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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박근혜의 정수장학회에 SOS

노무현 정권 당시 정수장학회 해체 요구했던 언론노조

MBC노조(위원장 이근행)가 “최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 의해 공영방송 MBC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MBC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를 향해 책임있는 주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수장학회는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있는 재단이므로, MBC노조는 사실 상 박대표 측에 SOS를 요청한 것. 박정희 대통령 시절 MBC는 대기업이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30%의 지분을 소유한 5.16장학회가 실질적인 운영주체였다. 그뒤 5.16장학회는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의 ‘수’를 따서 정수장학회로 개칭, 여전히 MBC 지분의 30%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70%의 지분이 전두환 정권에 이르러 KBS로 넘어갔다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설립 이후, 방문진으로 이전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MBC의 운영권은 완벽하게 방문진으로 넘어갔고, 정수장학회 측은 일체의 경영 참여를 할 수 없었다. 이런 역사적 상황에서 방송민주화 투쟁의 깃발을 들고 있다는 MBC노조가 정수장학회 측에 “주주의 권리를 행사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

언론노조, “정수장학회는 언론탄압의 주범이다” 맹공격

MBC의 구조조정에서 가장 먼저 처리해야할 지점이 바로 특정 정치인과 관계된 정수장학회의 30% 지분이라는 데에는 좌우 모두가 동의하는 일이다. 특히 노무현 정권 당시 전국언론노조와 부산일보 노조는 정수장학회 해체까지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벌인 일도 있었다. 정수장학회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산일보에 대해 구조조정 계획을 요구하자, 전국언론노조와 부산일보 노조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뒤에 박근혜 대표가 있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제기하며 정수장학회를 해체할 것을 요청했다.

이 당시 부산일보의 김승일 노조위원장은 박근혜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며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일보가 정수장학회를 탈피하지 않고서는 언론으로서의 자리매김이 어려울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MBC에 대해서도 “정수장학회는 MBC지분을 30% 갖고 있는데 지방 계열사까지 포함 정수장학회를 그대로 둔다면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모른다”며 정수장학회 측을 강력히 비판했다. 모두 현 MBC노조의 상급 단위인 전국언론노조의 발상과 같았다.

그 이전인 2005년 9월 7일에는 전국언론노조 정수장학회 대책위가 서울시교육청에 '정수장학회 설립허가취소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곧바로 성명서를 통해 “시교육청이 국정원 진실위 발표의 법적 효력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국정감사 기간(9월 22일~10월 11일)을 피해 정수장학회 문제의 쟁점화를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수단은 아닌지, 또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기 위한 핑계는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행정의 모든 근거가 법이라는 것은 상식이지만 올바른 과거사 청산이라는 시대정신 또한 교육당국이 외면해서는 안 될 기준”이라고 지속적으로 정수장학회 해체를 요구했다.

그러자 노무현 정권의 측근은 당시 열린우리당의 백원우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정수장학회는 5.16 군사정권이 헌법과 법률이 보호하는 사유재산권과 기본적 인권을 유린하면서 개인 재산을 강탈해 만든 '장물 장학회'로서, 서울시교육청은 이제라도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다한다는 사명으로 정수장학회의 설립을 취소해 진정한 공익법인으로서 제자리를 찾도록 해주어야 한다”며 “따라서 최필립 이사장 등 현 이사진은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또한 박근혜 대표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95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매년 2억5000여만 원의 판공비를 받아 왔고, 여기다가 한국문화재단과 육영재단, 영남학원의 이사장 등을 거치면서 마찬가지로 각종 보수와 판공비를 받아 왔지만 서울시교육청 등은 아직까지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받는 즉시 내역을 검토해 이 또한 공개하겠다"고 맹공격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는 2005년 8월 31일에도 박근혜 대표와 정수장학회를 향해 “언론탄압의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정수장학회를 개혁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반면 중도우파 진영 역시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30%의 지분은 반드시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현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MBC 민영화의 허와 실’이라는 비평문을 통해 “MBC 지방계열사를 매각하여 정수장학회의 지분 30%를 모두 방문진이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좌우 이념을 떠나 특정 재단이 공영방송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기형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그 어떤 반론도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친이계와 박근혜 대표 측 갈등 상황에서 반사이익 노리려는 노조의 정략

이를 뻔히 알고 있을 MBC노조가 느닷없이 정수장학회 측에 SOS를 요청한 이유는 친이계와 박근혜 대표 측의 정치적 갈등 속에서 반사이익을 누려보겠다는 정략적 의도라 분석된다. MBC 노조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설립 이래 국가인재양성의 한 길을 변함없이 수행하고 계시는 이사장님 이하 정수장학회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또한 정수장학회가 그 동안 (주)문화방송의 2대주주로서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도록 배려하고 또 묵묵히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듣기에 민망할 수준의 아첨을 늘어놓았다. 지금으로부터 바로 3년 전인 2006년에 전국언론노조가 정수장학회의 언론장악 실태를 고발하며 해체를 요구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현실적으로 MBC노조의 요청대로 정수장학회 측이 30%의 지분 권리를 행사하여 방문진의 MBC개혁 저지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수장학회가 MBC 경영에 개입했을 때의 사회적 역풍이 워낙 클 것이기 때문이다. 방문진의 최홍재 이사는 “현재까지 정수장학회에서 MBC 사장이나 신임이사 선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장학사업에 전념하겠다는 뜻만 밝히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이번의 MBC노조의 정략은 이들이 방송민주화나 독립에 대한 의지보다는 오직 자신들의 밥그릇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치적 야합이라도 할 수 있는 부도덕한 세력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강길모 공동대표는 “노조가 박근혜 대표를 끌어들여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대체 이들이 무엇을 위한 방송 투쟁을 하고 있는지조차 헛갈릴 지경“이라며 MBC노조를 비판했다.


정수장학회 개혁하고 언론탄압 역사 바로 세우자 (2005년 8월 31일)

국정원 진실위는 부일장학회 강제헌납과 경향신문 강제 매각 사건이 5.16 쿠데타 세력이 사유재산과 언론기관을 총칼로 탈취한 대표적 정치공작 사례였다고 발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 이하 언론노조)은 박정희 정권이 저지른 많은 죄악 가운데 특히 언론을 탄압하고 사유화 했던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선언한다.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사건은 쿠데타 세력이 1962년 향토기업인을 구속시킨 뒤 부산일보와 문화방송의 주식과 장학사업용 땅 10만평을 헌납받는 조건으로 풀어준 강도행위이다. 또한 당시 쿠데타 세력에 비판적이던 경향신문의 사장을 빨갱이로 몰아 구속시킨 뒤 강제매각한 사건은 언론을 장악하여 자신의 부도덕, 반역사성을 감추려 한 추악한 언론탄압 사건이다.

언론노조는 정수장학회가 5.16장학회를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은 사실상 박정희의 전리품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단언한다. 정수장학회라는 명칭은 박정희의 ‘정’자와 육영수의 ‘수’자를 따서 만들었다. 사실상 박정희 일가의 사유재산이자 세습되는 전리품임이 명백하다. 지난 1995년부터 이사장직을 재임하던 박근혜 전 이사장(한나라당 대표)이 지난 2월 최필립 현 이사장에게 자리를 넘겼으나 이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우리는 여전히 정수장학회가 독재자 박정희의 망령에 의해 세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정수장학회의 진정한 공익재단화와, 관련 언론사의 정상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특히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추악한 언론탄압 역사를 바로잡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 공당의 대표가 할 책임지는 자세일 것이다. 박대표가 성숙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유신잔당에 의해 발탁된 정수장학회의 현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

정부도 할 일이 있다. 정수장학회는 부당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장학재단인 만큼 강제해산하라. 그리하여 관선 이사진을 파견 진정한 공익적 장학재단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는 참여정부의 당연한 의무이다.

언론노조는 역사와 언론 앞에 선언한다. 군부독재권력에 의한 정수장학회 강탈사건은 과거사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이것은 유독 관련된 3개 언론사의 문제만이 아닌, 한국언론의 역사성 전체에 관한 문제이다. 언론노조는 올바른 과거사를 위해 활동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을 것이다. 언론노조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언론역사를 바로세우는 길이며, 언론개혁의 진정한 완성을 이룰 수 있다고 다짐한다.

정수장학회는 개혁되어야 한다. 현재의 이사진은 총사퇴하고 민주적이고 새로운 이사들로 교체되어야 한다. 언론노조가 과거 언론탄압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투쟁하는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언론노동자로서 당연한 의무이다. 언론노조는 정수장학회 개혁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노조가 정수장학회에 보내는 서한 전문 (2009년 12월 18일)

존경하는 최필립 이사장님께

설립 이래 국가인재양성의 한 길을 변함없이 수행하고 계시는 이사장님 이하 정수장학회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또한 정수장학회가 그 동안 (주)문화방송의 2대주주로서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도록 배려하고 또 묵묵히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현재 MBC는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방송환경의 급변속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생존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저희 구성원들 또한 이러한 위기상황을 십분 자각하면서 공영방송 MBC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그리고 국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 취재 및 제작현장에서 땀 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권교체이후 출범한 8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최대주주로서 무책임하게도, MBC의 과거와 현재를 부정하고 평가절하하는 일에 몰두해 왔습니다. 국민의 방송으로 사랑받기 위해 비판정신을 강화하고 공정방송을 실현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노력을 ‘좌파’로 매도하기에 급급해 왔습니다.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법적 역사적 책무가 부여되어 있음에도, 스스로가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편성과 제작의 독립성 보장’과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칙도 거리낌 없이 유린하고 있습니다. 그 선두에 김우룡 이사장이 있습니다.

이사장님도 아시다시피 방문진은 지난 10일 엄기영 사장이하 MBC 경영진 전원의 사퇴서를 받고, 그 중 4명을 수리하였습니다. 공영방송 사장이 정해진 임기 중에 사퇴를 강요당한 끝에 이른 바 ‘식물사장’으로 전락함으로써, MBC는 창사 이래 가장 비극적인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제 MBC 경영진은 국민을 위해 소신 있게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지 못하고, 대주주인 방문진의 눈치만 보며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공영방송 MBC의 불행이며, MBC를 사랑해 온 전 국민의 불행입니다.

8기 방문진은 그 동안 인사, 경영, 편성까지 개입해 시시콜콜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일을 수도 없이 저질렀습니다. 이번 4명의 보궐임원 선임과정에서도 밤 새 엄기영 사장을 압박했고, 그 동안 존중되어 온 대표이사의 인사권을 여지없이 묵살해 버렸습니다. 이미 항간에는 ‘MBC 사장은 엄기영이 아니라 김우룡이다’라는 말이 사실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공적 책무’를 내팽개치고 ‘월권 행사’에 여념이 없는 김우룡 이사장과 방문진에 의해 MBC는 지금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존경하는 최이사장님.

오는 21일(월)에 (주)문화방송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의 최대주주인 방문진은 MBC를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소굴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2대주주인 정수장학회가 최대주주인 방문진의 비정상적 월권행위를 바로 잡는데 최대한의 힘을 기울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김우룡 이사장의 독단과 전횡이 MBC를 망치고 있는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시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정수장학회는 주요주주로서 그럴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그러한 책무를 방기하고 방문진의 들러리 서는 일에만 함께 한다면, 정수장학회는 영원히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거듭 당부드립니다. 최대주주 방문진에 의해 공영방송 MBC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주주인 정수장학회가 책임 있는 주주로서 현명한 판단과 대처를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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