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정오뉴스가 11일 4.11 총선 선거법 위한 혐의 보도와 관련,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 대신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사진을 내보낸 오보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논평을 내고 “김재철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질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통당은 “MBC 뉴스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김재철 사장이 파업에 참가 했던 인원을 배제하고, 경험이 부족한 시용기자들로 자리를 채울 때부터 예견된 분명한 인재(人災)”라며 “무능한 경영능력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 김재철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질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C는 고인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또한 MBC가 국민과 시청자에게 방송 사고에 대해 할 수 있는 진정한 사과와 최선의 반성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만이 유일한 방법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MBC 뉴스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을 현 경영진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과거에도 이번처럼 기본적 사실관계 확인도 하지 않고 낸 대형 오보 사건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04년 4월에 있었던 ‘전여옥 인터뷰 오보 사건’이 바로 그것. 당시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란 프로그램은 전혀 엉뚱한 사람과의 전화 녹취를 당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의 인터뷰로 잘못 방송해 파문이 일었었다.
2004년 4월 9일자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방송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색깔론을 제기한다는 비판적 내용이었다. 방송은 그와 같은 취지로 당시 대변인이었던 전 의원에게 ‘한나라당 논평이 색깔론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했고, 전 대변인은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다’는 말을 두 번 하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하지만 ‘사실은’이 인터뷰한 사람이 전 대변인이 아닌 40대 주부였던 것.
전 대변인은 11일 성명을 내고 자신은 ‘사실은’과 인터뷰한 적이 없으며 ‘사실은’이 자신과의 인터뷰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크게 확대됐다. 이에 대해 ‘사실은’ 제작팀은 12일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연결된 여성의 목소리를 전 대변인의 것으로 오인,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전화 녹취 내용을 방송된 것으로 확인했다’는 요지의 사과문을 냈다.
노조가 MBC방송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인 2004년에도 시사프로그램은 이처럼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못하고 대형 사고를 냈던 것. MBC의 오보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하지만 당시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단순한 실수라며 담당자 징계는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현재 민주통합당 등이 사진 오보 사건에 대한 책임이 경험 미숙한 시용기자를 쓴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고 김 사장 사퇴를 주장하는 것과는 달랐던 것.
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은 “현재 MBC 경영진과 시용기자를 비판하는 야당 주장대로라면, 과거에 김중배, 최문순 친노조 성향의 사장 때 있었던 수많은 오보, 왜곡 방송은 노조원들의 경험미숙과 경영진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야당 등이 지금처럼 노조원들의 경험미숙이 문제라거나 경영진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비판한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단순한 오류로 사진을 잘못 내보낸 것을 야당이 지나치게 정치공세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또 “노조원들이 만든 과거 수많은 방송에서 조작, 왜곡, 오보 사건이 수두룩하게 일어났고, 그런 실수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MBC가 기본적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부족한 고질병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정파를 떠나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자질과 자격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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