하는 모습을 보게 돼 정말 기쁘고 놀라우며 하나님의 가르침으로 오늘이 있게 됐다"면서 "3일 후 한국을 방문해 약 2주일동안 함께 생활하며 한국을 경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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