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정영하 위원장이 27일 방문진에 출석해 노조의 그간 김재철 사장과 관련한 각종 주장을 해온데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동 이사는 이날 폴리뷰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의 카드문제, 배임, 부도덕 문제에 대해 정영하 위원장이 자신은 문제제기 내지는 의혹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노조가 특보에서 허위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의 소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각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짚어볼 시간은 없었다”며 “예를 들어, 아파트를 공동구매했다는 표현이 맞는 표현이냐 아니냐와 같이 그렇게 자세한 부분까지 말할 시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또 노조의 정치편향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이 밝힌 입장도 전했다. 그는 “정 위원장은, 노조가 정치 편향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자신들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 정치적 편향과 왜곡, 특정 정치세력과 연대 속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조의 김재철 사장 퇴진요구 배경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사장 퇴진을 전제로 하지 않았느냐는 이사들 질문에 정 위원장은, 자신들이 공정보도를 주장하고 공방협(공정방송협의회)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계속 공방협을 소홀히 하고 안 나오시고 해서 퇴진주장까지 갔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영하 노조위원장의 이 같은 해명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MBC노조는 지난 2010년 2월 김재철 사장이 첫 선임되기 전부터 방문진이 임명한 사장은 그 누구라도 ‘정권의 낙하산’이기 때문에 무조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방문진이 지난 2010년 2월 8일 사퇴한 엄기영 전 사장 후임을 선정할 당시 MBC노조 연보흠 홍보국장은 "투표를 통해 파업이 결정된 만큼 낙하산 사장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누가 선임되더라도 출근 저지 투쟁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장 적임자를 뽑기 위해서는 현 방문진의 해체가 우선"이라고 주장했었다.
또한 지난 2011년 1월 말경 제9대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정영하 위원장은 당시 PD저널 등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재철 사장 연임은 MBC 망하라고 던지는 카드”라며 “지금 상황에선 단협 복귀나 공정방송 수호보다 김재철의 연임을 막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당시 인터뷰 내용 등으로 볼 때, 김재철 사장이 공정방송에 소홀해 퇴진주장까지 하게 됐다는 정영하 위원장의 이날 답변은 완벽한 거짓말인 셈이다. 때문에 공방협 소홀 때문에 퇴진주장까지 하게 됐다는 정 위원장 발언은 사실상 방문진 이사들을 무시한 것으로,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전망이다.
한편, 김광동 이사는 이날 정영하 노조위원장의 답변 태도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이사는 “전반적으로 정영하 위원장이 이사들 문제 제기에 ‘그렇게 판단하실 수 있겠다’는 취지로 동감하는 측면이 있었고, 매우 겸손하게 이사들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태도로 대답했기 때문에 크게 부딪히거나 다툴 사안은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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