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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신뢰잃은 KBS 미디어비평 존재 이유

정연주 사장, 조중동 공격 위해 신설, 이병순 사장은?

2003년 6월, KBS 정연주 사장은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하여 ‘미디어포커스’를 신설한다. 당시 미디어포커스는 친노 여성운동가 김신명숙씨를 사회자로 하여 “매체간의 활발한 상호 비판은 물론 KBS 내부 프로그램 비판까지 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미디어포커스’는 사실 상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메이저 신문사 비판에만 집중했고, KBS 내부 비판 역시 노정권이 아닌 지난 정권의 보도에 치중했다. 특히 MB 정부 들어서 정연주 사장의 해임 논란 때는 전체 프로그램을 정연주 사장을 옹호하는데 할애, 자사 이기주의에 악용되기도 하였다. 이에 이병순 사장은 ‘미디어포커스’ 폐지를 공언했으나, ‘미디어비평’이라는 이름만 바꾼 채, 여전히 편향된 매체비평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KBS 시청자위원직을 맡고 이는 이문원 본지 편집장은 ‘미디어비평’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미디어포커스’가 ‘미디어비평’으로 이름이 바뀌며, 논조와 편집방향도 함께 바뀌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존의 ‘미디어포커스’가 친 노무현적 시각으로 조선, 중앙, 동아와 한나라당만을 집중 비판했다면, 현재의 ‘미디어비평’은 민감한 이슈는 제외한 채, 대부분 양 측의 입장을 한번씩 소개하는 기계적 양비론으로 후퇴한 상황이다.

친노매체들, 기계적 양비론의 ‘미디어비평’에 불만 쏟아내

이에 대해 친노 매체들은 ‘미디어비평’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9월18일 방송된 기사 ‘[취재현장] 청문회 무산은 네 탓?’은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무산된 내용을 전했다. 지난 6월 말 비정규직 법안상정을 둘러싼 앙금 탓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감정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보여주는 과정에 ‘미디어비평’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측 입장을 정확히 갈라 소개하고 있다. 민주당, 한나라당, 다시 민주당, 한나라당 순이다.

‘미디어비평’의 이 같은 보도형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지난 6월12일 전국시사만화협회가 ‘미디어비평’에 대해 언급한 표현, 즉 ‘기계적 양비론’의 한 형태다. 지난 2월13일 방영된 ‘미디어비평’ ‘[이슈&비평] 용산참사,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나?’에 대해 미디어오늘이 기자칼럼을 통해 지적한 내용도 이와 유사하다. 미디어오늘은 “철거민의 불법성과 검찰의 주장을 받아쓰다시피한 조중동과, 경찰 과잉진압 책임에 면죄부주기식 수사를 비판한 한겨레와 경향을 똑같이 나무랐다.”며 ‘사실나열’ 비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발생했을 시 ‘미디어비평’은 무조건 이쪽 한 번, 저쪽 한 번 비추고 들어주는 식이라는 것.

‘미디어비평’이 이처럼 ‘기계적 양비론’으로 일관하게 된 데에는 충분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미디어비평’이 2008년 11월15일부로 첫 방영되기 전, 그 전신이었던 ‘미디어포커스’는 그 보도행태에 있어 친노무현 좌편향 논란을 일으키며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당시 프로그램 꼭지명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 ‘촛불’만 보면 흥분하는 언론? ▲ 10대, 언론지형 바꿀 수도 ▲ ‘포털 길들이기’ 나선 조중동 ▲ 조중동, 네티즌과 광고 전쟁 ▲ “조중동에 광고 실어 죄송합니다” 등이다. 하도 조중동 관련 비판보도가 많이 나와 나중에는 ‘조중동포커스’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미디어포커스’는 방영 내내 우파언론단체의 입장은 대부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민언련, 언개련 등 친노좌파단체의 성명서를 베끼는 수준 프로그램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도우파시민단체인 인터넷미디어협회와 시민을위한변호사들 측 인사의 멘트를 교묘하게 왜곡편집하여, 결국 방통심의위로부터 주의조치를 받기도 했다. 다양한 매체들은 올바른 매체관을 제시해야하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에서 왜곡보도가 판을 친 것.

결국 ‘미디어포커스’가 비난 속에 막을 내리고 ‘미디어비평’이라는 새 이름으로 재탄생하면서부터, ‘미디어비평’은 가히 편집증적 수준의 ‘기계적 양비론’에 몰입했다. 어떤 의미에선 이런 것도 공정성에 대한 모종의 집착일 수도 있겠지만, 단적인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판단 기준의 제시 없이 무조건 이쪽 저쪽 입장을 단순 교차 편집시키는 프로그램에 어떤 사회적 가치가 있는지 또 다른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KBS 측이 민감하게 보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경우에는 ‘미디어비평’ 역시 ‘미디어포커스’와 마찬가지로, 예의 전문적 판단 역량도 갖추지 못한 채, 자의적으로 타 매체를 재단해버리는 우를 반복하고 있다.

2PM 박재범 사건 때, 전문적 역량없이 무차별적으로 타 매체 매도한 미디어비평

역시 9월 18일 방송된 [뉴스 & 비평] ‘여론몰이’ 비판대 선 언론‘에서 ‘미디어비평’은 기묘하게도 민감한 정치 이슈를 벗어나면 ‘마음껏’ 비평의 칼날을 들이대는 보도행태를 보여주었다.. 위 꼭지는 최근 논란이 된 아이돌그룹 2PM 리더 박재범군의 연습생 시절 한국 비하 발언 논란을 다루고 있다.

‘미디어비평’은 위 꼭지에서 “(2MP 박재범군이) 사적인 공간에 올린 글, 이게 기사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된다” “이번 파문은 배타적인 애국주의와 집단주의, 그리고 인터넷 쏠림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한꺼번에 분출된 결과물일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한 젊은이의 사적인 처신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면서, 차분한 여론이 조성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 겸허히 깊이 되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는 등 박재범군 사건을 보도한 각 언론사의 ‘기사가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아가 여론 조성에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당연히 해당 언론사는 “박재범의 글의 기사 가치를 KBS가 대체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느냐”고 반론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본지를 비롯한 헤럴드경제, 조선일보, 독립신문 등에서는 거대해진 연예기획사들의 상술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이 사건을 규정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비평’ 측에서는 이런 관점조차도 언론의 책임을 벗어나려는 행위라 비판했다. 문제는 고도로 전문화된 연예산업계와 인터넷 영역의 복합적으로 결합된 박재범 사건에 대해 ‘미디어비평’ 제작진들이 타 언론사에게 보도 기준을 내세워줄 전문적 지식과 공적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냐는 것이다. ‘미디어비평’ 측에서는 박재범의 글을 올린 마이스페이스라는 공간이 한국의 싸이월드와 같은 사적인 공간이므로 이 영역의 글을 인용하여 올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KBS는 조선일보의 문갑식 현 취재부장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끄집어내어, 결국 자사의 여성 아나운서들이 모욕을 받았다며 형사 고소, 벌금 200만월을 받도록 강경 조치를 취한 바도 있다. 이런 KBS가 개인 블로그의 글을 인용한 언론사들을 비난하고 나서니, 어떤 언론사가 KBS ‘미디어비평’을 신뢰하겠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KBS, 합리적인 존재 이유 설명없이 ‘미디어비평 계속 유지

KBS 측에서는 이문원 시청자위원의 질문에 대해 “주관적인 가치관’을 가질 수 없는 공영방송의 숙명이 비평 프로그램 제작에 고충과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는 있어도 절대적인 결격 사유는 될 수 없다고 봅니다”라는 답변서를 보내왔다. 그러나 ‘미디어비평’은 사안에 따라서 언론계에서 전혀 인정받을 수 없는 주관적 잣대로 타 언론을 매도하고 재단해왔으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추가 정보와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채 영양가 없는 양비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좌부터 극우까지 전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한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측이 ‘미디어비평’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정연주 사장 때부터 시작된 KBS의 자체 이해관계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사실 ‘미디어비평’을 맡고 싶어하는 기자는 거의 없지만, 타 언론사에서 KBS를 비판하고 있으니, 이에 방어용 프로그램이 하나 정도 있는 게 좋지 않냐는 의견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태생 자체가 타 매체를 비판하며 감시할 자격이 없는 KBS에서 이병순 사장 체제가 들어섰음에도,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미디어비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유이다. / 허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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