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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권 승계 차질빚나...지배구조 개선 '필연'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이 29일 항소심에서도 유죄판결이 남에 따라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는 결국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은 이 사건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음에 따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도덕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데다 지배구조의 취약성에 대한 비판 여론과 개선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재판의 유무죄와 상관없이 이미 발행된 에버랜드 CB는 무효화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의 지배구조에는 큰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이미 저질러진 경영권 승계 작업의 부도덕성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삼성이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개선의 성의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이 논란의 핵심에 있는 재벌그룹 경영권 승계, 지배구조 개선, 금융.산업 자본 분리 등의 문제는 관련 법이나 제도뿐 아니라 국민여론, 정부 정책, 경제상황 등 다양한 사회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경영권 승계 차질빚나 =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에버랜드 주식 25.1%를 소유함으로써 이미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고, 이는 에버랜드 CB 배정 유무죄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고 있으며 에버랜드가 삼성생명 지분 19.34%,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7.26%, 삼성전자가 삼성카드 지분 46.85%,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 25.64%를 갖고 있다.

에버랜드 CB 저가 발행의 유무죄 여부를 떠나 관련 법규상 1996년 에버랜드 CB 발행 자체를 무효화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 전무와 에버랜드를 고리로 하는 지배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B 발행을 무효화시키기 위해서는 에버랜드의 주주들이 당시 이사회 결의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지만 에버랜드의 주주들이 삼성 계열사나 관계사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CB 발행 무효확인 소송은 신주발행의 경우처럼 제소기간이 6개월 이내로 제한돼 있어 이번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서 유죄로 확정되더라도 CB 발행 자체를 무효화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 그래도 '지배구조 개선돼야' = 이처럼 이 전무가 에버랜드 지분을 통해 그룹 지배권을 확보했더라도 앞으로 이 회장으로부터 삼성그룹 지배권을 물려받아 실질적으로 그룹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시기와 속도, 방법이 문제일 뿐 어떤 식으로든 그룹지배구조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1995년 이 회장으로부터 60억8천만원을 증여받는 것을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 지분 확보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편법적인 계열사 지분 확보가 '도마'위에 오른 뒤 추가 지분 확보 작업은 중단된 상태이며 이 전무는 아직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올해 39세인 이 전무는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가 됐다가 6년이 지난 올해 초에야 겨우 전무로 승진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의 외아들로 올해 37세인 정의선씨가 2005년에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편이다.

이 전무가 현재까지 경영수업만 받고 있을 뿐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에버랜드 CB 파문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 함께 삼성은 이건희 회장 및 총수 일가 지분이 0.8%에 불과한데도 이 회장이 매출 140조원, 자산 230조원의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 정부나 사회로부터 강한 지배구조 개선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다 삼성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배,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배,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배 등으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결국 삼성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를 인정받고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형식이든 지배구조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 지배구조 개선 변수 많아 = 삼성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에는 그룹 규모가 너무 커져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싶어도 이를 실행하는 데는 적지 않은 한계를 안고 있다.

또 삼성의 경영권 승계, 지배구조 개선에는 법.제도, 여론, 정부 정책, 경제여건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만큼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재벌 경영권 승계, 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경제력 집중 완화 등 삼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 경제 현안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의 '아킬레스건'인 경영권 승계,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과 삼성을 둘러싼 사회의 역학관계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되고 양자의 접점은 사회, 경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배구조 개선의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한편 이와 관련한 사회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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