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의 장기파업이 정치논란과 함께 국민들의 시청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일찌감치 나온 가운데 반면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잘 모르던 노조의 위선적 면모가 드러나는 계기도 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재철 사장의 도덕성을 공격하던 노조의 부도덕성이 드러났고, MBC 사태에 정치개입을 비난하던 노조가 정치권과 거래를 시도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먼저, MBC 노조 파업초기 ‘얼굴’ 역할을 했던 오상진 아나운서는 노조가 파업 중이던 지난 4월 공익적 성격과는 거리가 한 명품 브랜드 행사에서 진행을 맡았던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언론사 연대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현무 전 KBS 아나운서를 공개 비판했던 사실과 비교되면서 오 아나운서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었다.
MBC 파업정국의 간판 스타격이었던 노조 조합원의 불륜 논란도 불거졌다. 최일구 앵커는 과거 출판사 모 여사장과의 불륜설, 금전문제 등이 다시 구설에 오르면서 노조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MBC 파업 주도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노조원들이 지난 4.11 총선에서 불법선거운동을 벌였다가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파업 기간이었던 당시 김모, 이모, 김모 조합원3명은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출마한 동대문을 지역구에 가서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주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유인물 스티커를 부착하다가 발각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조치 됐다가 10월 초 법원으로부터 벌금50만원을 선고 받았던 사건이었다.
현행 공직선거법 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서는 언론인이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도, 공영방송 MBC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들이 파업 중 대놓고 특정 정당 후보 낙선을 목적으로 불법 선거 운동을 펼친 것이다.
지난 14일에는 MBC노조가 새누리당측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약속했었다며 폭로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정치쇄신특위 이상돈 위원으로부터 ‘先 복귀, 後 사장 퇴진’이란 박 후보의 약속을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은 노조가 여권의 정치개입을 통해 MBC 사태를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MBC에 대한 정치외압을 비난해온 노조가 스스로 자신들의 모순을 폭로한 기자회견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은 “근본적으로 노조의 파업이 실패한 것은 제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 티끌만 본 오만함 때문”이라며 “이제는 노사가 벼랑 끝 대치를 풀고 함께 MBC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