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권 당시 감사원장 출신인 한승헌 위원장, 촛불 선동을 주도했던 참여연대 김민영 위원 등 SBS 시청자위원회가 좌파 편향으로 구성되어있다는 사실을 지난 미디어워치 29호에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SBS 시청자위원회 측에서는 “SBS는 한번 시청자위원을 임명하면 본인이 사퇴할 때까지 연임을 하는 것이 관례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SBS 시청자위원회 측의 해명은 노무현 정권 당시의 시청자위원회 구성을 보면 석연치 않다. 노무현 정권 때부터 SBS는 시청자위원회를 경영 문제에까지 활용하는 등 유착된 형태로 운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직후인 2003년 2월 SBS는 안티조선 운동의 리더인 당시 한일장신대 김동민 교수 (현 창조한국당 사무총장)를 전격적으로 SBS 사외 이사로 임명한다. 김동민 교수의 SBS 사외 이사 참여는 이른바 안티조선 진영에 큰 파문을 몰고 왔다. 당시 안티조선에서는 SBS를 조선, 동아, 중앙과 같은 족벌 언론사로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민 교수는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제외한 모든 언론사에 참여할 수 있고, SBS를 바꿔낼 수 있다”며 사외 이사직 뜻을 굽히지 않았다.
2003년 김동민 SBS 사외이사의 유재천 시청자위원장 공격 후, 이듬 해 교체 돼
김동민 교수는 이후 2003년 12월 당시 우파 성향의 SBS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인 유재천 한림대 교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 2003년 11월 25일 국회에 제출한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KBS 시청자위원회와 MBC 시청자위원회에서 비판 성명서를 냈는데 반해, SBS 시청자위원회가 빠졌기 때문. 유재천 교수는 “SBS라는 민영방송의 시청자위원회가 수신료 문제에 공식 성명서를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김동민 교수는 “유재천 위원장이 한나라당의 KBS 죽이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 당시 SBS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주창윤 서울여대 교수,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도 유재천 위원장 공격을 함께 했다.
SBS의 시청자위원회 선임은 매년 2월부터이다. 유재천 위원장이 김동민 교수 등 안티조선 진영으로부터 집단공격을 받은 이후 이듬해인 2004년 3월, SBS는 전격적으로 유재천 위원장을 교체 친DJ 및 친노 인사인 한승헌 전 감사원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유재천 위원장을 함께 공격했던 김창남 교수, 주창윤 교수, 김기식 사무처장 등은 모두 연임되었다.
유재천 위원장이 주변의 공격에 의해 스스로 사퇴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 당시의 주류세력이었던 안티조선의 김동민 교수가 SBS 사외이사로서, 김창남, 주창윤, 김기식 등 진보좌파 진영의 리더들이 일제히 위원장을 공격했기 때문에 것은 이미 유재천 위원장의 독자적 판단으로 버티기는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이에 SBS는 DJ와 노무현 세력과 가장 가까운 한승헌이라는 인물로 교체한 셈이다. 한승헌 위원장은 그 이후 2009년까지 무려 6년 간 SBS 시청장위원회 위원장직을 연임하고 있다. 한국 방송 역사 상 최장수 시청자위원장이다.
SBS도 사측과 노조, 시청자위원회 동수 추천 합의
한승헌 위원장의 SBS 시청자위원회는 일반적인 시청자위원회의 활동을 뛰어넘어 경영에까지 참여하는 파격을 보여준다. 노무현 정권 당시 SBS는 안티조선 진영의 공격으로 방송위 재허가 불가 압박을 받을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이에 SBS 측에서는 사측과 노조, 그리고 시청자위원회까지 참여하는 민방특위를 구성, △민영방송의 소유·경영모델 △보도와 프로그램의 정체성 △경영효율성과 수익의 사회환원 방안 △인력운영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차이점 등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었다.
이 논의과정에서 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자 당시 SBS 최상재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시청자위원회 동수 추천권을 갖는데 합의했다. 지난해 YTN의 구본홍 사장이 YTN노조와 시청자위원회를 합의한 것과 똑같은 내용이다. 이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시청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방송법 상 규정, 특히 독립적인 위치에서 정확히 프로그램을 비평해야 하는 시청자위원회의 기능으로 볼 때, 위법적 합의나 다름없다. 시청자위원회의 비평 대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노조에서 직접 시청자위원회를 추천 및 사실 상 임명한다면 어떻게 시청자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창현 교수의 사퇴로 후임 시청자위원 선정 작업을 하고 있는 YTN, 촛불 주동자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연임 문제로 비판을 받은 SBS 시청자위원회 담당자 모두 “시청자위원은 사내 추천으로 임명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어차피 시청장위원회 임명권자는 사장이기 때문에 사내 추천이란 곧 노조의 추천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촛불 선동에 대한 검찰 수사를 피해 조계사에서 기거하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중도 사퇴하자, 곧바로 같은 참여연대의 김민영 사무처장이 후임 시청자위원으로 임명되었다. 미디어워치 측의 SBS 측에 “박원석 처장의 사퇴 이후 공개적으로 후임 시청자위원을 공모했느냐”는 질문에 “2월에 선임하면서 지원을 받아 그 인재풀 중 한 명을 임명했기 때문에 공모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미디어워치 측은 “그럼 2008년 2월에 같은 참여연대의 협동사무처장과 사무처장 등 두 명이 한꺼번에 SBS 시청자위원회에 지원했다는 말이냐”고 따져묻자. “그렇지는 않다”고 말을 번복, “참여연대 측 인사가 중도 사퇴하면서, 참여연대 측 인사가 다시 들어왔다는 것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임명한 것이 아니라 노조나 참여연대가 알아서 임명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SBS 측은 더 이상 답변하지 못했다.
SBS, 노무현 정권 실세 시청자위원장 경영에까지 활용
DJ정권보다도 언론영역의 측면에서는 한층 더 강화된 좌파노선을 걸은 노무현 정권 등장 이후 SBS에서 발빠르게 우파 성향의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정권 실세 인물인 한승헌 위원장으로 교체한 데 비해, MB 정권 교체 이후에도 여전히 한승헌 위원장 등 좌파 편향 인적 구성이 바뀌지 않은 이유는 무엇을까? 특히 지난해 촛불 광풍 이후 우파 진영에서는 방송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음에도, 그 촛불 광풍 와중에 촛불 주동자가 검찰 수사로 중도사퇴하고, 같은 단체의 또 다른 촛불 주동자가 SBS 시청자위원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이유 말이다.
이는 애초에 우파 시민사회에서 보수가 높은 이사직에만 관심을 보이고, 섬세하게 프로그램을 모니터해야 하는 시청자위원회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SBS의 경우는 조금 특이한 면들이 보인다.
2005년 SBS 사측과 노조, 그리고 시청자위원회가 참여하여 구성된 민방특위는 그해 12월 SBS를 가칭 ‘SBS홀딩스’라는 지주회사와 SBS 방송부문으로 나눈 뒤 현재 최대주주인 (주)태영이 현물 출자하는 과정을 거쳐 SBS홀딩스가 SBS 방송부문의 최대주주가 되고, 태영이 SBS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되도록 하는 지주회사제를 도입할 것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2006년 12월 SBS 이사회는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하여 추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주회사 전환안은 당시 방송위원회의 허가를 요했기에 노무현 정권의 협조가 필요했다. 이 당시 방송위위원회는 민언련 출신의 최민희 부위원장이 실질적으로 움직였다. 프로그램만 정확히 비평하면 되는 시청자위원회와 한승헌 위원장이 지주회사 전환 문제까지 개입해야 했던 시대적 정황이다. 즉 SBS는 정권 실세 형 인사를 위원장에 앉힌 뒤, 이를 활용 SBS의 경영 문제까지 풀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SBS 사측은 노조와 시청장위원회, 즉 진보좌파 언론진영에 상당한 권한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고, 그 여파로 여전히 SBS 시청자위원회는 좌파인사들의 무대가 되고 있다.
한승헌 위원장, SBS 불륜 드라마 종영 파티에까지 참여하여 격려, 직원의 행태 보여
한승헌 위원장의 경우는 SBS의 경영 문제를 풀어주고 6년 간 연임을 하면서, 사실 상 SBS 직원처럼 활동하기도 했다. 2007년 6월 20일 SBS '내 남자의 여자‘ 종영파티 때 한승헌 위원장이 직접 참여, "정말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지만 기쁜 마음으로 나왔다", “'내 남자의 여자'가 SBS에서 제작 방송한다는 것을 알고 크게 성공한다고 확신했다”며 마치 SBS 경영진 수준의 발언을 하여 언론으로부터 “시청자위원회가 해야 할 본분은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한 드라마의 종영을 축하해주는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내 남자의 여자‘는 40%대의 시청률 고공행진 속에 SBS 시청자위원회로부터도 선정성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SBS 측은 시종일관 해당 위원이 사퇴 의사가 없는 한 연임을 하는 것이 관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 당시에는 유재천 위원장이 외부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한승헌 위원장으로 교체했다. 그 한승헌 위원장은 6년 간 연임하면서 사실 상 SBS 직원이 되었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강길모 공동대표는 “전 우파사회에서 지난해 거짓 촛불을 끄느라 전력을 다할 때, 족벌 방송 SBS에는 촛불 주동자들이 마음껏 드나들며 SBS에 촛불 선동을 지시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인사는 무한정 연임이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는 사외 이사 등의 인민재판이라는 비열한 방법으로 교체하는 SBS의 행태야말로 좌파들이 비판하던 대로 족벌방송의 행태”라 비판했다. / 변희재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