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지지율 권영길에 이어 6위로 추락
민주당의 유력 대권 후보 조순형의 지지율은 정체되는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조순형 한계론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출마선언 이후 한달여만에 지지율이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CBS-리얼미터의 주간여론조사 결과 조순형 후보는 이명박,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 권영길에 이어 3.3%의 지지율로 6위에 그쳤다. 특히 범여권 선호도에서는 지난주에 비해 4%가 떨어진 12%로 하향세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조순형 후보가 출마 선언 직후 18%대를 넘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의 지지도가 빠진 것이다.
29일 조인스닷컴의 조사에서는 전주의 4.2%에서 2.3%로 더 크게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정동영, 이해찬 등 친노주자들이 소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유력 후보들 간의 차이 탓에 라이벌 관계인 민주신당의 지지율은 17.8%를 기록하는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 3.3%로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순형 후보는 출마 선언 뒤 조중동을 비롯한 가장 많은 언론의 지원을 받았다. 이인제, 김영환, 신국환, 김민석 후보와는 출발선 자체가 달랐다는 평가다. 그러나 결과만을 놓고 볼 때 조후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선후보 출마 뒤에도 여전히 쓴소리 하나
조후보의 문제는 그가 훌륭한 국회의원으로서 바른 말은 잘하지만 국가 전체를 이끌어갈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후보는 출마 선언 뒤, 아직까지 변변한 정책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후보로 출마했으면서도, 여전히 남만 비판하는 쓴소리 정치인에 머물러있다는 것이다.
그의 대선득표 활동 역시 타 후보에 비해 활발하지 못하다는 평가이다. 조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그의 지지자인 손봉숙 의원은 “도서관은 내가 지킬 테니 밖에 나가시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조후보의 대선후보답지 않은 행보 이외에도, 호남에서의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한겨레신문의 조사결과 조후보의 호남지지율은 1%에 머물고 있다. 호남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민주당의 대선후보로서는 심각한 결격사유이다.
민주당 지지자들 내에서는 조후보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판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개입에 대한 비판은 옳지만, 포스트 김대중 시대의 호남의 정치적 리더로 인정받기에는 호남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상외의 조후보의 부진 탓에, 민주당 내에서는 새로운 주자를 간판에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부지런히 유권자들과 접촉하며 표심의 바닥을 훑고 있는 이인제, 매주 하나씩 정책비전을 제시하는 김민석, 정통 민주화세력을 대표하는 김영환, 민주당 유일한 경제통 후보 신국환 등, 오히려 능력있는 후보들이 조후보에만 초점을 맞추는 언론에 의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인제 후보는 이를 조중동의 음모론이라 분석하기도 했었다. 조중동이 어차피 폭발력도 없고 후보단일화를 하기 어려운 조후보를 밀어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도우려 한다는 것이다.
조순형으로는 어렵다 인식 확산
타후보들의 이러한 불만은 여론조사 반영비율로 폭발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다. 정책도 개발하지 않고, 유권자와 만나지도 않으면서, 조중동 등 언론플레이만을 통해 획득한 여론조사 지지율로 승부를 가리려는 조후보의 선거전략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또한, 점차 큰 차이로 벌어지고 있는 민주신당과의 호남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최인기, 이상렬 등 호남 출신 대선후보가 나서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미 민주당 내의 호남지지율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조순형 후보를 일찌감치 따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후보는 민주신당에 흡수될 위기에 처해있던 민주당을 위해 전격적인 출마를 단행했다. 박상천 대표와 김경재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아가면서까지, 조후보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조순형 추대나 마찬가지라는 말까지 들렸었다.
그러나 조후보의 의외의 부진에 따라, 민주당은 이인제 등 다른 대항마론이 제기되며, 복잡한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