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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방문진의 혼돈, 엄기영 해임론 급부상

사장만 남기고 본부장 해임의 모순, 결국 터질 것 터져

신임 경영진 선임을 두고 방문진과 MBC 측의 갈등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방문진의 김우룡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7일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 전원의 사표를 받고, 이중 엄사장 등은 그대로 유임하고, 보도, 제작, 편성 및 경영 등 4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러나 그 이후 12월 21일 방문진은 신임 본부장 임명을 위한 표결을 시도했지만, 경영본부장만 인선이 되었고, 3본부장은 찬성표 부족으로 인선을 하지 못했다. 그 이후 1월 한달 간 방문진과 엄기영 사장의 MBC는 해법을 전혀 찾지 못한 채, 인선이 표류하고 있다.

12월 21일 방문진의 MBC 경영진 인선이 실패한 이유는 김우룡 이사장과 엄기영 사장 간의 의견 충돌 때문이었다. 엄사장은 본부장은 사장의 고유권한이라며 인사권을 주장한 반면, 김우룡 이사장은 경영진 인사는 방문진의 고유 권한이라고 맞섰다. 본부장들이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는 MBC만의 파행적 경영구조 탓이다.

김우룡 이사장, 여권 측 이사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것이 패착

이날 엄기영 사장은 자신의 인선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퇴를 암시하는 등 강수를 두었고, 김우룡 이사장은 방문진의 인선안을 놓고 표결에 붙였다. 그러나 야당 측 이사들의 퇴장 속에서 여권 측의 최홍재, 문재완 이사가 반대와 기권을 해버리는 바람에, 결국 9명의 이사 중 5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당시 김우룡 이사장은 방문진의 인선안을 여권 측 이사들에게조차 동의를 구하는데 차질을 빚은 것이다. 이 때문에 김우룡 이사장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최소한 여권 측 이사들과는 MBC 경영진 인선에 대해 터놓고 대화를 해야함에도, 이런 절차적 과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 결국 여권 측 이사의 반대표에 부딪혀, 방문진의 여권 이사들이 분열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그 이후 여권 측 이사들이 꾸준히 대화를 하면서 다시 MBC 경영진 인선안을 구성하여, 김우룡 이사장의 재가 하에 최홍재 이사가 엄기영 사장 측과 협상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 1월 9일 3본부장에 대해 김우룡 이사장과 엄기영 사장 측은 극적으로 합의를 이루었던 것으로 매체전문지들은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는 또 터졌다.

1월 10일 보도본부장으로 내정된 K씨에게 김우룡 이사장이 전화를 걸어 그만둘 것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합의가 무산되었고, 1월 11일에 예정된 방문진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취소되었다. 야당 측 이사들이 강력 반발했고 1월 14일 방문진 간담회에 김우룡 이사장은 불참했다.

당시 방문진 정상모 이사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9일 인선을 마무리짓고 대상자 3명에게 내정 사실까지 알린 다음날 김 이사장이 K본부장 내정자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때문에 전체 인선안이 무산될 수 있다'며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과 엄 사장은 보도본부장으로 각각 H씨와 C씨를 추천하다 K씨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사는 "김 이사장이 엄 사장을 배제한 채 합의안을 막판에 파기한 것은 엄 사장에게는 사실상의 사퇴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우룡 이사장은 “내가 전화를 건 것이 아니라 K씨가 전화를 걸어와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1월 20일에 열린 방문진 간담회에서도 정상모 이사를 비롯한 야당 측 이사들은 이 문제를 놓고 김우룡 이사장을 추궁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엄사장과 절대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 12월 21일에 표결 실패에 이어 1월 9일 엄사장 측과 합의했다는 절충안마저 부결되면서 그 다음 해법을 찾기가 난망하다는 점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책임은 엄 사장에게 반 이상 가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머지 책임은 방문진의 것인데, 인사권자로서 인사권을 행사 못한 것"이라며 향후 인사권을 정확히 행사할 것을 시사했다. 반면 엄기영 사장은 18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방문진이 MBC에 대한 감독권은 있으나, 관리를 해태하고 있다"고 방문진 측을 비판했다.

김우룡 이사장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 발언이 나오면서 MBC 주위에서는 방문진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엄사장을 2월 주총에서 전격적으로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두 차례의 합의에 실패한 마당에 재합의가 될 가능성이 없다면 결국 조직 안정을 명분으로 사장 해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갑제 대표, “엄기영 사장과 방문진 이사 모두 퇴진 운동 벌일 것”

또한 엄사장을 해임하지 못한 것은 물론 본부장 인선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방문진에 대한 우파진영의 반발도 변수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애국우파 논객인 조갑제 대표는 ‘엄기영과 방문진의 불의한 동거’라는 글에서 “방송문화진흥회가 이런 엄청난 과오를 범한 엄기영 사장을 문책 파면하지 못한다면 MBC는 무한 선동과 무한 거짓의 면허증을 쥐게 된다. 이 조직이 결정적 순간에 거짓과 불법과 선동세력 편에 서서 또 다시 촛불난동 수준의 亂을 일으킨다면 그 책임은 이제부터 放文振이 져야 한다”라며 “MBC 엄기영 사장과 放文振 이사진의 동반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이 애국세력 안에서 전개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엄기영 사장이 유임된 이후 MBC 해설위원들의 잇딴 초강경 좌파적 논평이 줄을 잇고, ‘PD수첩’ 역시 또 다시 편파보도 논란에 휘말리는 등, MBC 내의 노조세력이 급격히 세를 확장하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엄사장을 해임시키지 못한 방문진이 MBC를 감독할 리더십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MBC 신임 경영진 인선을 놓고 방문진 내의 여권 이사들 내에서의 분열도 MBC노조는 호재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의 상태로는 방문진이 MBC 개혁을 해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엄사장 해임이라는 원칙론을 다시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 김우룡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엄사장을 유임하면서 “조직 안정의 적격자”라 추켜세웠다. 이 당시 엄사장은 9월 당시 유임의 조건이었던 ‘PD수첩’과 ‘100분토론’ 진상조사와 노사단체 협약 개정 등등의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이러한 결격사유를 그대로 넘겨주었기 때문에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올 만한 명분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본부장 인선에 대해 방문진의 인사권 침해문제를 들 수 있지만, 본부장은 사장이 임명한다는 것은 방송계의 관행이므로, 이를 두고 해임사유로 거론하기도 여의치 않다. 유독 MBC만이 본부장이 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기형적 경영구조 탓에 결국 방문진과 엄사장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경영구조 개편을 해야할 방문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엄사장 해임 뒤의 후폭풍은 모두 방문진과 MBC노조가 감당해야할 것

MBC노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방문진은 ‘MBC 장악’이라는 정권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대리인을 MBC에 입성시키기 위해 이미 내정된 보궐이사 후보자를 직접 협박해 물러나게 하고, 그것이 들통 나자 ‘두 가지 전제 조건’ 운운하며 엄기영 사장에게 책임을 덮어 씌워 국면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고 방문진을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방문진이 엄사장 해임안을 들고 나올 경우 결국 MBC노조 및 친노좌파 세력과의 전면전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제 때에 MBC 개혁을 해내지 못한 방문진과, 오직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된 MBC노조의 자업자득이라는 분석이 우파진영 내에서는 우세하다. 지난해 8월 큰 기대를 받으며 출범한 방문진 이사회는 경영 감독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우파단체가 밝혀낸 MBC의 부정 이외에 단 한 가지도 해임사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PD수첩’, ‘100분토론’의 조작을 밝혀내기 위해서 즉각적으로 MBC 감사를 교체해야 했음에도, 이를 하지 않고 엄사장에게 권유하는 선에서 그쳤다. 해임사유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니, 해임의 명분을 찾지 못하고, 결국 사장은 유임하고 본부장만 해임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몰리면서, 극단의 수로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강길모 공동대표는 “중요한 것은 애국적인 시민들은 MBC가 망하던 말던 관심이 없다는 것”, “엄사장을 해임하지 못하고 끌려간 것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해임 명분을 다 상실한 채 해임을 단행하여 방문진이 공격을 받으며 MBC가 흔들리게 되면 그건 전적으로 방문진과 MBC노조의 책임이므로 스스로 감당해야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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