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빅뉴스에 글을 보내왔습니다. 다양한 논의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자식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아마 물질이나 돈만은 아닐 것입니다. 올바른 정신과 능력을 물려주고 싶을 것입니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는 가훈이 있고, 학교에는 교훈이, 회사에는 사훈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국민에게 가장 강조하는 정신자세는 무엇일까요? 아마 생각나지 않으실 것입니다. 권위주의 시절의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강압에 질려 생각하기도 싫을지 모릅니다.
미국 등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대통령취임을 비롯해 모든 공직의 성실성을 담보하기위해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상징하듯이 그들은 정직을 제1의 국가적 덕목으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정신의 보물을 잃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불타버린 남대문을 보존하여 국보1호라는 물질의 보물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제시하는 정신의 보물1호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우뚝 세워야 합니다.
불타버린 남대문은 우리 마음을 뻥 뚫어놓아 그 허전함과 슬픔은 형언할 수가 없지만 마냥 슬퍼하고 분노하거나 재건의 방식을 둘러싸고 논쟁할 때가 아닙니다.
세계 여러 국가 중에 기독교정신을 국시로 삼는 국가가 상대적으로 번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번영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독교문화의 특성인, 자기 잘못을 스스로 고백하는 제도가 자정기능을 하여 사회를 상대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측면이 강합니다.
고백(Confession)을 통해 신용(Credit)이 쌓이고, 이것이 사회적 신뢰(Confidence)를 형성하는 구조가 국가를 경쟁력 있게 만듭니다. 저는 이것을 “3C 제도”라 명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사회도 이러한 제도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원칙에서 불탄 남대문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사회적 운동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불탄 남대문을 보면서 국가단위나 회사, 가정, 개인할 것 없이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오류를 교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사회나 국가, 우리 자신을 만들 수 있는 상징이 되어야 합니다.
600여년을 견뎌온 남대문은 불에 타버렸습니다.
이를 완벽하게 재건축한다고 해도 그것은 이미 600여년을 지켜온 남대문은 아니며, 우리의 속도감으로 아무리 빨리 복원하다고해도 우리의 총체적 시스템 부실의 부끄러움이 역사 속에 덮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제안 합니다. 즉각 불타버린 남대문을 그대로 보존하여 우리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교훈으로 삼아야합니다.
그리고 숭례문의 별칭이 남대문 이였지만 남대문이라는 통칭을 유지하고 ‘참회의 문’, ‘자성의 문’, ‘반성의 문’, ‘경고의 문’ 과같이 적당한 명칭을 국민과 함께 찾아내 허술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항상 자극이 되게 해야 합니다.
독일의 아우슈비츠,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 일본의 원폭피해전시관, 뉴욕의 그라운드제로는 피해자로써 공격자를 비난하고 자국민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는 상징으로 불탄 남대문을 보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국가는 국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일상에서 불탄 남대문을 보며 시스템을 점검하고, 일상을 반성하는 계기를 삼을 수 있습니다.
중국을 아는 분들은 대부분 이백과 황학루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무한에 가서 황학루에 오르면 그 규모가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황학루는 ‘당’에서 ‘청’에 이르기까지 모든 왕조 때마다 소실되고 중건되었습니다. 지금의 황학루에는 소실되었던 각 왕조별 황학루를 같은 배율의 미니추어를 전시하고 있는데 시대를 내려올수록 규모가 커집니다.
그러나 그 규모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이백의 시를 기억하고, 눈 아래 도도히 흐르는 장강을 기억할 뿐입니다.
이와 같이 건물 남대문은 온 국민이 슬퍼해야 될 만큼 커다란 의미가 없을지 모릅니다. 중요한 점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상징성일 것입니다. 불타기전의 남대문이 가지는 상징은 무엇일까요?
전화위복이란 용어를 생각합니다. 불타버린 남대문을 우리사회의 잘못되고 나사 풀린 시스템을 바로잡고, 공직자의 본분을 생각하게하고, 개인의 삶을 성찰하게 하는 상징으로 승화시킨다면 우리사회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 동강난 성수대교, 무너진 삼풍백화점식의 방식으로 우리의 기억 속 저편으로 하루빨리 밀어내고자 한다면 우리는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방법을 제안합니다.
1. 불탄 남대문을 비, 눈,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위한 조처를 비닐 등을 사용하여 즉시 취하는 동시에, 현재 불탄 모습을 감추는 가림막을 거둬내야 한다.
2. 불탄 남대문을 금속구조재와 투명 강화유리로 보존하여야한다.
3. 원형에 충실한 남대문을 적당한 장소에 복원한다. 이와 병행하여 불탄 남대문을 보호하는 강화유리에 원형 남대문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표현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제가 제안한 “불탄 남대문을 보존하여 ‘정신의 보물1호 남대문’을 만들자”는 서명운동, 홍보운동을 마음을 다해 해나갈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동참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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