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미네르바의 구속에 대한 주제로 100분토론 402회가 하도 재미있다 길래, 인터넷으로 재방송을 보았다. 정말 재미있었다. 특별히 '무뇌아'(진중권이 매우 애용한 용어이지만 사실 진중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로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는 없는 것 같다) 진중권이 나와서 이번에는 또 얼마나 우리를 웃겨줄까 내심 기대하면서 보았다. 과연 웃겼다. 일단 진중권이 "바스티유처럼 습격해서 끄집어 낼 겁니까?" 운운할 때 무척 썰렁했다. 아니 조금 웃겼다, 황당해서! 마치 디워 토론 때 "디워가 국가보안법입니까?" "심형래가 이무기 가지고 아방가르드 할 것도 아니고.....?"라고 할 때처럼 토론 주제에도 안 맞고 비유라 하기에는 너무나 어색한 '억지와 과장'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다. 토론주제에도 안 맞고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은데도 불구하고, 진중권이 (또는 사전준비같이 작업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함께)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이번 토론에 나가서 이 말들(바스티유, 국가보안법, 아방가르드 등)은 TV 나가서 꼭 써먹어야지' 하면서 예행연습까지 여러 번 하고 나온 말인 게 너무나 뚜렷하게 티가 났다. 그런 부자연스러움이랄까 억지스러움도 진중권이 만들어 내는 웃음에 한몫했다. 사실 한편으로는 가련하기까지 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나름대로 저런 말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측은함에서 오는 묘한 동정심.
남들은 토론을 생방송으로 분위기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하는데 비해서 유독 진중권은 혼자 미리 외어 온 대사를 되뇌며 어색하게 립싱크를 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진중권이 머리가 아니라 허리에 주렁주렁 꿰차고 온 대사는 거의 대부분 타이밍조차 맞지 않다. 이번에는 짐바브웨의 예(例)가 가장 어색했다. 옆에서 보던 중학교 2~3학년 쯤 되는 여학생이 그랬다. "진중권 교수는 마치 이 이야기를 꼭 써먹어야 하는데....... 하고 틈만 노리고 있었던 사람 같아요. 말을 해도 왜 저렇게 어색하게 하죠? 꼭 연기를 지지리도 못하는 탤런트가 쪽대본을 숨 가쁘게 더듬거리는 것 같아요"
진중권의 짝사랑 짐바브웨 처녀
이번 토론에서 가장 웃긴 건 짐바브웨라는 처녀의 등장이었다. 진중권이 이렇게 순수하고 토속적인 시골 처녀를 짝사랑하고 있을 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미네르바 구속에 대한 토론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인터넷 등을 뒤져 찾아내어 간직하고 있었던 보물인, 흑진주 같은 미스 짐바브웨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의 수도 서울에 사는 세련된 유부남 진중권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 이유를 필자는 너무나 잘 안다. 심지어 "짐바브웨의 과거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라는 말까지 이번 100분 토론에서의 히트작으로 삼아 보려고 철저하게 기획해 놓고, 득의만만하게 "대한민국은 아프리카 후진국 짐바브웨보다 못하다"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선언하고 비아냥대고 싶은 것이다. 마치 "한국의 이명박은 히틀러고 한국 사람들은 파시스트들이다"라는 진중권의 고정 레퍼토리의 변형이다."저는 이게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는 진중권의 진중한 애프터서비스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틀렸다. 틀려도 한참 틀렸다. 전원책 변호사의 "거기에 짐바브웨가 왜 나옵니까? (하라는 토론은 안하고 집에서 준비해 온) 신문이나 읽고 그러면 안 됩니다. "짐바브웨가 우리보다 선진국입니까? 후진국입니까? (자기나라 무시하는 걸 알면) 짐바브웨국민들이 소송(訴訟)합니다!"--잠시 웃고--
소크라테스의 진중권 교육법 : 도로교통법와 인터넷강국
참으로 어리석은 진중권 학생을 깨우쳐 주는 방식으로는 역시 산파법이 가장 좋을 것 같아
소크라테스 선생님을 모셨다.
소크라테스 : 진중권 학생? 도로 교통법은 왜 생겨났을까요?
진중권: 그야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생겨났겠지요?
소크라테스 : 그럼 도로교통법은 조선시대와 요즘을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엄하고 복잡할까요?
진중권: 그야 당연히 요즘 들어 훨씬 엄격하고 복잡하겠지요?
소크라테스: 왜 그렇다고 생각하지요?
진중권: 그야 조선시대에는 도로도 적었고 우마차도 적었고 속도도 늦었고 충돌 추돌 사고도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도로도 많고 커지고 달리는 차량도 조선시대와 비교해서 훨씬 많고 빠르잖아요, 그에 따라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피해자도 많이 생기기 때문이죠.
소크라테스 : 진중권 학생이 예를 든 짐바브웨는 대한민국보다 후진국인가요? 선진국인가요?
진중권: 그야 후진국이죠.
소크라테스 : 알기 쉽게 대한민국의 요즘 시대와 비슷한가요? 조선시대와 비슷한가요?
진중권: 굳이 따지자면, 그야 조선시대에 비슷하죠. 그런데(머리를 끍적이며) 이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좀 그런데요.
소크라테스 :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대답하기 쉽게 질문을 바꾸죠. 짐바브웨가 한국만큼 인터넷 전용선이 잘되어 있나요? 한국 같이 세계적인 IT 강국인가요? 아닌가요?
진중권: 그건 아니죠. 지구상에서 한국만큼 인터넷 전용선이 많이 설비된 나라는 거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소크라테스 : 게다가 온 도시 빌딩 구석구석에 PC방 까지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죠?
진중권학생: 그건 사실입니다.
소크라테스 : 온 길거리에 차량이 넘치는 복잡한 나라가 한국이라면 거기에 비해서 짐바브 웨는 차량 수가 너무나 적은 나라라는 건 인정하나요?
진중권학생: 그건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러면 어느 쪽이 도로교통법이 엄하고 복잡해야 하나요? 차가 별로 없는 나라 아니면 차가 북적대는 나라?
진중권학생: 그야 당연히 차가 북적대는 나라에.......
소크라테스 : 그건 왜 그렇죠?
진중권학생: 안 그러면 사고가 많아서 재산피해와 사상자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 : 딩동댕!
소크라테스 : 그런데 차가 별로 없어서 사고도 별로 없는 짐바브웨를 예로 들면서 한국처럼 차량이 붐비면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하고 비교하면서 도로교통법을 시골나라 짐바브웨를 표본으로 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면 얼마나 우습겠어요? 한 술 더 떠서 짐바브웨의 과거 운운하면서 세계 제 1위의 인터넷 강국인 한국의 현재를 격하시키는 데 이용하는 이게 얼마나 낯 뜨겁고 황당한 경우인지 알겠어요?
더 중요한 건 짐바브웨에서 한국의 최진실, 유니, 안재환 등의 유명인들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문근영 기부 악플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나요? 차가 없다면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듯이 인터넷 전용선이 한국처럼 도처에 깔려 있지 않은 나라라면 이런 부작용이 훨씬 덜 심각하겠죠? 그러니 예를 들려면 최소한 한국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인터넷 전용선이 설비된 나라를 들어야 주제의식에 맞게 되는 거죠.
진중권학생: .......?!
소크라테스 : 그랬어요. 예를 들어 축구경기에서 관중들의 지나친 흥분과 난동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면 그런 피해를 줄일 방안으로 외국의 입법 예를 참고로 한다면 축구가 생활화되어 있고 홀리건들의 난동이 심한 영국이나 이탈리아의 입법례(例)를 들어야 하나요? 아니면 축구도 별로 하지 않고 관중들에 의한 그런 난동 사고도 없는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의 예를 들어야 하나요?
진중권학생: 그야 영국이나 이탈리아죠. 그러고 보니 제가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황당한 예를 들었네요.
소크라테스 : 그렇죠, 그리고 실제로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축구장에서의 난동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경기장에 경찰을 더 많이 투입하고 홀리건들을 파악한 후 번호표를 발부하여 건전한 축구 관람문화를 위해서 홀리건들의 경기장 출입을 막기 시작했어요. 이런 점은 한국에도 건전한 인터넷 문화정착을 위해서 실명제 등 여러 가지 제약이 필요하다는 전원책 변호사의 지적이 타당했다는 생각에 맞닿아 있네요.
그럼 진중권학생이 열심히 준비한 리포트 점수가 왜 D-학점인지 이젠 알겠어요?
진중권학생: 결정적으로 제가 짐바브웨를 예로 든 것이 또 핀트를 한참 잘못 잡은 것 같네요.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의 무수한 미인들 중에서 잘 알려지지도 않은 짐바브웨 양(孃)을 찾아낸 노력은 정말 가상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F학점은 면했어요. 전번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 건(件)처럼 주제파악이 한참 잘못되어 빵점을 매기고 F학점을 줘야 당연 하지만, 진중권 학생이 짐바브웨 아가씨를 찾아 내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그런 정성에 감동을 해서 대신 D- 학점을 줬어요.
진중권학생: 소크라테스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
진중권학생: 그럼 C학점 이상 받은 학생들은 어떻게 접근했나요?
소크라테스 : 한국보다 인터넷분야에서 훨씬 선진국이거나 '한국보다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나라'를 예를 들었어요. 굳이 차로 따지면 한국보다 차가 많은 나라들, 즉 도로도 많고 붐비고.
진중권학생: B학점은요?
소크라테스 : 1)인터넷 보급률도 높으면서 2)한국처럼 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리다 유명 연예인들이 자살한 사건이 있는 나라들의 입법사례들 중에서 예를 든 학생이 몇몇 있어요.
A학점은요?
1)인터넷 보급률도 높으면서 한국처럼 2)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리다 유명연예인들이 자살한 나라 중에서 3)'그 사건이 크게 언론에서 사회 전체적 논쟁까지 확대되었던 나라'를 용케 찾아내서 그런 가장 적절한 예를 들면서 논의를 전개한 학생이 몇몇 있어요. 그런 학생에겐 가산점을 안 줄 수가 없겠죠?
인터넷 선진국인 한국에서 먼저 도로교통안전법 같은 법을 만들어 먼저 시행하면, 10년 또는 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짐바브웨도 1) 2) 3)의 세 가지 전제조건이 다 구비되는 날이 오면 한국의 입법사례를 참조로 할 겁니다. 사실 사이버 모욕죄(가칭) 같은 문제는 한국이 좋은 입법을 만들어서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모범 사례를 보여줘야 하는 경우라고 봐요. 물론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서 오용이나 남용 등 부작용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면서 추진해야겠죠.
진중권 학생은 '대한민국을 비아냥대고 마구 욕설을 해서 히트작을 내고 싶은 욕심'이 너무 앞선 나머지 위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도 해당되지 못하는 짐바브웨를 예를 들어 '짐바브웨의 과거가 대한민국의 현재' 라는 어처구니없는 궤변까지 해댔으니 사실 이건 큰 감점(-)을 받아야 하는 대목이죠. 자신이 어리석고 모자라면 옳은 것조차도 틀리게 보입니다. 왜냐하면 물자체(物自體)를 인식해서 바르게 판단할 능력자체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죠.
진중권 학생이 사안마다 적절한 예가 아니라 엉뚱한 예를 자꾸 갖다 대는 건 다른 사람들 보다 개념파악능력이 너무 딸려서 그런 건데, 그건 남 탓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가 부지런한 독서와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해요. 남 탓, 주위 탓만 계속하면서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다보면 그런 증상은 점점 더 악화될 뿐이에요. 진중권 학생의 눈에는 주위 바깥세상이 황당해 보이겠지만, 사실은 주위 환경이 아니라 많은 경우 진중권 학생 자체가 황당한 경우라는 걸 알겠나요? 사람이 황당하면 모든 사물이 다 황당하게 보이는 겁니다. 진중권 학생이 공부와 수양을 많이 하고 언젠가 사물과 사회현상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능력이 갖춰진다면 황당하게 보이는 것들이 많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수업 끝. 참! 짐바브웨에서 초빙한 아가씨 영문도 모르게 한국까지 와서 너무 고생했어요. 이상한 상황에 자기가 잘못 불려 나온 걸 알고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까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더군요. 그 아가씨에게 맛있는 것 많이 대접해서 보내는 것 빠뜨리면 안돼요!
공영성 외면한 MBC는 각성해야
이번 100분토론 에서도 밝혀졌다 시피 이번 토론 패널로도 진중권은 철저하게 잘못 섭외된 케이스다. 법률 전공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제학 전공자도 아닌 사람을 불러놓고 전문적인 영역을 토론하니까 진중권은 시종일관 발언다운 발언 한번 못했다. 또 준비해 온 발언마저도 상황이나 주제와는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이건 몇 번 거론한 진중권의 내적한계 때문이다) 이건 분명 패널을 잘못 섭외한 MBC가 시청자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아야 마땅하다.
인류의 스승 소크라테스께서 한 말씀
진중권 학생은 말 좀 곱게 쓰도록 해요. 일전에 신문기사에서 디워팬들 보고 대놓고 '방방 뛰는 원숭이들'이라고 했죠? 그러니 당장 한 네티즌 논객이 그 말이 나오기를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진중권 학생더러 "그래 잘 됐네. 나도 이제부터 너(진중권)한테 마음 놓고 원숭이라고 할 수 있어서 좋다" 라고 한 걸 경험했죠. 지식인이 이런 현상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고 이런 악순환과정을 더 부추기다니 그건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예요.
그리고 MBC에서 진중권학생 자꾸 불러내는데 왜 그래요? 진중권 학생이 TV에 나오기만 하면 헛소리 상소리 하는 걸 잘 알고, 혹시 MBC가 진중권 학생을 공개 망신 주려고 작정하고 자꾸 불러내는 진중권학생의 안티가 아닌지 진짜 의심스러워요.
너무 뻔뻔해요, 진중권 학생. 앞으로는 설사 그런 기회가 와도 스스로 좀 자중하세요. 거긴 무식한 사람이 나가서 자기 개인기 발휘하면서 개그 하는 데가 아니라 엄연한 공영방송 토론회에요. 일단 너 자신부터 알아야 해요! 진중권 학생이 네티즌 패널로 나간다면 몰라도 전문가랍시고 그런 데에 패널을 할 만한 수준이 된다고 생각해요?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하게 생각해 보기바래요. 무엇보다 국민의 혈세와 귀중한 시간을 그렇게 무가치하게 낭비하는 건 무책임과 비양심의 문제라는 걸 인식하기 바래요. / 김휘영(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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