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환 전 국민중심당 공동대표의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통합민주당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 현재 통합민주당은 하루하루가 뒤숭숭하다. 김효석-신중식 등이 연일 탈당을 거론하면서 대통합을 압박하고 있고, 당 지지율도 정체되어있다. 심지어는 박상천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려있다는 보도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통합민주당에서 이미 일찌감치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 추미애 전 상임중앙위원, 이인제 의원 등이 출마선언을 했지만, 여론의 무관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진보와 보수로 확연히 갈린 언론 환경의 문제도 크다. 하지만 역시 언제 어떻게 탈당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통합민주당의 불안감과, 아직 2%의 지지율을 받는 대선후보가 없다는 당의 취약성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국환 전 대표가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출마선언을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민주당과 합당한 구 통합신당 계열에서 처음으로 대선후보 나왔다. 김영환, 추미애 등은 새천년민주당부터 있어왔고, 이인제 의원 역시 통합민주당 합당 전에 민주당에 입당했다. 신국환 전 대표는 김한길, 강봉균 등과 통합신당에 합류한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대권출마선언을 한 것이다.
현재 통합민주당 내에서는 대통합파들과 민주당중심파 등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언제 어떻게 당의 분열이 조장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 시점에서 통합신당 측의 신국환 전 대표의 출마는, 통합민주당의 단합에 일정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통합민주당의 대선후보 중 처음으로 경제대통령론을 들고 나왔다. 신 전 대표는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공약했다. 신 전 대표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전형적인 경제통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경제대통령론을 선점한 상황에서, 통합민주당은 물론 범여권 후보를 통틀어 경제전문가로서의 대선후보가 나선 것이다. 특히 워낙 취약한 당세로 인해 정책개발에 힘을 쏟지 못했던 통합민주당으로서는 경제정책을 전면에서 내세울 후보가 나왔다는 점에서 큰 원군을 얻은 셈이다.
경제통은 아니지만, 경기도지사와 노동부장관 등을 거치며, 자질과 능력론을 내세우는 이인제 후보와 함께, 국가경영 정책 경쟁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셋째, 신국환 전 대표는 통합민주당과 범여권을 통틀어 유일하게 TK 지역의 조직기반을 갖춘 후보다. 물론 추미애 후보가 TK 출신임을 강조하지만, 경북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직을 역임하고 있는 신 전 대표와는 경우가 다르다. 대부분 서부벨트만 이야기하는 다른 범여권 후보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넷째,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다. 신 전 대표는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두 번 역임했다. 경제능력으로만 평가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춘 것이다. 신 전 대표는 16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면담을 잡아놓고 있다. 신 전 대표는 범여권 통합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로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얻으려는 다른 후보와 달리, 철저하게 경제문제만으로 면담을 해도 되는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이러한 신 전 대표의 위치는 최근 통합론의 방법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통합민주당 지도부와 김 전 대통령 사이에서 절묘한 절충점을 찾아낼 여지도 있다.
다섯째, 신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는 초선 의원이고, 국민중심당에서만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정통민주당 계열, 범여권 대통합 계열 정치인들과 모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게 단점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계파별로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을 사수하자는 사람들부터, 대통합에 나서자는 사람, 더 나아가 손학규 전 지사 등 제 3지대 정치인들 모두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 손학규 전 지사의 외곽 조직으로 알려진 전진코리아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현재 전진코리아는 손 전 지사는 물론, 미래구상연대 등과 손을 잡으며 폭넓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만약 신 전 대표가 전진코리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결과적으로 통합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전진코리아를 불러들이는 격이고, 통합민주당으로서는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통합을 하면서 외연이 넓어지긴 했지만, 통합민주당은 아무래도 호남 색채의 정체성이 강한 정당이다. 평민당 시절부터 수십년 당을 지켜온 대의원들도 많다. 통합민주당의 구조로 보면 외부인에 가까운 신국환 전 대표로서는 당내 경선이 버거운 입장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단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고, 결과에 상관없이 통합민주당 입장에서는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통합민주당은 물론 신 전 대표와 경쟁할, 김영환, 추미애, 이인제 후보 등 역시, 어차피 여론의 관심을 모아야한다는 점에서, 손해볼 게 전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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